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두컴컴한 아이라고 명명하며 스릴러와 범죄소설을 좋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누군가의 죽음이 나오고 살인사건이 나와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같아 예전에는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물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한 권의 추리소설을 읽고, 또 읽기 시작하며 매력에 빠져 들었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살인사건에 조명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의 관계나 욕망, 사회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이면의 것들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어떤 문학보다 더 장르의 책을 점점 읽어 나감으로써 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것이 많았다.


스티븐 킹과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 결광한 경이적인 걸작! 이라는 문구아래 철로에서 한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표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차일드 44>는 우크라이나 대학살의 시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만 해도 우크라이나 대학살과 관련된 소련 스탈린 치하의 소비에트 연방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적었다. 현대사에 대한 관심은 갖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대학살에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서는 생소한 부분이 있어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된 이후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부전선의 이야기가 아닌 동부전선 (독소전)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차일드 44>는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직후에 냉소적인 사회 속에서 겪는 공간속에 우리의 주인공 레오와 그의 아내 라이사의 이야기가 그 중심에 있다. 스탈린의 공포정치와 스파이간의 심리전은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한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얼음 위를 걷듯 조마조마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수사과정은 가슴이 쿵덕쿵덕 가슴이 조일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 나간다.

일본이나 영국, 미국에 할 것없이 그 배경이 되는 어떤 스릴러 보다 재미있었다.특히 1930대에서 1950년에 이르기까지 구 소련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가 혼합된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상식에 있어 한 층 더 시아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갖는 소설이지만 그때의 사회상이나 생활상에 대해서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더욱이 레오 뿐만 아니라 또 한명의 주인공의 역할이 실제 연쇄살인범을 모델로 썼다는 점에서 더욱더 실감나게 소설을 즐길 수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념과 이념사이의 논쟁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차가운 사회속에서 가족조차 믿지 못하고 흘러가는 시간만큼이나 발빠르고 눈초리조차 매서움을 가져야 살아가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시리고 무섭게 느껴졌다. 스릴감있게 다가온 만큼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 어떤 시대보다 평온함과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저자의 데뷔작이라는 말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역사적인 고증을 거쳐 가미된 픽션의 힘이 파워풀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스릴러를 좋아하는 팬 뿐만 아니라 역사를 좋아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꼭 필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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