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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
체 게바라 지음, 김홍락 옮김 / 학고재 / 2011년 1월
평점 :
누군가의 일기를 엿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을, 그 내면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매일매일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 노트에 하루도 빠짐없이 펜을 들어 글을 적어나가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읽기를 읽고 나니 오래전에 썼던 일기장을 펼쳐 들었다. 매일매일 기록한다는 자체의 성실함과 하루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대척점이 되는 되는 것은 아닐까.
한 혁명군의 일기가 공개 되었다. 1985년부터 볼리비아 중앙은행에 보관되어 있다가 이번에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는 그의 일기. 그 일기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체 게바라다. 체가 죽기 이전에 배낭에서 발견된 이 일기는 1966년 11월 7일부터 그해 말 12월 31일까지 기록이 담겨져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쓴 일기는 게릴라들의 활동과 그의 단상들이 적혀져 있다. 군더더기 없는 필치지만 짧은 필체 속에서도 그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읽혀진다. 그는 짧지만 매일매일 기록을 남겼다. 한 달의 일기를 채우고 나면 그는 월말 평가를 통해 자신의 병력을 점검하고 아군의 전력에 대해 평가하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글을 적어 나갔다.
그간 체 게바라의 이야기는 <체 게바라의 평전>과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을 통해 접했다. 다만 평전을 읽다가 도무지 읽히지 않아 접었지만 우리에게 체 게바라는 익숙한 인물 중 한명이다. 아르헨티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엘리트였고 졸업직전에 남미여행을 통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목격했다. 특히 멕시코에서 망명 중이었던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면서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쿠바 하면 절로 떠오르는 체 게바라지만 그는 쿠바를 떠나 1966년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반군 지도자로 다시 등장했다. 그러나 게릴라 투쟁이 실패로 끝나고 끝내 라 이게라에서 총살 당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그런 그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 시간의 체 게바라의 여정을 짚어보았다. 주로 게릴라 군의 일정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상황에 대한 추측들이 담겼지만 딸의 생일날을 떠올리는 아버지의 모습도 엿 볼 수 있었다. 한 여자의 남편,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그는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주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여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일으킨 그의 모습은 개인적인 행복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희생하면서도 그 뜻을 이루려고 했던 한 혁명가였기에 더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