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여행유전자 - 여행유전자따라 지구 한 바퀴
이진주 지음 / 가치창조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내 안의 여행 유전자>를 읽으려고 책을 들었을 때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책을 보았음을 고백한다. 그들의 여행기에 감성을 집어넣어 자신들의 감성을 마구 풀어놓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이미 우리는 수 많은 여행기를 통해 그들의 감성을 보고 또 봤음에도 우리의 마음은 그들과 같은 감성이 스며들지 않았다. 마음을 적셔주는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눈으로 글을 읽을 뿐 마음을 적셔주지는 않았다.

그럴수록 깊은 목마름은 계속 쌓여갔다.차곡차곡 적겨줄 여행기다운 여행기를 찾아서. 목마음이 깊을수록 무언가 중독되듯 꾸준히 책을 읽어 나갔다. 예전과 달리 현실적인 이유와 상황으로 두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하는 나는 그들의 여행기로 눈과 마음을 통해서 여행을 떠난다.

<내 안의 여행 유전가>가 있다는 그녀의 여행기는 '또 감성어필인가?'라고 의문을 띄우다가 점점 더 그녀의 여행기에 빠져 들었다. 그녀의 여행기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중 하나는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여행을 기록하는 그녀를 담아 놓은 일러스트가 시선을 잡아 당겼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여행중에 글을 쓰는 여행자의 모습을 기록하는 그들의 모습을 알고 싶었다. 그런 나의 호기심 아는 것처럼 저자의 여행기는 프레임 안의 그녀를 보여준다.

글을 쓰더라도 깔끔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쓰다가 중도 포기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후 내가 다녀온 곳 들이 방송되거나 다시한번 여행의 기록을 더듬어 보고 싶을 때 그때의 기록을 정리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그녀의 기록들을 보며 아! 저렇게 기록을 하는구나 라고 무릎을 탁하고 치며 감탄을 했었다. 다음에 여행할 기회가 생긴다면 나도 꼭 저렇게 해 보리라.

그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것처럼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제발 피곤하다는 이유로 어느 호텔 침대에 골아 떨지지 않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들지만 꼭 도전해 보고 싶다. 그녀의 여행기는 아기자기하다. 그녀의 감성에 취하며 그녀의 이야기에 몰두하다가 큭큭 대던 것이 몇번이던가. 그녀는 여행중에 다리를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정을 끊임없이 이어 나간다. 못말리는 여행 중독자다. 그녀의 여행은 깊고 깊은 곳에 새겨진 여행 유전자를 내 마음 깊숙 한 곳에 나 또한 숨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도의 차이일 뿐 누군가의 몸 속 깊이, 아주 깊은 곳에 새겨져 있을 뿐 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녀의 여행기는 내 마음 속의 세포들을 하나둘씩 일깨워준다. 너 또한 그녀와 다르지 않다고. 이 샘솟은 마음속의 유전자들 덕분에 나는 또다시 꿈을 꾼다. 아, 큰일이다. 발을 디디고 있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또 꿈을 꾸고 있으니. 정말 이러다 베낭을 메고 어디론가 훌적 떠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그녀의 글과 사진, 스케치에 마음을 빼앗기며 다시 한번 마음속에 훅하고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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