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 Olympos
댄 시먼스 지음, 김수연 옮김 / 베가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댄 시먼즈의 <올림포스>를 읽고 있을 무렵 그의 책 <히페리온>이 출간 되었다. 네이버를 검색해보니 <올림포스>는 댄 시먼'즈'로 적혀져 있고, <히페리온>은 댄 시먼'스'로 적혀있어 같은 작가의 작품임에도 검색 결과에는 따로 나온다. 댄 시먼즈든 댄 시먼스든 그의 책은 책의 위용에 눈을 동그랗게 떠질 만큼 웅장하고 거대하다. <올림포스>도 자그마치 1087페이지다. <일리움>도 천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니 웬만한 팬이 아니고서야 큰 숨을 쉬며 맘을 다잡고 읽어야 하는 책일 것이다. 최근에 나온 <히페리온> 역시 천 페이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두께를 자랑한다고 들었으니, 댄 시먼스는 짱짱한 두께로 먹어주는 작가 되시겠다.

현대 SF 문학을 이야기할 때 그를 빼놓고는 논의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올림포스>로 첫 만남을 갖고 보니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일리움>과 <올림포스>가 여러 고전문학과 접목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전 부터 읽어보려 했지만 시도도 못해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접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작품이었다. 종종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는 현대 문학에 와서 무수히 많이 거론되어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도 읽은 것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영화 트로이를 통해서 핵토르의 죽음이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던 터라 파리스의 죽음이 그려지는 <올림포스>의 이야기는 '엇!'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고 강력히 이야기를 못하는 것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좋아하지만 사건들을 완전히 꿰고 있지 못한 무지함이 손을 멈칫하게 만든다.

댄 시먼즈는 핵토르의 죽음을 파리스에게로 바꿔놓으며 이야기를 조금씩 보이지 않게 트루고 있다. 교묘하게 이야기를 비틀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전개 된다는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독자라면 보이지 않는 1인치의 짜릿함과 작가의 상상력에 무릎을 탁하고 칠 것이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 처럼 원작을 비교하며 보는 웅장한 SF 대서사시는 더 맛깔나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치며 썩소를 날려주는 독자가 아니라 책을 읽는 내내 갸우뚱 거리며 원작과 이야기의 트룸에 어디까지가 그의 이야기며, 어디까지가 진짜 이야기인지 궁금증에 미쳐버린 독자 중 한명이었다.

그만큼 <올림포스>는 어마어마한 신들의 이야기 만큼이나 장대하고 웅장하다. 신과 인간, 과학기술의 시도는 올림포스의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와 현대, 미래를 어우르는 끝없는 길이었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고전소설과 과학, 신, 예술이 합쳐진 그의 이야기는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이야기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숨가쁘게 다가온다. 너무 많은 양의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입이 쩌억 하고 벌어질 만큼 거대한 파도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포스>는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어 붙박이가 되어 책을 부여잡고 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SF문학을 읽은 것 같아 뿌듯했다. <올림포스>가 나오기 전에 출간 되었던 <일리움>(베가북스, 2007) 또한 읽어보고 싶었다. 더불어 <히페리온>(열린책들, 2009)까지도. 어마어마한 두께에 눌려 도전을 못하는 독자가 있다면 두려워 하지 말고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