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드 라이징 ㅣ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평점 :
계급을 둘러싼 권력 게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피어스 브라운이 그린 <레드 라이징>은 제목만큼이나 책에서 그려진 이야기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을 느껴져 자꾸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 책 어디에선가 본 장면들이 자꾸만 겹치다 보니 그가 그리는 세계가 지구 밖 행성 중 하나라 할지라도 전혀 거리낌 없이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화성에 사는 가장 최하위급인 노예인 대로우와 그의 아내 이오. 가장 최하층 계급인 '레드'인 그들이 겪는 실상은 우리의 현실과 직결되는 것처럼 배고픔에 허덕인다. 여자아이들은 14살에 결혼을 시키지만 대로우와 함께 하기 위해 배급을 적게 받으며 기다렸다가 16살 결혼이 가능한 시점에 두 사람은 결혼을 했고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위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한 시절도 잠시 이오는 대로우의 아버지가 죽었던 방식 그대로 처참하게 죽었고, 대로우는 자신들의 눈을 가로막고 있었던 진실을 꿰뚫으며 지배층인 '골드'에 대한 증오심과 복수를 위해 그의 모든 것을 바꾸고 '골드'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노력을 감행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겉모습 전부만 바꾸는 것이 아닌 그가 가지고 태어난 피 조차도 바꾸고 바꿔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 이 과정을 하나하나씩 겪어 나가는 그의 모습이 대단하다 싶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린 세계관과 그들을 향해 비상하는 대로우의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본 장면들이기도 하다. 하위층 계급의 여자가 고위층 남자를 만나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는 모습은 한 때 여자들이 꿈꾸는 이상향일 정도로 위를 올라가려는 갈망을 옷을 갈아입고 쇼핑하는 장면으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처럼 대로우의 선택 조차도 거기서 한발짝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바꾸었으나 이름과 생각만은 바꾸지 못한 대로우의 희생은 그가 바라고자 하는 '골드'의 위치까지 올라 피마르게 살아가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라 긴장감이 넘치지만 동시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계급을 들러싼 권력 게임은 태고적부터 시작된 게임이다. 로마시대 때에도 권력 게임은 시작되었고 그것이 용납되지 않았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계급은 어디서나 존재했고, 이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이 상상력으로 똘똘뭉친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이미 그 세계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대로우가 우뚝 선 방법이 시간이 많이 지나도 그 방법 밖에는 선택 할 수 없으며 앞으로 그가 걸어가는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는 이후의 이야기를 통해 깊이 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가장 첫 페이지를 펴자마자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라는 한 줄이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이자 사람들이 그토록 치열하게 투쟁하고 열렬히 원하는 그 무엇을 대로우를 통해 그들이 만들어 놓은 전략적 틀을 파괴해 자신이 스스로 가두어 놓은 틀 안에서 사람들 스스로가 깨닫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