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없는 아침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린우드 바클레이의 <이별 없는 아침>의 시작은 의미심장하다. 남자친구와 늦은 시간까지 어울리다 아버지에게 꾸중을 들은 신시아는 십대의 반항감에 "가족이 모두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하며 문을 닫아 버린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신시아는 자신과 빈 집만이 남아 있었다. 전날 그녀가 말한대로 아빠, 엄마, 오빠까지 그녀를 두고 어디에 갔을까? 십대였던 그녀가 이십오년이 지나 결혼을 하고 남편과 딸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끝없는 그리움으로 자신을 미치게 만들었다.

고민 끝에 티비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여 한다. 그러던 어느날, 전화 한통이 온다. "당신 가족이, 당신을 용서합니다."라는 전화의 메세지. 더욱더 미친듯 찾아헤메는 신시아. 그리고 옆에서 바라보는 남편 테리의 시선으로 쓰여졌다. 옆에서 본 것처럼 카메라 앵글이 가깝게 여겨지다가 낯선 이방인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다음날 아침 나의 가족이 사라졌다면? 하는 가정은 가정이라 할지라도 무척 끔찍하게 다가온다. 모든걸 지탱해주는 가족이 엄마가, 아빠가, 오빠가 한마디 말도 없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모습 조차 보지 못하고 그 상황 그대로 몸만 컸던 신시아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십대의 반항감으로 모두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다음날 말 그대로 벌어진 상황을 목격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보았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사건 속에서 보여지는 신시아와 테리의 모습은 이해가 되면서도 정서적인 감정선이 우리와 다르게 느껴진다. 끈끈한 유대감보다는 이기적인 모습과 그녀를 감싸주는 모습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또 가족이 없어질까봐 불안감을 갖고 사는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으로 바라봐야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그들의 상황이 실제 있었던 일처럼 현실감있게 그려놓았다. 점점 더해져가는 사건 속에 하나둘씩 밝혀지는 이야기속에 긴 실타래를 풀 수 있었다. 흥미로운 가정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숨막히는 두려움과 그리움, 후회속에 진한 눈물의 한 줄기 속에 이야기는 끝이난다.

<이별 없는 아침>을 읽으면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365일, 일년내내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만 했으면 좋겠지만 삶은 그렇지 않다. 때로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사소한 일에 불만을 나타내고, 싸우고, 화해를 하고, 울고, 웃는다.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큰 힘은 가족이 아닐까. 한가득 불만이 가득차 입이 한움큼 나왔을지라도 그것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것 또한 가족일 것이다. 한없이 포근한 부드러움으로 감싸주는 힘. 언제 어느시간이 지나고 굿바이라고 외치지 않는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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