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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9월의 첫주, 지난달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정리했다. 더불어 1월부터 8월까지 읽었던 책들을 하나 둘씩 살펴보면서 '질'과 '양'의 비례를 따져 보았다. 꾸준히 책을 읽은 것에 비해 결과는 참혹했다. 결과를 보자면 '질' 보다는 '양'으로만 읽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굵은 글씨는 읽어서 마음에 들었던 책. 앞으로 또 시선이 갈 책이라면 나머지 책들은 한 번 읽고 덮어둘 책들이었다.
고백하자면 양서보다는 신간을 많이 읽었다. 고르고 고른 책들을 만나는 신선함을 맛 볼 수 있는 시간. 그러나 제목에 낚이고 책 소개에 낚여, 정작 책을 마주하면 그 책이 여지없이 기대를 무너뜨린다. 도서목록을 정리하다 보니 참혹한 결과에 혀를 내두루고 있던 와중에 <얼음공주>를 만났다.
<얼음공주>는 차가운 미스테리라는 이름아래 스웨덴의 작고 아름다운 어촌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추운 겨울날 아침, 얼어붙어 있는 시체로 발견된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얼음처럼 차가운 스웨덴의 날씨만큼이나 차갑게, 메마르게 다가왔다.
작은 어촌 마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굵직한 이야기보다는 자잘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책이 시원스럽게 속도감을 내지 못한다. 스릴러 소설임에도 속도감이 붙지 않다보니 읽다보면 절로 지쳐버렸다. 더욱이 책을 읽다보면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야만 겨우 해석되는 문장들이 많았다. 최대의 치명적인 결함이 속속 발견되다 보니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너무 어렵다.
숨이 멎는 것 같은 긴장감과 흥분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라기 보다는 인간의 잘못된 욕망과 그로인해 피해받았던 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가 진실로 밝혀진다. 스릴러 소설을 보다보면 늘, 인간의 저 끝의 머리까지 볼 수 있는 것처럼 잔인하고 추악한 본성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 역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진실'의 종이 울린다. 아무리 덮으려 하지만 결국 어둠속에서도 진실은 소멸되지 않는다. 마치 공식처럼. 책의 줄거리 보다는 스웨덴 특유의 분위기와 묘사들이 이 전의 스릴러 소설과 다른 차별성을 보였을뿐 아쉬움을 자아내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