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찬 여행기
류어 지음, 김시준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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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개인, 국가, 사회, 민족, 종교 따위의 대항 여러 가지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 감정이 깊으면 깊을소록 울음도 더욱 통렬한 것이다. 이것이 홍도 밴련생이 <라오찬 여행기>를 쓰게 된 이유이다. - p. 7

태어나서 으앙하고 울고, 늙어서 죽을때 집안 사람들이 아이고! 운다는 서문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힘없는 울음과 힘 있는 울음의 차이도 이 서문을 통해 그들이 남긴 울음의 기록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좀 더 내공이 쌓인다면 그들의 울음의 기록들을 읽어 봐야겠다. 류어의 <라오찬 여행기>는 견책 소설의 대표작으로서 유러 자신의 행적을 소설화 한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라오찬이라는 떠돌이 의사가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보고 들은 사건들을 기록한 형식으로 당시 청나라의 정치와 사회상을 폭로하고 비판한 작품이다.

라오찬의 이름이 불려지게 된 이유는 이렇다. 라오찬의 본성은 톄이고 잉이라는 외자 이름에 호를 부찬이라고 했는데 그는 란찬이라는 스님이 감자를 구워먹었다는 옛이야기를 흠모하여 '찬'자를 따로 따서 호를 삼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의 사람됨을 좋아하여 라오찬이라고 불렀고, 그의 별호가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근대 청나라 말기의 관리들의 부패가 심각한 만큼 백성들이 핍박박도 가난에 시달린 그들의 사정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백성들의 울음이 담겨 전해져 내려오는 이 책은 후손들에게 깊이 알려줄 뿐만 아니라 백성들의 고단함을 잊지말자는 교훈적인 시각도 보여준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고전을 인용하거나 그 상황의 비판은 나중의 작품 해설을 통해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라오찬의 여행기>를 깊은맛을 알려면 중국의 상황적 배경이나 작가인 류어에 대해 많이 알아야 이 소설의 진정한 느낌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견책 소설이라는 책을 <라오찬 여행기>를 통해 처음 접해보는 것이라 라오찬의 시선과 행동으로 그저 느낄 뿐 이었다. 올해 책을 읽을때 '재미' 보다는 어려워도 '고전'을 많이 접하려고 하던 와중에 <라오찬 여행기>를 만났다. 읽는 내내 고전했지만 중국의 시대상과 견책 소설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류어의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의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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