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야기 - 흥미진진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100년사
이수진.조용신 지음 / 도서출판 숲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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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부모님 옆에서 보았던 영화 <코러스 라인>이 떠올랐다. 영화의 줄거리, 배우 그 어떤 것 하나도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지만 여러명이 모여 화려한 의상을 입고 노래에 맞춰 춤을 모습은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머리속에 남아 있었다. 나에게 있어 뮤지컬은 하나의 선망이다.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쉽게 영화관을 가는 것이 아니라 큰 맘을 먹고 갈 수 있는 곳. 그곳이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좋아하는 매니아에게는 쉽게 다가서는 곳이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그들의 춤과 노래가 들려오는 무대는 먼 그대다. 물론 영화표 보다 비싼 비용이 대중적일 수 없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뮤지컬을 보게 된 것은 배낭여행을 통해 도착한 영국 런던에서였다.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더불어 양대산맥인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맘마미아>를 보았다. <오페라의 유령>과 <맘마미아>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아바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맘마미아>를 보았다.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몸짓, 생생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그 어떤 영화를 보는 것 보다 짜릿하게 느껴졌다. 영국에 가면 본고장인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보는 것이 여행자의 코스로 일찌감치 정해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짙은 여운은 오래도록 귓가에 남아있었다. 많은 대사를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맘마미아>를 떠올릴때면 흥얼흥얼 거릴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그 여운을 잊을 수 없어 <서푼짜리 오페라>를 보았다. 최근에 2인 뮤지컬인 <쓰릴미>까지 그 영역을 넓혀 뮤지컬을 맛 볼 수 있었다. 뮤지컬의 확대는 무대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많이 확대 되었고 뮤지컬 영화를 대중적으로 볼 수 있었던 <물랑루즈><스위니 토드>등 뮤지컬 무대가 스크린속으로 들어와 한층더 가깝게 여겨졌다.

뮤지컬의 역사는 미국이 태동되는 시기와 같이 조율된다. 노래와 음악, 춤은 어느나라에 있어 공통되는 부분이 아닐까. 처음 뮤지컬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모습이 아니었다. 술집보다 큰 공간에서 식사를 하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공간에서 중산층들이 드나들면서 태생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보더빌(건전한 버라이어티쇼)와 벌레스크(섹시함이 가미된)로 나뉘어 발전되었다. 건전하면서도 오락적인 그리고 상업적으로 발전되어 온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미국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대중의 기호에 따라 발전되었다가 쇠퇴되는 흐름을 따라 뮤지컬이 성장해 나갔다.

뮤지컬은 한 사람이 잘 하는 것이 아닌 무대위의 사람들과 보이지 않은 스텝과의 힘이었고 그들의 열정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100년사를 읽으면서 작품의 제목 뿐만 아니라 뮤지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작품과 스타 작곡가들을 알 수 있어 한층 더 재미있게 <뮤지컬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공연 포스터와 배우들의 공연하는 사진 뿐만 아니라 뮤지컬에 있어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인물들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기쁨이 더 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속에 열정적인 땀방울을 흘리는 꿈의 장소에서 보여지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고 넘어 많은 이들에게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계속해서 존재해 있는 힘을 무엇일까 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던져 보았다. 반짝거리며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까지 읽어버렸다. 기회가 닿는대로 공부한 만큼 책에서 언급되는 많은 뮤지컬을 하나씩 감상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겨났다. 생생하게 들려오는 뮤지컬 100년사는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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