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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ㅣ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성대중 처세어록>은 영정조 시대에 활동한 서울 출신인 문인의 한 사람인 성대중 (1732 ~ 1809)의 어록을 담은 글이다. 성대중이라는 이름 보다 그의 어록을 다듬고 쓴 정민 교수의 이름이 더 눈에 띄었다. 특히 내가 좋아 하는 책 중의 하나인 <다산성생 지식경영법>을 쓴 정민 교수는 우리에게 또 한분의 조선시대의 문인의 어록을 완성시켰다. 조선시대와 그 시대를 통치했던 왕들의 이야기, 왕실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 깊은 정치적 사견은 알지 못해도 왕과 함께 논의를 하고 우정을 나눈 한시대를 풍미한 신하들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늘 재미있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는 시대는 영정조때 시대다. 사실, 영조 시대 보다는 정조대왕에 대한 궁금증과그 시대에 얽힌 아픔들에 관해 더 관심이 간다. 그에 대해서는 일면식도 없지만 그 시대때 활동한 문인이라니 또 한명의 그 시대의 문인과의 만남이었다. 처음 들어본 함자지만 그의 어록을 찬찬히 읽어보면 그의 올곳은 성미가 잘 나타나있다. 그 역시 이덕무와 가깝게 지냈으며 서얼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두 대왕(영조, 정조) 에게 학문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큰 벼슬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책만 보는 바보>를 통해 이덕무의 가난한 삶과 서얼 출신의 아픔과 한계를 알았지만 그 역시 한계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덕무, 성대중....이름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놓이 비상하지 못하고 쉬이 날개가 꺾였으리라.
어느 시대나 경박하고 한스러운 세상을 나무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쁜 무리들이 오가고, 부정, 부패를 일삼던 시대. 기본을 지키지 않는 시대. 자신의 앎을 세상을 향해 펼치지 못하고 자신의 마음속에 품었던 글을 문집으로 담아쓴 그의 글은 현대에 와서도 큰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옛 선인들의 대쪽같은 가르침은 지금에 와서는 많이 흐트러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본을 중요시 하지 않고 물욕과 자기 이기주의로 점철된 그들은 오로지 그들의 이익만 힘쓰니 점점 더 세상은 혼탁해 지니 말이다.
<성대중의 처세어록>은 10개의 주제로 120항목을 간추렸기에 긴 문장은 아니지만 처신, 화복, 분별, 행사, 언행, 군자, 응보, 성쇠등 다양한 주제로 쓰여져 있다. 마음가짐에서 부터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인지 옛 선조의 어록을 가만히 읽다 보면 절로 해답이 나올 것만 같다. 좋은 글을 읽고 좋은 행동으로 모범을 보인다면 건강한 정신으로 옛 선조의 지혜로움이 어느새 나에게 한걸음씩 다가 올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또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한 것 같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께서 무엇이든 기본이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셨는데 그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귓가에 맴돌았다. 오랜만에 고적한 넉넉함을 느끼며 이 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