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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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곧 역사.



 <데드 하트>(2017, 밝은세상) 이후 두번째로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만났다. 요즘 켄 폴릿의 20세기 3부작을 천천히 한 권씩 독파하고 있는데 <고 온>이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하나의 이야기가 묶이고 묶여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 한 시대의 색채와 숨결로 그려진다. 몇 십년 혹은 백 년 가까운 시간의 갭들이 어느새 가족간의 이야기인 동시에 한 나라의 결이 되기도 한다. 시대의 상황이 굴곡이 져 있다면 더 큰 결들이 흠뻑 패이고, 패여 크나큰 족적을 남긴다. 시대의 연대기가 한 가족의 가족사로 통해 보여지는 이야기가 마치 연작소설처럼 이어지는 점이 재밌게 읽힌다.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가족간의 이야기들이 더글라스 케네디의 필치를 통해 끊임없이 달려 나간다.


두 권의 책은 앨리스와 엄마, 아빠, 큰 오빠와 작은 오빠 사이에서 성장하다가 대학 진학을 하면서 독립을 하게 된다. 독립적인 삶을 사는 앨리스에게 혼자의 삶이 녹녹치 않고, 그녀를 둘러싼 환경 뿐만 아니라 번스가의 다채로운 이야기는 미국의 사회정치문제 만큼이나 파란만장하게 뻗어나간다. 미국 사회에서 도래한 시대의 정신들이 각 인물을 통해 발현되고, 우리는 그 시대의 물결을 생생하게 바라보게 된다.


유년시절의 기억이 고운 채에 거른 가루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상처를 짊어지고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생채기를 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모두가 부모에 대해, 형제에 대해, 자식에 대해 모두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저마다의 비밀을 지니고 있다. 거칠거칠한 결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가족의 비밀을 마주 할 때가 있다. 힘든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의 삶의 불안과 갈증, 엇갈림이 <고 온> 속의 인물들이다. 개개인의 삶을 지탱해주는 무엇이 허물어지고,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면서 얻게 되는 행복의 명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균열이 생겨나 틈을 만들게 된다.


비져 나오는 틈 속에서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균열을 메꾸기 위한 노력 보다는 자신만의 마이웨이를 찾아 떠난다. 시간 속에서 앨리스는 독립을 향해 떠나지만 그 마저도 녹녹치 않고, 연인과의 이별에 큰 충격을 받는다. 시간으로, 사회적으로 생채기가 느껴지는 시간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동시에 두 권의 책이 빠르게 읽히면서도 미국 사회에서 드러났던 시간들의 이야기가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대의 희노애락이 개인의 삶 속에 묻어나는 시간들을 과거에도 현재에도 느낄 수 있음을 체감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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