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꺼지지 않는 노란 불빛의 서점이여 영원하라!

노란 불빛의 서점 - 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
루이스 버즈비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제목만큼이나 '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길을 끈다. 서점에서 인생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라니 크!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나도 늘, 수시로, 시시때때로 서점을 찾는다. 어릴 때는 집 가까이 서점이 하나 둘씩 있었지만 지금 찾아보고 싶어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에 책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작은 서점들이 자취를 감추다보니 일이 있어 서점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서점'때문에 시내에 나가는 경우가 더 많아져 버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이 있는 공간이 있는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러울 것이다. 나또한 책이 많이 쌓여있는 서점이 좋고, 도서관이 좋다. (아! 대여점도 있구나, 대여점은 살짝 좋다.) 사실, 나는 대형서점에 가면 이리저리 쑥쑥 거리고 돌아다니는 편이다. 한군데에서 오래 책을 못 보는 스타일이랄까. 책을 한 권 거뜬히? 읽고 싶어도 서서 책을 읽으려니 집중이 안되고 않아서 읽으려니 얼마 못 읽고는 피로감에 졸기 일쑤다. 더욱이 오가는 사람들이 많으면 혼잡함과 먼지들이 날리는 통에 목이 조이는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서점을 찾는 이유는 그 공간에 있으면 행복하다. 모든 책을 볼 수 있어서 좋고, 새로운 책을 물성으로 느껴서 좋고. 갓 구워낸 빵처럼 책에서 나는 잉크냄새 마저도 사랑스럽다.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책을 구경하다 보면 늘 발이 아파서 다니지 못 할 정도로 쑥쑥 거리고 다니며 많은 책을 다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하며 새로운 책을 보며 열광하는 나를 보며 '네가 단단히 미쳤구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자가진단을 내리면서도 책을 끊을 수 없는 건 책을 읽을 때마다 늘 나를 툭툭 건드리는 것처럼 나를 자극시킨다. 지식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작가와의 새로운 독대도 가능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을 모두 풀 수 있는 것이 책이 아닌가 싶다.

<노란 불빛의 서점>은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을 책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며 책을 읽었다. 책을 통해 또다른 책과의 만남은 좋지만 개인적인 사견이 담은 책들은 동질감은 느끼지만 감동을 느낄만큼 신선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추측을 벗어나고도 한참을 벗어난 기묘한 책이었다.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가 서점의 탄생을 이야기하고, 서점을 이야기하다가 책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고리짝 같은 이야기지만 책의 역사와 서점의 역사가 궁금했던 나는 눈을 반짝거리며 책을 읽어나갔다.

오호라!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책의 공간에서 일하는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였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땀방울을 흘리는 것처럼 책의 탄생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책을 사랑하고, 좋아하면서 책의 탄생과 역사까지도 알려주는 책. 아, 서점의 불빛마저도 사랑스럽다. 책을 읽으신분이나 안 읽으신분 모두 노란 불빛의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책이었다. 서점의 존재는 책인 만큼, 책이여~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