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위엄 - 상 민들레 왕조 연대기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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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왕조 연대기의 첫 시작점  


 

처음 들어본 작가이지만 그가 2011년에 발표한 <종이 동물원> (2018, 황금가지)으로 SF 판타지 문학계에서 휴고상을 비롯해 네불러상, 세계환상문학상을 휩쓴 최초의 작가로 각인이 되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워낙 입소문이 좋다보니 절로 시선이 갔던 작품이다. 그에 힘입어 켄 리우의 작품이 단편에서 부터 장편까지 소개될 예정이다 보니 그의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제왕의 위엄>은 민들레 왕조 연대기 1편에 해당하는 작품이고, 앞으로 2, 3부가 출간될 예정이다.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로 잘 알려진 <초한지>의 이야기를 켄리우는 SF와 어우러져 고대 중국의 영웅적 서사시와 서양의 전통적인 이야기가 결합된 이야기다.


켄 리우는 할머니에게 어렸을 때 들었던 한 왕조의 이야기를 어디서든 잡초처럼 잘 자라는 '민들레'로 상징하며 쿠니 가루와 마타 진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기존에 읽었던 <초한지>가 중국 대륙의 패권을 다룬 두 영웅들의 격렬했던 싸움이라면 켄 리우가 그린 이야기는 기존에 그렸던 패권싸움이 아니라 신과 신이 싸우는 싸움 같았다. 경계가 없어 더 넓어지며 깊어진 이야기가 <제왕의 위엄> 속에 그려진다. 그는 민들레 왕조 연대기를 '실크펑크' 장르로 풀어냈다고 하는데 기존에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를 넘어서 서양과 동양의 뿌리를 한꺼번에 두고 있다 보니 훨씬 더 넓은 경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시대를 넘어 잠수함이 등장하다보니 내가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로 가고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었다. 꽤 오래 전에 <초한지>를 읽다보니 항우의 유방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기억하지 못했는데 쿠니 가루와 마타 진두가 커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읽으니 책의 내용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첫 발걸음을 떼고 있는 상황이기에 아직까지는 민들레 왕조의 시작점에 뭐라고 말 할 수 없으나 앞으로 그들이 거느닐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다라 제로를 둘러싼 패권 싸움이 볼 만하다. 시작은 초한지의 이야기의 기틀이 되었으나 켄 리우가 그릴 민들레 왕조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다채롭게 그려낼지 궁금하다.


초한지의 인물 중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한신'인데 이처럼 매력적이고도 다재다능한 인물이 누가 있을지도 기대가 된다. 패권을 둘러싼 이야기만큼이나 인물들이 주는 매력의 면면을 켄 리우 역시 다양하게 그려나간다면 초한지 보다 더 깊은 인물과 이야기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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