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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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생활을 통해 바라본 작가 이야기.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다 보면 그녀의 책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심심하다'와 '삼삼하다'로 나뉘어지는 것 같다. 전자의 느낌이 들었을 때는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을 때고, 후자의 감정이 오롯하게 올라올 때는 '삼삼하다'의 뜻처럼 싱겁지만 맛있게 느껴진다. 글이나 내용이 빼곡하지 않아도 여백에서 보여지는 잔잔한 재미와 누구도 알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의 알갱이를 표현하고 있어 나 자신도 그냥 스치고 지나갔던 감정들을 표현해 주고 있어 심심하면서도 삼삼한 그녀의 글들을 자꾸만 읽게 되는 것 같다.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은 마스다 미리의 첫 자전적인 만화로 그녀의 작업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와 작업을 하면서 만났던 많은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상황을 통해 편집자의 성향을 저자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보여준다. 작가가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세심함과 편집자들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는 장면들이 많아 나도 모르게 그녀의 순수함에 웃었다. 일의 성향에 따라 같은 듯 하면서도 성향이 다른 편집자들의 행동과 말투를 직접적으로 짝막하게 만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에 편집자를 하지 않는 이에게도 상대방에게 어떻게 해야 호감을 갖고 자신과 일하고 싶은지를 마스다 미리를 통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녀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호불호의 성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남이 잘하는 것을 존경하는 마음.

그런 단숨함이

실은

같이 일을 하면서

중요한 게 아닐까 - p.120


가장 재밌게 본 에피소드는 어떤 편집자를 만날 때 보통 벽쪽 상석을 비워놓고 앉는 편집자가 대부분이라면 그 편집자는 벽쪽에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서 마스다 미리가 그와 만날 때 그 편집자보다 먼저 가서 앉기 위해 30분을, 1시간을 먼저 갔으나 매번 그를 이기지 못하고 의자에 앉는 장면이었다.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어떤 자리가 상석이라는 자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자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보이지 않는 우위를 느낄 수 있었고 그녀가 어떻게 작가의 자리까지 갈 수 있었는지를 차곡차곡 꺼내보는 기분이 들었던 책이었다.


작업을 하면서 걸러낼 것을 걷어내고 중요한 것들을 만화를 통해 그려졌지만 처음 그녀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버리고 도쿄로 가면서 느꼈던 아득함과 작가로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생활들이 동시에 느껴져 평범하고 느긋한 작가생활이라는 제목 이면에는 그녀가 노력했던 흔적들을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작품집을 썼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마스다 미리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라면 꼭 접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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