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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봄바람이 부는 아침, 새싹이 파릇파릇, 꽃눈이 틔어지는 따스한 봄날에 나는 한 나비를 만났다. 봄날에 제법 잘 어울리는, 아니 다시 정정한다. 제법이 아니라 봄날의 꽃피우는 계절에 빠질 수 없는 <나비>의 존재가 나의 가슴속에 팔랑팔랑 날개짓을 하며 날아온다. 이름하야 온다리쿠의 <나비>가. <나비>라는 제목만으로 상큼한 제목을 자랑하지만 표지에 그려진 나비는 그야말로 우리가 볼 수 없는 화려함의 극치였다. 와우~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만큼 나비의 날개속에서 보여지는 세계는 무궁무진해 보였다. 더욱이 초감각소설이라고 이름붙인 그 소설은 온다리쿠의 네임이 붙이 않는가. 가슴이 다시 콩닥콩닥 거리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전 온다리쿠라는 글자가 쓰여져 있는 곳에 시선을 주었다.
Hi~! Onda ricu.
Nice to meet you.
처음으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의 작품만큼이나 익숙한 이름이지만 <나비>를 통해 처음 그녀와 만났다. 그녀의 책을 자주 만나봤다면 와락! 하고 안겼겠지만 처음이지 않는가. 그저 공손히 인사를 해 둔다. 표지에 쓰여진 초감각 소설이라는 말이 오감을 자극한다. 어서 빨라 온다리쿠의 나비를 타고 그녀의 세계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자!
'초감각 소설의 온다리쿠의 월드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하고 책이 외치는 것 같다. 음, 온다리쿠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다 보니 너무 긴장했나 보다. 두말을 사알짝 디뎌본다. <나비> 속에는 총 15편의 이야기가 단편들이 담겨져 있다. 이 작품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월간 J 노벨>에 연재한 것이며 미작품 한편을 더해져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이 작품을 쓰기 전 하야카와쇼보의 <이색작가단편집>의 영향이 <나비>로 옮겨왔는데 그녀가 영향을 받았던 <이색작가 단편집>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15편의 단편은 그동안 내가 접하지 못했던 무지개색 스펙트럼을 가졌다.
하아~ 읽지 않으면 말 하지마! 하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기묘한 이야기였던 <관광여행>, 상상의 나래를 핀 sf적인 소설인 <다리>, 무서움이 꿈틀거렸던 <틈>과 <당첨자>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책에서 시선을 띄지 못 할 정도였다. 한 편의 작품을 읽기전 세명의 (작가, 기자, 독서가) 이야기가 짤막하게 평가된 글과 별점은 단편영화를 보듯 평을 읽고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영화를 보기 전 영화평을 찾는 것 처럼 신기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나비의 향연은 힘찬 날개짓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소설을 나의 머리속에 훨훨~ 날아 다녔다.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화려하고 단란한, 혹은 무서움을 자극하며 첫만남을 깊게 새기며 헤어졌다. 그녀의 또다른 소설을 기대하며 나는 그녀의 전작들을 만나기 위해 채비를 떠난다. 띠지에 붙은 글귀처럼 온다 리쿠 주의보! 라는 말을 실감 할 정도로 독특하고 별난 이야기를 한 그녀의 소설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