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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소소하고 섬세한 감정들.
하루의 일과를 돌이켜 보면 마스다 미리의 책 제목처럼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라고 조용히 읊조리는 화도 있겠지만 경중에 따라서 문득문득 울컥 치밀어 오른 화도 있다. 당시에는 말을 못했지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상대방이 무심코 한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르고, 돌이켜 볼수록 화가 난다. 때로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이의 가족이나 친구에게서 듣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사소하게 토닥거리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와 달리 나이가 들어서는 화를 내기 보다는 화를 삭히는 편이지만 때론 마음이 많이 상할 때는 마음 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그대로 베어져 나온다.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역시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것도 몰라?"
이것은 상당히 슬퍼지는 말.
나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싫다.
"그런 것도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이 당연하잖아"라는 말. 자신의 당연함을 강요하다니 실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 p.151
보통 화가 나는 경우는 마스다 미리의 글 처럼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면서 나를 위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말이다. 보통 명절 때 친척들에게 듣는 일상적인 인사말 조차도 부담이 될 때가 있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에 건네는 인사가 상대방에게는 비수처럼 꽂히는 사례가 많아 일상적인 인사를 묻는 대신 가벼이 인사를 하곤 한다. 어쩌면 그것 또한 내가 듣기 싫었던 말이기에 상대방이 오랜시간 고민하고 가장 듣기 거북한 소리 일 수도 있기에 가급적이면 형식적인 인사말을 건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인사말 이외에 주고 받는 여러 이야기들이 자신의 기분과 형편만 생각하고 말하는 것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따끔거린다.
화를 내는 일은 너무나 소소하고 섬세한 감정들이지만 많은 감정들 사이에 격한 감정은 될 수 있으면 서스럼 없이 넘어가려고 한다. 나도 나를 돌이켜볼 때 마음에 들기도 하고 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매일마다 누군가로 인해 화를 낸다는 것이 어떤 때는 감정의 과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스다 미리의 <오늘도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는 소소하고 섬세한 감정들이 뭉쳐진 한 권의 에세이집이다.
사람의 감정이 희노애락 사이에서 오가지만 그녀의 일화가 너무나 세세해서 사람에 따라 감정의 희비가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과 사람과의 부딪히는 일이 너무나 사소한 감정 중 하나도 치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에게는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화가 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마스다 미리는 화를 내는 일 사이에 '슬픔이 들어 있는 '화가 가장 괴로운 화라고 말하고 있다. 밀어 오르는 화를 마음 속에 담아 두기 보다는 바깥에 내보내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기로 매일밤 생각하면서도 때로는 상황상황에 따라 나도 모르게 화가 나기도 한다. 짧은 에세이와 네컷의 만화가 때론 삼삼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전에 읽었던 만화 보다는 조금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