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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결혼은 만능의 열쇠가 아니랍니다.
어렸을 때 동화를 보면 어려움에 처한 공주가 왕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맺는다. 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그 이야기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행이다라는 생각에 편하게 책장을 덮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에서 결혼을 '진짜' 많이 행복할까?라는 물음에 답을 한다면 모든 결혼 생활에 우리가 생각하는 '환상적인 결혼'은 없다는 것이다.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아예 없을 수 없다고 단정은 할 수 없지만 모든 결혼 생활이 모두 행복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직접적으로도 간접적으로 체감하며 느끼곤 한다. 하다못해 드라마에서도 이제는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면 모두 아름답게 결혼생활을 하는 것으로 그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두 남녀가 마음을 다해 사랑을 하면 모두 다 결혼하는 줄 알았으나 시간이 지나 그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고 다른 이와 결혼 하는 것을 보면서 사랑의 완성이 모두 결혼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어릴 때라면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가 되고, 결혼이라는 것이 단순히 제 2장으로 넘어가는 관문일 뿐 결혼이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180도로 바꿔줄 수 있는 만능의 열쇠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 결혼이라는 것에 신중해지고 누군가와 함께 평생을 다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쉬이 그 관문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를 재밌게 읽었고 <원 플러스 원>의 이야기도 좋아서 그녀의 3번째 책은 <허니문 인 파리>도 읽게 되었지만 이전 보다 재미와 감동의 깊이는 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판에는 특별히 한 페이지마다 이야기에 관계된 사진이 수록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 작품을 읽는 데 있어 이야기에 깊이 녹아들지 못했다. 간혹 이 사진들이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허니문 인 파리>는 젊은 나이에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유망한 건축가인 데이비드와 짧은 연애를 뒤로 하고 결혼을 한 리브의 이야기와 1990년대 가난한 예술가인 에두아르와 결혼해 신혼을 즐기고 있는 소피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그려냈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연애를 하고 결혼을 결심한 리브에게 결혼을 신중히 생각하라고 말리지만 그녀는 데이비드와의 사랑만으로 결혼을 했다. 그러나 파리에 신혼여행을 왔음에도 자신의 일을 버리지 못하고 비지니스를 하러 간 데이비드 때문에 리브는 열이 받고 파리 시내를 혼자 떠돌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하기 시작한다. 반면 소피는 화가인 에두아르가 자신을 택했지만 그의 주위에 떠도는 많은 여자들과 비교를 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 버린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기에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간 이들이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낭만적인 며칠을 보낸다고만 생각했지 결혼의 선택에 대해 이렇게 많은 감정의 교차점이 오고가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조조 모예스의 작품처럼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 시간 만큼은 결혼한 두 사람이 오롯하게 두 사람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결혼을 한 데이비드는 미래를 위해 신혼여행 중임에도 자신의 일을 선택하며 리브에게 통보하듯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떤 점에 있어서는 그의 처사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으나 전적으로 그 시간마저도 한 사람에게 쏟을 수 없는 시간이라면 소설 속의 리브처럼 선택의 기로에 설 것 같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과 함께 생활 한다는 것은 자신이 이전에 생활 했던 것 이상으로 두 사람이 서로 이해와 양보를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혼이라는 것이 단순히 서로 사랑해서, 같이 살고 싶어서라는 이유 만으로 오랜시간 두 사람이 살아갈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혼은 단순히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내 마음대로 생활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더 넓히는 영역이 아니라 서로 오랜시간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아오다가 만난 인연이기에 서로의 생각과 서로의 희생이 맞물려져 돌아가는 것이 결혼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조 모예스의 작품은 결혼에 푸풀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두 쌍의 남녀의 시행착오를 그린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혼여행 마저도 환상이 절로 깨졌지만 이런 상황 또한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사실에 의미를 두면서 사랑과 결혼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