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에 대한 맹점

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2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의 책을 보지 않고도 그의 이름이 워낙 유명하기에 다는 알지 못해도 몇 작품은 꽤고 있었다. 그의 신간이 나오면 여기저기서 '와우'하는 탄성이 나오면서 '역시'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작가. 나는 그렇게 이 작가를 입과 입으로만 접하다가 처음으로 <방황하는 칼날>을 읽었다. 책에 대한 관심보다 이 작가의 작품이 어떤 것이 많은 사람들로 부터 환호성을 지를 만큼 매력적인가에 대해 알고 싶었다.

<방황하는 칼날>은 법에 대한 맹점 즉, 법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으로 공정한 것이 아닌 피해자의 시선이 아니라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없는 청소년이라면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칼을 겨누어야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히가시노 게이고는 펜으로 그의 필치로 이야기 하고 있다. 소년법에 대한 맹점에 대해서.

소년법에 대해서는 소소하게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청소년이었을 때 만약 내 나이의 또래 아이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부모님이 대신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죄악이 큰 범죄를 저질러도 그들이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길을 잘 못들수도 있기에 일종의 '갱생'의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대부분의 아이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소년법'이 주제가 되어 <방황하는 칼날>은 그 법의 폐혜를 그리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녀석들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법이 갖고 있는 효력과 현실을 담담히 그려 놓았다.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런....씨!!!'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담담하게 쓴 문체 때문인지 울분을 감출 수 없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갖게 만든다.

책의 제목처럼 방황하는 칼날은 누구에게 칼날의 끝을 겨누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책을 덮고도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동적의 앞면과 뒷면처럼 종이한장 차이인 이 간극에서 그는 법의 피해자였고 가해자였다. 작가는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했을뿐 답은 주지 않았다.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간 그 아이가 어떤 처벌을 받을까 책장을 넘기면서도 두근두근 기대를 했지만 책은 마지막까지 그 이야기는 알려 주지 않았다. 아마도 그 아이는 <소년법>의 허술함으로 가벼이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결론은 씁쓸했지만 이야기를 통해 법의 맹점을 알게 된 나는 법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생각이 들었다.

요즘들어 일본 소설을 하나씩 접하고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특별하다. 이 한편의 책만으로 단정지울 수 없지만 책을 통해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며 그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은 여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큰 힘이 아닌가 싶다. 별 다섯개를 꾸욱 채웠다가 다시 별 반을 뺐다. 그 이유는 작품이 아쉬워서가 아닌 작가의 수 많은 작품을 통한 기대가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고 그의 작품을 찾아보니 작품수가 엄청났다. 많은 작품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다겨져 있을까. 한 작품을 통해 또 한명의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이야기가 무척 기대가 되기에 또다른 작품을 빨리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