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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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원의 첫 시발점.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십이국기'라는 애니메이션을 알게 되었다. 제목으로 말미암아 장편의 포스가 폴폴 풍기는 제목에 겁먹어 섯불리 접근하다가는 깊은 바다 풍덩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 감히 시도도 못했던 작품이었다. 이전에도 <십이국기>가 책으로 출간되었지만 엘릭시르에서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출간한다고 하니 십이국기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쁜 소식이 아닌가 싶다. 책이 출간되기 이전에 가제본을 통해 읽어본 십이국기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는 한 편의 성장 소설 같았다.

 

다른 나라의 판타지를 많이 안 읽어 봤지만 일본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속에 나오는 판타지는 머나먼 세계를 중국이나 일본의 사회를 본따서 신화 속에 나오는 인물들과 연호를 차용해 만드는데 <십이국기> 또한 어딘가 모르게 우리의 세계와 닮은 듯 하면서도 다른 세계의 일들을 그리고 있다.

 

평범한 여고생 요코가 평소에는 지극히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집에서는 가부장적인 부모 밑에서 착실한 그녀 곁에 나타난 한 남자가 나타나고 그녀를 갑작스럽게 납치하듯 끌고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와 집만을 왔다갔다하며 보낸 한 소녀는 게이키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디디다가 급기야 그도 사라져버리고 검 한자루와 요코의 몸 속에 빙의된 있는 조유만이 남아 어디론가 내던져지듯 떨어졌다. 그 후 요코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가냘팠던 한 소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에 대한 믿음과 배신을 통해 세상을 배워간다.

 

강하지 않으면 무사할 수 없다. 머리도 몸도 한계까지 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살아남는다.

살아남아 반드시 돌아간다. 그것만이 요코에게 허락된 바람이었다. - p.167

이 세계에 요코의 편은 없다. 갈 곳도 돌아갈 곳도 없다. 자신이 얼마나 고독한지 깨달았다. 그래도 살아남아야 한다. 내 편, 머무를 곳 하나 없는 목숨이라서 진심으로 아까웠다. 이 세계 모든 것이 내 죽음을 바란다면 살아남겠다. 원래 있던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귀환을 바라지 않아도 돌아가 보이겠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 살아남아서 게이키를 찾고 반드시 저쪽으로 돌아간다. 게이키가 적이든 같은 편이든 상관없다. 적이라면 위협해서라도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겠다. - p.240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산다. 자선도 파고들면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일 뿐이다. 그러니까 라쿠슌의 말은 원망스럽게 여길 만한 일은 아니었다. 요코는 생각했다. 아아, 인간은 결국 자신을 위해 사는 존재니까 배신하는 것이라고, 누구든 남을 위해 살 수는 없으니까. - p.274

그녀의 발걸음이 향할 때 마다 검집은 잃어버리고 검과 구슬을 통해 간신히 살아가는 그녀에게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려오는 불신의 목소리는 정말, 원숭이의 간교처럼 들려와 요코를 괴롭혔다. 계속된 여정 속에서 선의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요코에게 다가서는 무리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위험에 빗겨나가는 소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움찔 거렸다. 때로는 요코의 여정이 불안감을 안겨줬지만 앞으로의 발걸음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지만 라쿠슌과 함께 요코를 둘러싼 세계와 그 세계 속의 체제는 아직도 헷갈린다.

 

나오는 인물들도 많고, 그 세계 속의 체제들이 너무도 다양해 요코가 속해 있는 나라와 인접해 있는 국가, 그 세계 속에서 싸우는 적들이 너무 다양하다. 때론 인물들을 통해 세밀한 설명을 듣고 있음에도 요코를 둘러싼 나라들의 설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요코나 게이코, 라쿠슌을 떠올리며 책을 읽을 때 절로 그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정식 출간본에는 가제본에서 볼 수 없는 삽화들이 들어있다고 하니 가제본 보다 더 세밀한 십이국기를 읽게 될 것이다.

 

장편소설에 첫 발걸음을 들일 때 1권에서는 그들을 둘러싼 인물과 배경에 치중하기 마련인데 <십이국기>의 시작점은 한 소녀의 성장소설로 느껴져 시리즈 소설이 아닐지라도 그 한 권의 소소한 재미가 느껴진다. 다만 너무 다양한 어휘가 존재하고 때로는 상황과 인물을 통해 설명되지 않는 단어는 각주로 따로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꼈다. 대작의 첫 발걸음을 떼고 보니 왜 많은 이들이 '십이국기'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앞으로 계속되는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과 완간을 기대하며 얼른 다음 이야기 출간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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