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사기본기 1 사기 완역본 시리즈 (알마)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 알마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완역 사기, 첫 발걸음을 떼다.

 새로운 세계문학을 접하는 만큼이나 옛 고전들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올 때 마다 반갑다. 한글 세대이다 보니 한문을 접하는 시간보다 한글을 접하는 시간이 많으니 어느새 중고등학교 때 배운 한문이 어른어른 거린다. 하루에 한자씩이라도 배우라는 어른거리는데 쉬이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는 이 책을 읽지 않아도 한번쯤 읽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역사서다. 그만큼 유명하다. 완역 사기 본기 [1]에 앞서 이 책을 옮긴 김영수 작가의 <난세에 답하다>(2008, 알마) 를 통해 사마천의 삶과 <사기>를 조금이나마 맛 보았다.

본격적으로 완역 사기는 한자 병기 없이 한글로 기술한 것이 특징이다. 해제를 통해 전체를 설명하고 사마천의 발길이 닿은 곳에 지도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왕조들의 가계도 분만 아니라 사마천이 <사기>를 쓴 시기와 후에 <사기>를 고친 시기와 의견이 불분명한 학계의 연구까기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한글로 병기 되어 있어도 사마천의 <사기>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역사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깔린 후에 읽어보는 것이 좋다.

나역시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고 나름 기본적인 것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완역 사기>를 읽어보니 잘못된 지식을 품고 있었다. 사기를 알기 앞서 지은이 사마천의 일생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 섬서성 한성시 지천진 서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마담의 영향을 받아 함께 여행을 하고 문서를 작성하는 역사학자로서의 재질을 몸에 익혔다. 스무살 때 역사 현장을 체험하고 30세 때 태사령이 되어 한 무제를 보필했다.

40세 때 역사서 집필을 시작했으나 '이릉 사건'에 연루 되어 사마천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릉을 변호해 주다가 화가 사마천에게 덮쳐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에게 돈을 내면 죄를 감해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가난했던 그는 돈대신 궁형을 자처해서 살아 남았다. 궁형은 죄인의 생식기를 없애는 형벌이었는데 형벌의 매서움 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컸다. 수치심을 이기고 가슴에 피를 흘리면서도 사마천은 <사기>에 자신의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인간의 세상 뿐 아니라 권력의 힘, 역사를 어우르면서도 인물 탐구를 통해 사람의 본질을 관찰 시켰다. 개인을 희생시키면서 만들어진 <사기>는 방대한 분량 만큼이나 중국의 역사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완역 사기 1>에서는 오제본기 다섯 제왕의 기록을 담았으며 하본기는 하나라 기록을, 은본기는 은나라 기록을 담았다. 주본기는 주나라의 기록을 마지막 진본기는 진나라의 기록까지 담은 것이 <완역 사기 본기 1>의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사마천의 일생과 사마천이 왜 궁형이라는 치욕을 당하면서도 <사기>를 썼는가에서 부터 <사기>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까지 세세하게, 꼼꼼한 정리로 사기를 이야기한다. 1권이 마지막이 아니라 완역 사기는 총 15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년 12월에 1권으로 첫 발걸음을 떼었다. 한자 병기 없이 새롭게 태어난 완역 사기의 출간만으로 반가운데 15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사기를 만날 수 있다니 개인적으로 무척 반갑도 고마웠다. 지식이 많이 부족하지만 사기를 통해 중국의 역사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통찰하고 느낄 수 있다니 하루빨리 완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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