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캡틴 선더볼트 1
아베 가즈시게.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민음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평범한 영웅이 나타나다!
독특한 설정과 기발한 내용으로 매번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이사카 코타로가 이번에는 아베 가즈시게와 함께 공동으로 글을 써서 작품을 출간했다. 소설을 많이 읽어왔지만 한 작품을 가지고 두 소설가의 필치로 쓰여진 작품을 만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지금까지 이사타 코타로의 책을 장편인 <그래스호퍼>와 단편집인 <바이바이, 블랙버드>에 이어 <캡틴 선더볼트>를 통해 세번째로 만나지만 늘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어떤 색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롭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룹의 노래를 들을 때 어떤 부분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파트인가 노래를 들으며 귀를 쫑긋하는 것처럼 페이지가 쉼 없이 잘 넘어가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이 부분은 누가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이사카 코타로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고 작품을 여러번 접했지만 함께 공저를 한 아베 가즈시게의 이름은 생소하게 느껴졌다. 어떤 작가일까 하는 궁금증에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그가 쓴 작품들이 일본에서 사랑을 받으며 문학성을 높이 평가받는 작가라고 하니 후에 그의 작품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캡틴 선더볼트>는 요즘 한창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 '바이러스'를 주제로 역사적으로 가장 일본이 자신의 욕망을 팽창시켰던 그 때를 무대 삼아 2차 세계대전 이후 걸린 사람의 70%가 사망한다는 전염병인 '무라카미 병'이 일본 전역에 퍼지면서 일본 사람들이 모두 공포에 떨게 된다. 일본 정부가 많은 돈을 투자해 백신을 국민들에게 모두 접종하지만 몇 년에 한 번씩 무라카미 병에 걸린 감염자가 발생하게 된다. 그 병의 실체와 의혹에 대해 풀기 위해 야구 연습장 종업원인 아이바 도키유키와 복사기 영업사원인 이노하라 유가 조우 하게 되면서 무라카미 병의 진원지이자 자오 산의 배경의 숨겨진 그것들을 하나씩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국가가 해를 끼치는 것은 악의 때문이 아니라 '정보부족'이나 '무지 때문이다. 그것을 숨기려고 그때그때 땜질하고,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사람을 내세우거나 권력 투쟁이 얽혀 들기 때문에 더 곪아 들어가는 것이다. - p.225
메르스 이후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각 나라에 퍼져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여기저기 퍼져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전보다 훨씬 더 예민하게 그 소식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감기처럼 아팠다가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게 이사람 저사람으로 옮겨지는 것을 뉴스를 통해 볼 때마다 '바이러스'라는 것이 정말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처럼 일본 정부와 테러 집단의 목적성을 띤 계획과 음모를 평범한 20대 소시민이 영웅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재밌게 느껴졌다.
어렸을 때는 만화를 통해 '독수리 오형제' '닌자 거북이'등 악당들이 나타났을 때 '짠~'하고 나타나는 영웅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요즘은 어렸을 때만큼 만화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강하고 우직한 히어로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더욱이 슈퍼맨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이 영웅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구해주는 만화나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런 점에 있어서 두 사람이 쓴 <캡틴 선더볼트>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 그들의 이야기가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그려져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서는 부와 명예와 동떨어진 두 사람이 상황에 처하면서 사건을 휘말리게 되고 그것이 점점 사건의 중심 축으로 흘러가는 장면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다. <캡틴 선더볼트>를 읽으면서 예전에 만화나 영화를 통해 보았던 영웅들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요즘은 예전보다 상상이 아닌 현실적인 시각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어디선가 우리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누군가 몸과 마음을 다해 열정적인 자세를 취해주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가 역시 이런 향수 때문에 이런 히어로의 모습을 그려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전부 어릴 적 추억 덕분이야. 그 시절 보고, 듣고, 맛본 모든 것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 준 거야." - 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