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의 키 에단 게이지 모험 시리즈 2
윌리엄 디트리히 지음, 이창식 옮김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윌리엄 디트리히의 <로제타의 키>는 주인공 에단 게이지 모험 시리즈 제 2탄이다. 1탄인 <나폴레옹의 피라미드>에 이어 에단 게이지의 대모험이 계속되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와 이집트 상형문자가 그려진 표지의 포스는 절로 이집트를 갈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인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두근두근 거리며 책을 펼쳤다.

파라오가 나오는 소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책이 <람세스>다. 전 5권으로 된 이 책은 1편의 벽만 넘으면 절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영상이 눈에 그려지는 깊은 묘미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로제타의 키>가 또 한권의 <람세스>같은 진한 울림이 있는 책일 것이라 추측 했었다. 오래전 아버지가 몇 번을 보고 또 보시던 영화 <벤허>처럼.

그러나 <로제타의 키>는 진한 울림 보다는 스케일이 큰 가벼운 블록버스터 영화같다. 파라오, 모세, 템플 기사단, 나폴레옹등 세기의 영웅들이 모두 다 거론될 만큼 화려하고 빠른, 스피디한 줄거리로 에단 게이지의 모험이 진행된다. 여행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한 나라를 오래동안 보는 것이 아니라 페키지 여행처럼 빠르게 발도장을 찍고 휘리릭~하고 가버린다. 순식간에 영상이 바뀌다보니 책 읽다가 딴 짓하면 그 상황을 못 쫓아간다. 그러니 정신차리고 에단 게이지와 함께 발빠른 걸음으로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초반의 <람세스>와 <벤허>를 생각했다면 중반쯤 읽다보니 몇 달전에 보았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와 <미이라>가 동시에 떠오른다. 전체적인 분위기와 이야기를 보자면 <미이라>의 스펙터클한 이야기와 쿡하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에단 게이지의 행동 때문이었다. 의외로 우리의 주인공은 모험을 하는 사람치고 가볍다. 생뚱맞게 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생각나지? 하는 물음에는 화려하고 다양한 수수께끼와 모험을 하는 웅장한 배경아래 너무 이야기가 깊지 못하고 날렵하게 간다는 점이다. 영화로 제작되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지만 아쉽게도 내가 보는 매체는 책이다.

<로제타의 키>의 두께만큼이나 읽는 독자에게도 묵직한 5천 년 전 파라오가 숨긴 금서를 찾아가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인류의 지혜를 맛 볼 수 있다는 책의 문구처럼 목숨을 건 팽팽한 접전의 모험을 맛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주인공이 야파 전쟁과 그에 따른 대학살, 아크레 공성전과, 다불산 전투의 현장으로 가는 다양한 역사의 시간으로 갈 수 있었던 점은 이 책의 큰 매력 중 하나였다.

하나의 전형적인 틀 보다는 에단 게이지의 대 모험은 애초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선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윌리엄 다트리히는 진중하고 무거운 배경 아래서 건들건들 거리는 조금 모자란? 에단 게이지로 하여금 가벼운 여행길로 발걸음을 한걸음 옮기게 만들었다. 앞으로 계속해서 에단 게이지의 모험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라는 암시로 끝은 낸 이 책은 그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계속해서 추후 그의 모험의 끝으로 한 사람의 대원으로서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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