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내 마음의 여행>을 읽은 후에 책 끝머리에 영상에 담았던 노래 중 하나를 찾아 들었다. 정세훈의 Hope. 2008년 6월1일에 정선편을 방송하며 흘려보냈던 노래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노래와 함께 책을 읽으니 더욱더 글의 잔잔함이 물감이 번져가듯 퍼진다. 3년간이나 방송했던 영상을 아쉽게도 나는 한번도 접하지 못했다. 아쉽게도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보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 글을 읽고, 귀로 울려퍼지는 노래를 듣고 있으니 척박한 땅에 단비가 내리듯 마음이 차분해진다.

 문득 책을 보고 있으니 방에서 누워 책을 읽는 것보다 나무가 보이고, 강이보이는 어딘가로 향하는 발걸음을 걸을때 이 책을 읽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에는 소지품이 든 가방을 메고, 귀에는 좋은 노래가 든 이어폰을 끼고서 살랑이는 바람을 타면서.

 어릴땐 곧잘 비행기를 타고 외국의 도시들을 꿈꾸고 그곳의 문화를 동경했다. 내가 매일 지나치는 바람이 아닌 신선한 바람을 느끼고 싶었을테지만 어느 순간부터 외국의 도시나 문화만큼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땅과 고유의 문화가 무척이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있는 것만이 소중하고 우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누릴수 있는 곳, 가까운 곳 부터 발걸음을 옮기고 사랑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목차를 살펴보면 내가 익히 알았던 지명 보다 모르는 지명들이 대부분이었다. 한계령과 낙산 이외에는 차를 타고 지나쳤던 지역도 있었다. 익히 들었던 섬 울릉도. 발길 찾아드는 곳에는 어김없이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울러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즐거움과 희망가가 울려퍼지기도 하고 때로는 애가, 비가의 노래가 퍼지는 것처럼 생경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 보여진다.

이곳에선 마음이 계절을 앞선다.
봄 보다 더 먼저 봄이 시작되는 해금강 700리.

춘삼월 봄바람에 육중한 바위섬도 긴 기지개를 켠다.
마음을 짓누르는 무거운 집착일랑 훌훌 벗어 버리고
이 봄엔 그저 가볍게 짐을 꾸리자.- p.101

깊숙이 사랑하라!
노란 해바라기가 사랑을 읽어버린 이들에게
온몸으로 말한다.
 

(생략)

어떤 것에도 건성으로 지나치는
무심한 눈길이 되어선 안된다.
온화한 시선만이
숨이 멈춰버린 모든 것들을 다시 살게 한다. - p. 145

<내 마음의 여행>은 영상에서 보여준 만큼 시각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글을 통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톳씨 하나 버릴 것 없이 전해지는 잔잔함, 그리움, 슬픔, 희망......희노애락이 섞여진 글 속에서 나는 가보지 못했던 그 곳을 꿈꾼다. 각박한 삶 속에, 바쁜 일상속에서 쳇바퀴 굴러가듯 깍아지는 우리는 가면 갈수록 감성이 점점 매말라 간다.

어릴때 별 하나, 달 하나에도 기쁜 마음으로 보았던 별처럼 아름다웠던 시선이 지금은 늦은밤 밤하늘을 쳐다볼 '여유'의 한 점도 잊어버리곤 한다. 그런 여유와 감성을 이 책은 우리에게 영상을 통해 위로와 치유와 휴식을 맛보게 만든다. 친구같은 편안함으로 다가왔던 <내 마음의 여행>은 바쁜 일상을 통해 길을 읽어버려 쉴 곳이 없을때 편 히 쉬어갈 수 있는 내 마음의 쉼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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