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된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본 느낌이다. 어릴때 <어린왕자>를 읽었던 기억은 나는데 희미한 기억만 남았었다. 그 후에는 교과서에 나왔던 어린왕자의 부분적인 글을 통해 접하지는 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예쁜 일러스트가 담긴 인디고에서 나온 책을 통해 어린왕자와 만났다. 어떤 책이든, 읽을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게 오지만 특히나 <어린왕자>는 더욱더 나이와 시기에 따라 틀려지나보다. 어릴때 읽을때, 청소년이 되어서, 성년이 되어 읽는 느낌은 틀리리라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을 그렇게 만나보지는 못했다. 어릴때 책을 안 좋아한 이유도 한 몫을 했지만.......

<어린왕자>의 글귀는 차용을 하지 않아도 주옥같은 글이 많다. 어린왕자, 허영심 많은 장미, 방울뱀, 사막여우, 길들여진다는 것 그 어떤 대목에서도 그 아름다움을 놓칠 수 없다. 인디고에서 나온 책은 책도 깔끔하고 얇게 나와서 가방에 놓고 어디서든 들고다니면서 읽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어릴때의 느낌과 청소년이었때의 느낌, 그리고 성인이 된 느낌의 차이는 크다. 아무래도 어릴때의 마음과 달리 성인이 되어서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고 무턱대고 꿈만 꿀 수 없는 제약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어릴때는 나이의 굴레가 있지만, 그건 세월이 지나면 지나가는 흐름일뿐 장애물이 아니었다. 어릴땐 늘 성장하고 어른이 되길 바라지만 어른이 되면 어느순간 부터 그 책임과 권리, 의무가 뒤 따르는 법이다.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굴레'에 갖혀 있는 어른의 세계가 답답하게도 보이지만 그 시각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어른들의 세계는 아이들의 시각과 달리 곡선이 휘어지기가 무척이나 힘이든다. 융통성은 있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만큼 다양한 색감의 스펙트럼이 없다. 어찌보면 '오만'과'편견'이 난무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시각이 색깔을 넣지 못하는 이유다. 어릴때의 마음이나 지금 마음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생각의 차이가 무척이나 컸다. 그만큼 나는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세상의 때가 묻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때로는 그 아이들의 생각과 세상을 읽지 못하는 어른의 시선으로.

생 텍쥐베리의 글귀만으로 어린왕자의 즐거움을 더 배가 시켜준 일러스트는 그야말로 정말 환상적이었다. 인디고 시리즈로 <빨간머리앤>을 먼저 읽었었는데 <빨간머리앤>의 일러스트도 그 어떤 삽화보다 좋아했지만 <어린왕자>의 일러스트가 더 마음에 들었다. 몇 년이 흐르고 나서 다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누군가 책을 선물해 준다면 나도 <어린왕자>를 선물해 주고 싶을 만큼 소중한 책을 한 권 만난 느낌이다. 책장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오랜시간 함께 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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