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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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조각의 세계


 초등학교에 동상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어렸을 때는 그 동상의 이름도 모르고, 그저 팔이 잘린 동상이 꽤나 무서웠던지 아이들 입에 하나 둘 괴담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동상이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유명한 동상을 두고 밤 12시에 그 팔 안에 피가 흐른다니. 지금에서야 깔깔거리고 웃으며 지나가지만 예전에는 많은 아이들이 그 웃픈 괴담을 믿곤 했다. 가까이 있지만 조각의 진가를 알지 못했고, 유심히 볼 기회가 없다가 유럽여행을 가면서 조각의 매혹에 푹 빠져 버렸다. 조각과 조각 사이에서 마치 시간이 땡하고 치면 절로 그들이 살아 숨쉴 것 같았다. 그들의 표정, 기다랗고, 매끄러운 몸매, 그들이 걸친 주름 하나까지도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무엇보다 그들의 희노애락의 표정들이 눈에 성큼 들어온다.


예전에는 사람의 몸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조각을 보면서 인체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은 우리가 익히 알아왔던 조각들과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조각을 만나보게 한다. 실제로 보는 즐거움 만큼이나 책에서도 도판들이 생생하게 실려있다. 드문드문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처럼 사진이 갈라지는 것도 있지만 선명한 사진은 정말 보는 것 만큼이나 실감 나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조각이란 3차원적 입체형상을 조형하는 예술인데 그래서 그런지 그림 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주변의 사물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형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조각의 매력인 것 같다.


무엇보다 책에서는 조각의 역사가 눈에 그려질 듯 살펴 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리스로마 문화의 조각과 헬레니즘 문화, 고딕시대, 인문주의 발달로 인해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한 조각들이 한 눈에 보였다. 미켈란젤로를 비롯해 로뎅 등 다양한 조각가들의 작품이 선명한 사진과 함께 시대별로 구분을 짓고, 그 시대의 조각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하나하나 세심한 부분은 다소 아쉽지만 한 권의 책으로 서양 조각들을 100까지나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책이었다. 거장들의 숨은 이야기나 그림 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장면을 구사하듯 조각가가 무엇을 그리고자 하는지 감정들이 하나하나 느껴졌다.


시대적인 면면의 의미와 사랑, 이별, 괴로움, 승리,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을 정도로 그들의 언어가 쉬이 다가왔던 책이다. 각각의 설명이 더해지면서 풍성한 이야기와 알아가는 재미를 주는 조각의 역사서이자 예술서인 이 책은 왜 유럽이 조각에 열광했는지를 그대로 말해주는 책이다. 여행을 통해 조각의 매력을 느꼈던 만큼이나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조각의 매력을 여실히 알 수 있었던 책이다. 더불어 그 유명한 로댕의 작품이 왜 그렇게 많은 명성을 얻었는가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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