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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남자 ㅣ 파커 시리즈 Parker Series 2
리처드 스타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악당 파커의 영악한 한탕!
리처드 스타크의 <얼굴 없는 남자>를 읽고나니 어렸을 때 아빠가 보시던 영화 '페이스 오프'가 생각난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으로 그가 얼굴을 바꾸며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파커 역시 어떤 사정으로 얼굴을 성형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하며 또다른 한탕을 하기 위해 계획을 준비 중이다. <얼굴 없는 남자>는 악당 파커 시리즈 중 두번째 시리즈로 <사냥꾼>에 이어 그의 쿨한 범죄가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전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파커에 맞춰져 있다. 주인공이 악당이다 보니 그가 하는 일을 끝까지 보고 마땅히 응원을 해줘야 하지만 불법 성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성형을 하고, 그 성형한 얼굴을 가지고 뉴저지 어딘가에 있는 무장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하기 위해 여러가지 계획을 세운다.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이나, 그 악당을 쫓기 위해 그 어떤 제약없이 계획을 실행하는 주인공을 담은 영화는 많이 봐왔지만 책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이 주인공이되어 계획을 세우는 책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마초적인 남자인 그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능숙하고, 말끔하다. 갖고 있는 돈이 부족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 현금수송 차량을 털기 위해 그 일을 가담하지만 처음 그 일을 물어온 알마와 스킴이 경험부족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파커가 진두지휘한다.
차량 탈취를 하기 위해 차를 빌리고, 무기를 사고, 예행 연습에 나서는 그의 모습에서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그를 수술해준 의사가 살해되고 그 밑에 일하고 있던 스텁스가 파커를 찾아온다. 계획에 따라 일을 진행하지만 파커의 생각과 달리 조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다 보니 점점 더 그는 예민해진다. 처음보자마자 알마라는 여자를 파악한 파커가 그들에게 내세운 계획과 달리 또다른 계획을 핸디와 나누면서 일을 차근차근 시작되고 그는 영악하게 계획에 성공한다. 그 이후 그는 빠르게 스텁스를 찾아 또다른 행보를 시작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책을 통해서 보는 것도 즐겁지만 영화를 통해 악당 파커의 모습을 그린다면 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너무 못된 악당이 아닌 범죄의 세계에서 필요한 것만 찾아 돈을 쓰며 불법적인 거래를 명확하고 치밀하게 하는 그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폼생폼사 스타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나 잔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악당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그의 행동에, 계획을 바라보게 만든다. 리처드 스타크의 소설을 처음 접하지만 악당 파커를 그리면서 보여지는 범죄의 세계를 너무나 리얼하게 그리고 있어 혹여나 이 비슷한 상황을 누군가 따라 할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블록버스터급 차량 탈취는 헐리우드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이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특히나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은 가장 안좋은 일이기에 해서는 안된다고 집에서 누누이 강조하다 보니 그것이 습관이 되어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도 순간적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 새가슴이 되고 만다. 담대하게 멀쩡한 모습으로 누군가를 속이는 일을 말끔하게 하는 그의 모습이 멋있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담대하게 범죄의 현장에 들어가 시원하게 한탕하는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매번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알마 또는 말, 이름이야 뭐가 됐든 간에 그런 인간이 꼭 하나씩은 있었다. 그리고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도 꼭 하나씩 있었다. 언제든 다 때려치울 준비가 된 그런 인간들, 그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단언하며 작전이 끝나면 자기 몫을 챙겨 양계장 같은 걸 사을여서 정착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 작전 때마다 핸디 같은 인간이 하나씩 있고, 그런 인간들은 한두 해쯤 지나면 자기도 끼워달라며 어김없이 다시 나타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매번 건수가 있을 때마다 그렇게 똑같은 인간들이 등장하는 사실이 매우 놀랍게 느껴졌다. - p.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