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
팀 보울러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팀 보울러의 <스쿼시>를 읽다 말로 제이미로 보이는 신체건강한 한 소년과 손을 마주 맞은 한 소녀가 보인다. 그들의 나이 열 여섯.제이미와 소녀 애비처럼 나에게도 분명 그들의 나이때와 같을 때가 있었다. 부모님과의 소통의 부재의 문제는 그 나이때라면 누구나 다 겪었던 성장통의 하나인 것인가 보다. 부모님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두 선을 달리 하면서도 서로 소통이 되지 못한채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오류를 곧 잘 우리 생활속에서 볼 수 있다. 스쿼시를 좋아하는 제이미에게 그 운동을 사랑하기 보다는 결과에 집착하는 아버지때문에 그는 늘 길을 잃어 버리고 만다. 힘을 잃었을 때 다독거려주는 따스함 보다 채찍질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해 나갈 것이라는 제이미 아버지와의 소통은 이미 오래전에 그 길을 잃어버렸다.

제이미의 가족은 그 어떤 가족보다 더 소통의 부재가 심각했다. 강압적인 아버지, 아버지의 강요와 폭력은 어린 제이미 뿐만 아니라 아내까지 손을 데고 사과하고 또 폭력을 휘두르는 반복적인 일상으로 되풀이되곤 했다. 누군가 자신의 고민이 있을지라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담아둔다. 열여섯 살 제이미는 스쿼시를 사랑하는 소년임에도 늘 결과만 중요시하는 아버지 때문에 즐거움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모든 것에 자신감이 없는 소년으로 변해버린 제이미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제이미의 엄마 역시 남편의 강압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다친 한 여인이었기에 어린 제이미를 따스하게 감싸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때 장래희망을 물어올때 누군가 자신의 장래희망을 "아빠"혹은 "엄마"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어릴때만 해도 나는 누구의 부모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누구의 부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스쿼시>를 보며 깨닫게 되었다. <스쿼시>는 열여섯살 소년의 성장기이지만 성장기가 지난 나에게도 소년 제이미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제이미의 나이때는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어야 하고 그를 보듬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따스한 살 냄새가 나는 온기를. 그것을 소녀인 애비가 해 주었고 제이미는 애비를 통해 그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찬란한 빛 고운 하늘처럼 제이미와 애비는 서로를 통해 보듬어주고 믿어주는 우정을 나누었기에 그들이 성장함에 있어 푸르른 나무로 클 수 있는 좋은 영양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자신의 의사를 표출할 수 있고 자신의 길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아픈 성장통을 겪었지만 더 튼튼히 자랄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년 제이미가 아픔을 견뎌내고 멋진 남자 어른이 되어 멋지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애비 또한 멋진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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