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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ㅣ 펭귄클래식 13
허균 지음, 정하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허균의 <홍길동전>은 언제 접해도 중간에 책갈피를 넣을 시간도 없이 절로 책장을 넘길만큼 재밌는 우리의 고전 소설이다. 고전 중에 가장 친근한 소설을 뽑으라면 1순위로 <홍길동전>을 뽑을 만큼 나에게는 가장 친숙한 책이다. 초등학교 때 서점에서 샀던 정비석의 <소설 홍길동>을 두고두고 볼 만큼 좋아했다. 어느 날 학급문고를 만든다고 책을 내라고 해서 소설 홍길동 1.2 권을 냈더니 학년 말 1권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2권만 두둥실 나에게로 다시 왔다. 아직도 그 책을 갖고 있지만 유난히 길동이와 인연이 많은지 민음사 판과 더불어 펭귄클래식으로 바라본 홍길동전은 같으면서도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책의 뒷장을 보면 목각 방각본이 수록되어 있다. 번역이 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글을 읽다보면 익숙하게 아는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띄엄띄엄 글을 읽다가 어느 순간에는 아, 무슨 글씨지? 하고 반문하게 된다. 1612경에 쓰여진 최초의 국문소설이라고 일컫는 이 책은 영어나 일어, 불어로 쓰여진 책과 마찬가지로 번역이 되어야 비로소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른 문화권의 언어와 달리 많이 변형되었고 하는데 몇 백년이 지난 지금 있는 그대로의 책을 읽기란 쉽지 않다.
허균의 창작소설이며, 민감한 사회문제를 제시한 사회소설. 홍길동의 유명한 대사인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고, 형을 형이라 못 부르는 적서차별을 그리며 조선 사회의 사회적인 병폐를 지적한다. 위 아래, 차별없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율도국이라는 가상국을 내세워 해결방안을 제시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현실에 맞는 해결방안이라 내세웠지만 <홍길동전>은 구체적인 해결방안 보다는 앞으로의 미래를 제시했을 뿐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의 제도의 병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고전소설인 이 책은 탄탄한 짜임새와 그 시대를 느끼는 것만으로 큰 위치를 차지한 문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