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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사쿠라바 가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8년 12월
평점 :
해서는 안 될 가장 처절하고 슬픈 사랑......
아름 답지만 위험하고 달콤하지만 죄의 향기가 나는 소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쉬이 이 책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 어려웠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떠올리자면 을씨러운 날씨가 연상되기도 입안의 텁텁함이 가시지 않았다. 자판을 치기까지 3~4일을 계속해서 다른 책들을 옮겨가며 연신 책을 파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4~5권의 책이 쌓여갔다. 허걱! 이런 속도라면 사놓고 미처 읽지 못한 책들을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떨쳐버리고 싶었다.
책을 보자마자 문구와 함께 표지가 예사로왔다. 죄의 향기가 나는 사랑이 담긴 소설이라니, 이 책 안에는 과연 어떤 사랑이 담겨져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났다. 서둘러 책을 펴고 읽기 시작했다.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읽게 된 이책의 느낌은 땀을 흘린 뒤의 땀이 벤 젖은 옷 같이 눅진함이 물씬 풍겨져 나오는 소설 같았다.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이를 드러내며 음흉한 웃음을 짓는 하나의 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나오는 음침하고 우울한 느낌보다 더 우울한 이유는 아마도 죄의 향기가 솔솔 나는 이유는 그들이 겪은 사건과 더불어 그들의 '관계' 때문이었다. 위험하지만 달콤했다라는 말은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 하나의 모순처럼 느껴지는 소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밝혀지는 그들의 '진실'에 절로 헉! 하는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세상에서 금기해야할 '행동'과 '관계'가 주인공 하나와 준고 사이에 존재한다. 치명적인 그들의 이야기는 독과 같은 존재기에 누군가 알아서는 안 될 큰 비밀이기에 그들은 햇빛이 들지 않는 음지식물처럼 보이지 않는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였다.
소설 속에서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미처 이 책을 알지 못하고 읽은 나는 어마어마한 사실 속에 반쯤 이 책을 덮고 마저 읽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결국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도 훅~하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 남자>에 나오는 소재가 소설로 출판되는 것이 놀라웠다. 일본드라마를 보면 어느 순간 문화의 차이를 실감하곤 하는데 이 책도 그렇다. 만약 이 책이 우리나라 작가가 쓴 작품이라면 아마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을까.
집착과 욕망이 난무한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을 통해 나는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작가가 무슨 의도로 이 책을 냈는지도. 독성이 강한 이 책은 사람을 때로는 멍하게 만들기도, 헉~하는 감탄사 아닌 감탄사를 내뱉게 만들었다. 그 강한 독성은 고등학교때 읽으려고 했다가 미처 다 읽지 못했던 책의 제목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때의 소설 보다더 강렬한 책을 첫달에 만나니 더욱더 정신을 못차렸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