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워크 - 원죄의 심장,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실종>에 두번째로 만나게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벨벳의 부드러운 느낌은 여전하지만 베스트 드라이버처럼 길을 자유자재로 핸들을 움직이며 달려 나간다. 그의 소설은 기존의 스릴러 보다 더 고급스럽게 이야기를 끌고나간다. 처음엔 조금만 읽어야지 했던 것이 잠시 책을 놓고 밥을 먹을 때도, 다른 일을 할 때에도 <블러드 워크>의 이야기가 생각나 눈을 뗄 수 없었다. 결국 새벽 4시까지 마지막 장을 다 읽고서야 잠이 들었다. 갈 수록 사건의 과녁 속으로 파고드는 중심 선에 선 그의 이야기는 잡는 순간 놓을 수 없다. 테리처럼 끝까지 파헤치는 수 밖에.

009년에 <블러드 워크>의 원작 소설을 만나게 되었지만 2002년 클린드 이스트우드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다. 영화를 먼저 본 팬이라면 아, 이 영화! 라고 외칠지도 모르겠다. 우선 영화를 보지 않고 책을 먼저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포스터와 스틸사진을 보며 내가 생각하던 테리 메케일렙의 모습과는 매치가 되지 않았다. 아쉬움과 실망감을 뒤로하며 클린드 이스트 우드의 감독이 찍은 영화를 보며 영화와 원작의 차이와 같은 점을 알아보고 싶었다.

전직 FBI요원 테리 메케일렙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쉬던 중 그래시엘라 리버스라는 여자가 배(더 팔로잉 시)로 찾아 온다. 늘 그렇듯, 동생을 죽인 살인범을 찾아달라는 이야기에 테리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살인범에 의해 죽은 여자의 심장이 자신이 받은 심장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사건의 중심에 발을 들여 놓는다.

심장 이식 수술 때문에 FBI를 그만두었지만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말하듯 자신의 영역을 찾아 나선다. 싸움을 할 때도 룰이 있듯이 사건의 자료들을 찾아 나서는 그는 전직 FBI 요원이라는 핸디캡을 갖지만 능수능란하게 일을 처리해 나간다. 담당 형사인 어랭고와 줄을 땡기고, 늘릴 수 있는 영역싸움이 펼쳐지지만 예전의 동료들을 이용해 자료들을 선점한다. 사건에 대한 감과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단서들은 하나씩 밝혀지고 범인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받은 심장이 누군가의 살인사건에 의해 생겨나고 그 수해자가 나라면 나 또한 사건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까. 글로리라 토레스라는 여자의 심장을 받은 테리 메케일렙은 친척은 아니지만 이미 심장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었고, 그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살인범을 찾았을 것이다. 절차를 밟아가는 테리의 모습과 예리하게 증거를 포착하고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치밀함이 인상깊게 나가온다.

다만, 글로리 사건과 제임스 코델 사건의 이야기가 후반부에 도널드 캐년 사건이 결합된 이야기가 덫붙여지면서 힘이 약해져 아쉬움을 주었지만 사건을 해결하면서 고뇌하는 모습은 일상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주인공 테리 메케일렙이라는 사람은 FBI에서 냉철하면서 따뜻한 심장을 갖고 있는 요원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므흣해졌다.

역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다, 라고 할 만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탄탄한 스토리가 일품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작품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냉철함도 좋지만 체온이 감도는 이야기는 끝까지 감동을 주었다. 역시! 최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