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슈베르트
한스-요아힘 힌리히센 지음, 홍은정 옮김 / 프란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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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적인 작곡가, 슈베르트 


 작년에 인상깊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박종호 풍월당 대표의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2011, 김영사)였다. 잠시 발걸음을 디뎠던 오스트리아 빈은 생각만큼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는데 이 책은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매력의 면면을 깊이 일러주었다. 오스트리아 빈에 대한 관심 만큼이나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보니 당연하게도 그는 많은 음악가를 배출한 그곳을 사랑하게 되었고, 조금은 과한 어조로 빈에 대해 강렬하게 이야기했다. 많은 음악가들이 함께 음악사에 획을 그었던 이야기를 그려냈지만 한 음악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기에는 지면 상 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조금 더 깊이 오스트리아에 대해 알고 싶었고, 시대의 한 축을 장식했던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슈베르트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그의 업적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스-요아힘 힌리히센의 필치로 느껴본다. <프란츠 슈베르트>는 200페이지가 안되는 얇은 책이지만 우리가 알지 못했던의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섬세한 고증으로 그려진 평전이다. 그의 이야기를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워낙 음악에 대한 조예가 없는 터라 첫 장부터 페이지가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음악사를 공부하다 보면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작곡가 중 한 명이지만 그의 일대기를 거론한 책이나 드라마, 영화 조차 그런 움직임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의 커다란 이름 앞에 펼쳐진 수 많은 이미지들이 존재할 텐데도 글과 영상은 그의 이야기를 잘 그려내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가 살았던 평온한 삶에 있었다.


페이지를 펴자마자 책에서는 슈베르트가 그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삶이 너무나 완곡했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평생을 고향에 머물렀고, 연애도 한 번 해보지 못했으며 심지어 가족을 돌볼 일 조차 없었다고 한다. 초기 왕정복고시대의 빈에서 너무나 평탄하게 살았던 시간들이 모순적이게도 그의 이야기를 그리지 않는 이유였다. 칸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하니 역시 드라마를 그리기에는 굴곡진 삶이 보는 이도, 그리는 이도 흥미롭게 느껴지나 보다. 슈베르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 또한 빠질 수 없다.작지만 얇은 페이지 속에서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슈베르트의 모습들을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슈베르트가 살았던 19세기 초에 이미 그는 가곡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대부분 그의 음악을 편안하게 여겼다. 반면 그와 함께 음악 활동을 했던 베토벤은 높낮이가 워낙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삶을 살다보니 그의 삶도 음악도 드라마틱한 경향이 있었다. 그의 작곡을 더 크게 본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이름을 넘어 다채롭게 변화를 시도해 나간다. 가곡 작곡한 것을 넘어 다른 영역의 선을 넘어서. 시대는 변하고 있고, 짧은 생애를 살았던 이의 이야기 또한 다시금 재생산 되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이 책에 담겨져 있지만 슈베르트의 음악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그의 음악에 대해 생경하다보니 깊이 읽지는 못했다. 천천히 그의 음악을 하나씩 들으면서 저자가 소개한 뜻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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