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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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어도 편안한 즐거움이 느껴지는 이야기


TV를 잘 안보는 편인데 요즘 한창 방송하고 있는 '스페인 하숙'은 즐겨보고 있다. 1박 2일 때부터 그렇지만 나PD가 하는 예능프로는 익숙함 속에 유쾌함이 있고,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특별한 일상이 아닌데도 TV 속의 배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밥상에 군침을 흘리기도 한다. 매 프로마다 역할이 다를 뿐 그들이 하는 일은 하루에 누군가 먹을 삼시 세끼를 만드는 일이고, 하루의 시간 동안 바쁜 움직임으로 주방장이 되었다가 다시 하숙집 주인으로 역할을 나누며 소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하염없이 TV속  이야기를 쫓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넘어가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언제 시간이 훌쩍 넘어갔는지도 모를만큼 푹 빠져들고 만다.

 

 

 

네코마키의 <콩고양이8> 역시 익숙한 일상 속에 시바견 두식이와 공알이 팥알이 두 고양이와 고양이 집사의 할아버지인 내복씨와 아버지인 집동자귀신 아저씨와 엄마 마담 북슬씨, 집사의 오빠 안경남이 살고 있다. 언제 읽어도 네코마키 작가가 그린 만화는 정감있는 동시에 편안하다. 마치 조미료 없이 깊은 국물을 우려낸 된장국을 먹는 것처럼 편안한 맛이 느껴진다. 각종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입안에 텁텁한 맛이 느껴지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책을 읽는데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페이지를 넘겼다. 8권에서의 큰 일은 내복씨가 아파서 잠시 병원에 머물러 가족들의 마음이 안 좋았던 이야기가 그려진다. 털갈이 시기가 되어 두식이 털을 깔끔하게 자르고 있을 때 고양이 털로 만든 모자가 유행한다는 뉴스를 보고 두식이 털로 내복씨와 콩알이와 팥알이의 모자가 되었던 에피소드도 재밌었다.


소소한 이야기일지라도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작은 재미를 준다. 매번 콩 고양이를 만났을 때 예의바른 견으로 자란 두식이의 말투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집 동자 귀신 아저씨와 두식이의 캐미는 늘 엉뚱하지만 재미를 선사한다. 민폐 아닌 민폐를 끼치는 두식이지만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을 갈구하는 두식이의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어렸을 때 강아지를 키웠는데 그 때의 즐거움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다. 지금은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반려견 혹은 반려묘를 키우지 않는데 <콩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절로 두식이와 콩알이 팥알이 같은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함께 부비부비 하면서 체온을 건네주며 보듬어 주는 삶을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 내복씨의 보듬어주는 손길에 두식이와 두 고양이가 찰싹 붙어 있는 것처럼 그들의 에피소드는 군더더기 없이 한 편의 수채화다. 사고뭉치 3형제지만 귀여운 할아버지와 다이어트 때문에 민감한 엄마, 두식이 아이템은 아빠가 책임진다! 라며 매번 새로운 아이템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아빠의 노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작이 있다면 어느 시점에는 분명 끝은 존재하겠지만 이 시리즈만은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가 그려졌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즐거움이 큰 책이라 매번 이 만화만은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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