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고, 숲을 담은 좌충우돌(?) 미국 여행기

숲에 빠져 미국을 누비다 - 레드우드 숲에서 그랜드 캐니언까지, 대자연과 함께하는 종횡무진 미국 기행
차윤정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어릴 때는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며 유럽에 가는 것을 꿈꿨다면 요즘은 그랜드 캐니언의 자연경관의 매혹에 미국을 꿈꾸고 있다. 생각해보면 어릴때 만화를 보며 대책없는? 꿈을 꾸었다면 이번에는 멀지만 가까운 미국을 꿈을 꾸니 언제 어디서나 머나먼 땅, 넓은 대륙을 보고파 하나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드는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 보다는 자연을 바라보는 경치에 시선을 빼앗긴다.

<숲에 빠져 미국을 누비다>는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나에게 꼭(?) 맞은 자연경관을 함께 할 수 있고 그들의 거대한 국립공원을 체험할 수 있는 깊은 숲같은 책이었다. 여행을 하기 앞서 짐을 꾸리다 보면 이것 저것 정리할 것이 참으로 많아진다. 집을 나서기까지 걸리는 것들을 하나씩 물리치기까지 마음고생? 몸고생?을 해야하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을 그 어떤이도 무시할 수 없다는 듯 저자 또한 짐을 싸기 전까지 식구들과의 좌충우돌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그녀의 미국 여행기는 레드우드 숲에서 부터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그랜드 캐니언, 요세미티 국립공원까지 담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서부 여행기이다. 이 코스를 열흘동안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면서 때로는 아내의 입장, 엄마의 입장이 되어 여행의 고충을 털어 놓는가 하면, 그녀의 전공인 자연의 생태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으로 미국의 국립공원을 소개할때면 그동안 몰랐던 미국의 자연경관들에 대해 다시 우러러 보게 된다.

지구의 창공을 가로지르는 새의 웅장한 날개짓, 물과 땅의 경계에서 허둥거리는 바다사자의 안타까운 몸놀림, 바위와 한 몸이 되어 햇볕을 받는 도마뱀, 땅이라는 이름의 행성 땅에 뿌리는 박고 살아가는 푸른 식물, 그들이 아니면 누가 지구의 주인이란 말인가. 어쩌면 우리 인간은 외계인이 아닐까.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은 어김없이 생물들이 쫓겨나고 고유한 환경이 망가진다. 사람은 필시 아름다운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온 외계인일 것이다. 화성은 인간이 이미 파괴하고 떠나온 행성이 아닐까. - p.101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숲의 식물과 거대한 나무들을 보며 새삼 그들이 갖고 있는 자원에 대해 부러움이 넘실거렸다. 작은 프레임으로만 미국의 자연경관을 구경하려니 너무나 아쉬웠다. 큰 대륙을 갖고 있고, 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부러웠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들이 국립공원을 보존하고 사랑하는 마음또한 너무나 부러웠다. 우리는 자연을 지키는 것 보다 인공적 건물을 만들고, 사람들이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을 가다가 보도블럭을 다시 깔기 위한 공사를 하는 모습또한 곧게 바라보지 못함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울창한 숲을 걸어가는 것처럼 풀내음이 나는 여행기를 읽으면서 설레임과 씁쓸함, 이 두가는 느끼고 만다. 그 어떤 여행기보다 차별화된 미국의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어 독특하고 유익했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