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이 쓴 책
데이비드 미첼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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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미첼의 <유령이 쓴 책>은 독특하다. '독특하다'는 단어로 표현하기로는 조금 부족하지만 이 책은 그 어떤 책 보다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볼 일이 있어 가볍게 가방을 메고 손에 책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이 책을 읽었다. 후우~어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100페이지를 기점으로 생각하는데 이 책은 100페이지의 산을 오래전에 넘어섰것만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유령이 쓴 책>은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도쿄-홍콩-성산-몽골-페테르부르크-런던-클리어 아일랜드-나이트 트래인-지하철로 끝을 맺고 있다. 그 어떤 장소와 나라에 국한되지 않는 장활한? 이야기 속에 판타지와 로맨스, 공상과학, 신화, 역사, 스릴러의 이야기가 동서양을 휘젓듯 이야기가 오고간다. 마치 페이지 한쪽이 보이지 않는 국경인것 처럼. 이어질듯 이어지지 않는 이 이야기는 아홉가지 이야기 속에 모든 장르가 결합되어 있어 한 편의 소설 보다는 단편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예전에 보았던 영화 한편이 생각난다. 누군가 추천해 주었지만 나에게는 좀 안 맞았던 영화 한편. 그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나라 이외에도 다른 나라를 그 어떤 제한 없이도 넘나들곤 했다. 국경따위는 아무 문제도 아니라는 듯. 이 책의 혼란스러움을 동해번쩍! 서해번쩍! 하는 주인공 때문이 아니었다. 동서양을 휘몰아치듯 발빠르게 움직이는 주인공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나는 조금 더 복잡하게 이 소설을 읽었다. 오키나와로 도피중인 지하철 테러범, 수줍은 첫사랑에 설레는 레코드 숍의 청년, 아픈 역사를 겪는 한 중국의 여인등 다른 나라의 도시 이동은 곧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책은 장르는 블록버스터급이지만 내용은 장활하거나 쾌활하지 않다. 섬세하기 보다는 그 장르를 끼워맞추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책을 넘길때 마다 휘릭휘릭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그들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바쁘게 그들의 뒤를 쫓아다녔다. 가끔 멀미에 고생을 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혼합된 책을 이 책을 통해 읽으면서 형식적인 독특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믹스된 이야기의 장르에 특성상 조금 더 이야기가 탄탄하고 섬세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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