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공화국 일본여행기 - 만화평론가 박인하의 일본컬처트래블
박인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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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라는 나라는 자석의 N극과 S처럼 우리에게 (또는 나에게) '냉정'과 '열정' 사이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민감하고 예민한 감정이 오가는 나라. 수많은 감정이 미묘하게 섞여버려 할 말도, 해야할 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일본 문화에 빠져들고 있다.일본 소설을 읽고, 일본 만화를 보며, 일본 드라마를 보는 세대. 사실, 현재 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우리는 은연중에 일본 문화가 흘러 들어왔다. 요즘은 공식적인 다양한 문화의 개방으로 우리의 문화속에 깊이 파고 들고 있는 것처럼 읽고, 보고, 말하는 와중에도 일본을 떠올려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만화였다.

저자 역시 초등학교 때 시청각실의 16mm 영사기로 보았던 <그랜다이저>를 보면서 일본 문화의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나 또한 어렸을 때 보았던 <베르사유의 장미>을 보며 자라왔다. 어른이 되고서야 <베르사유의 장미>뿐 아니라 대부분의 만화가 일본 만화라는 것을 어른이 되고서야 알게 되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며 웃음을 짓고, 꿈을 키우던 그때. 우리는 말없이, 소리소문없이 그들이 만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만화 평론가 박인하씨가 쓴 <만화 공화국 일본여행기>는 단순한 일본 여행기가 아니다. 단순히 가이드 북 차원을 넘어선 일본컬쳐브래블, 만화를 주제로한 문화여행기였다. 어릴 때 부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파고들었던 만화가 실제로 그들이 만드는 만화는 그들에게 어떤 문화를 창조하는지 엿 볼 수 있었다.

<바람의 검심>을 보며 일본의 정서를 찾고 <도쿠가와 이예야스>를 통해 에도시대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만화속에 그려진 그들의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그들을 알수 있었다. 만화는 친근하게 만들면서도 쉽게 문화를 접하기도 용이한 점에서 일본만화는 문화를 생산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수행한다. 상품을 팔고 이익을 얻을 뿐더러 일본의 문화까지 전파 할수 있으니 그들에게는 만화가 그 어떤 문화상품보다 더 거대한 이익을 창출해내는 원동력이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다른 나라보다 쉽게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나라보다 더 일본이나 중국만큼은 느낌이 아닌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고 싶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달린 거리가 아니라 일본만의 풍경을 담을 수 있을 때 일본 여행을 하고 싶다.

<만화 공화국 일본 여행기>를 보니 어릴 때도 장르에 편식해서 보았던 나의 독서편력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나라가 그렇듯 일본은 만화라는 테마 속에서 일본의 정서를 느끼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너무나 잘 알려주고 있어 장단점의 키워드를 책 뿐만 아니라 만화 속에서 숨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생생하게 보여주는 캐릭터의 힘이 보여지는.

테마여행으로서 만화라는 테마를 잡고 여행을 한다면 더 큰 재미가 살아 숨쉬지 않을까. 나의 욕심대로 더 깊은 일본 여행을 하고 싶다면 책에서 언급한 만화를 보며 이야기의 재미뿐만 아니라 그외의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바라보는 것도 일본의 문화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기자기한 <만화 공화국 일본 여행기>는 빠르게 읽히지 않지만 일본컬처트래블을 이해 할 수 있는 시각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반인의 시각이 아닌 만화 평론가가 보는 일본 여행기는 가벼운 일본 여행기가 아니라 본질적인 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호기심'을 더 부여하게 만든다. 더 알고 싶으면 공부하라는 은근함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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