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세트 - 전3권 펭귄클래식
샬럿 브론테 지음, 류경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당차게 목소리는 낸 소녀, 사랑을 쟁취하다!

 나에게 <제인 에어>는 조금 특별한 작품이다. 인생에 있어, 어느 순간에도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듯이 세계 문학 전집을 접하면서 가장 몰입하며,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 바로 이 소설이었다. 누군가 재미있는 작품을 추천한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 바로 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다.

공교롭게도 동생 에밀리가 쓴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를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브론체 자매의 책은 특징적으로 비슷하게 혹은 서로 다른 음습함이 느껴진다. 동생 에밀리가 보여주는 음습함은 그야말로 바람처럼 강렬하고 폭력적인 남성적인 것에 기인했다면 샬럿은 미스테리 형식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어둠이다. 주인공의 성격과도 비교가 되듯이 히스클리트와 제인 에어의 성격을 보여주듯 배경마저도 그들의 성격이 닮아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당시 에밀리가 쓴 <폭풍의 언덕>보다 <제인 에어>에 열렬하게 반응했다. 그때만해도 왜 사람들이 폭풍의 언덕의 남자 주인공인 히스클리프를 좋아할까? 라는 물음표 어린 시선으로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 저울이라면 한쪽으로 치우쳤던 기우뚱한 저울이 시간이 지나고 나자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의 간극은 소리소문없이 매꿔졌다.

다시 <제인 에어>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읽고 또 읽어보아도 제인 에어처럼 당찬 소녀는 보지 못했다. 지금에서야 제인 에어처럼 여자들도 자기목소리를 내고,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웠지만 이전까지는 소극적이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 삶의 미덕으로 알고 살았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를 삶을 살았던 사람들에게 그녀의 글은 단비 같은 존재였다.

더욱이 음습함 속에서도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밀고 당기기는 그야말고 읽는 재미를 가져다 준다. 앙다문 입술 사이에 베어져 나오는 강하고 고집센, 만만찮은 가정교사와 그녀 못지 않는 포스를 가진 주인님 로체스터 사이에서 불꽃이 팡팡 튀기는 사이라니. 핑퐁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 점점 사이가 농밀해진 두 사람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긴장의 흐름. 샬럿 브론테는 미스테리한 긴장감과 로맨스를 적절하게 잘 버무려 놓았다. 그야말로 밀고 당기기의 고수처럼!

탄탄한 이야기에 매력적인 주인공까지. 글을 읽다보면 절로 제인 에어의 공간으로 들어가 그녀의 숨소리 마저도 들리는 듯한 환정이 느껴지곤 한다. 극적인 요소가 많고, 말 그대로 반전의 묘미가 느껴지는 제인 에어 이기에 한 순간도 눈을 셀 수 없다. <제인 에어>를 읽고 또 읽어도 가장 눈길이 갔던 장면은 훗날 그녀가 다시 그를 찾아가는 장면이었다. 이전과 달리 그녀는 로체스터가 없어도 충분히 스스로의 삶을 풍족하게 꾸려 갈 수 있었음에도 그녀는 그를 선택했다.(것도 아주 당당하게! 쟁취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오랜만에 제인 에어를 다시 만나니 보이지 않는 그녀의 모습들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의 성격마저도 로체스터와 닮아 있기에 그녀의 영원한 반려자로 그를 택했고, 진심어린 사랑을 했다. 제인 에어만큼이나 멋지게 보였던 로체스터의 면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적으로 달라져 보이는 면모라니. 그들의 '진실한 사랑'과 '해피엔딩'에 므흣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번에 그가 그녀보다 스무살이나 많은 남자였다니. 어쩐지 난 이 결혼 반댈세~하는 한숨을 내셨지만 샬럿 브론테가 그린 <제인 에어>는 여전히 매력있는 소설이다.

덧붙여 작품을 읽고 난 후에 B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제인 에어>도 일품이다. 말 그대로 작품속에서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가 걸어나온 것 처럼 싱크로율 100%였다. 원작을 먼저 읽은 후에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언제나 가장 먼저 본 것이 좋았는데 <제인 에어>는 책을 읽은 이후에도 다시 찾아볼 만큼 원작이 훼손되지 않는, 있는 그대로 만든 드라마여서 더 좋았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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