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요가 - 낮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시간
산토시마 가오리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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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몸과 호흡을 위한 셀프 힐링.


 한동안 밤에 잠을 잘 자더니 다시 뒤척이는 횟수가 늘어난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거나 자기 전에 책을 읽다보면 어김없이 계획한 시간이 훌쩍 넘어 버린다. 특히 스마트폰 불빛을 오래 마주하고 있으면 눈에 잠이 오던 것도 다시 말똥말동 해지니 잠자리에 스마트폰은 완전 차단해야지 싶다.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낮에 배웠던 요가 동작을 해 보거나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뱉으며 호흡을 한다. 원래는 코로 들이셨다가 내쉬기를 해야 하는데 호흡이 잘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코에서 시작해 입으로 내뱉거나 입에서 입으로 내뱉기도 한다. 확실히 자기 전 여러 동작을 따라하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를 반복하면 잠이 잘 온다.

<밤의 요가>는 낮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가볍게 날리고 밤에는 호흡과 요가 동작으로 몸을 풀어주는 행법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요가를 시작한지 몇 년 정도 되었는데 지금까지 해본 운동 중 가장 몸을 적확하게 바라 볼 수 있는 운동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스크레칭이라 생각하며 갔는데 정적인 운동을 가장한 동적인 운동이었다. 요가 동작 하나하나를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호흡을 하면서, 현재 내 컨디션이 어떻고, 내 몸의 어느 부분이 약한지, 강한지를 알 수 있는 운동 중 하나였다. 호흡에 신경을 쓰다보면 동작이 어눌해지고,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면 호흡을 하지 않았다. 호흡과 동작이 합일되는 과정이 이렇게 어려울줄이야, 싶을 정도로 요가는 스스로의 내면과 호흡으로 인내하는 운동이다.


 


평소 목이 약하다 보니 어깨와 등이 결리는 터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의자를 통해 상반신의 결림을 풀어주는 자세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집에서 가볍게 해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요가 도구가 필요없는 동작이어서 더 좋았다. 동작과 더불어 호흡, 의식의 흐름까지도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이 자세가 어던 효과를 내는지 알려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 몸에 땀이 흐르고 심신에 안정을 준다. 예전에 많은 가수들이 복식호흡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는데 요가 역시 호흡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복식호흡 뿐만 아니라 여러 호흡법을 알려준다. 몸에 익은 호흡법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고 힘들지만 하다보면 점차 몸의 움직임과 뭉쳐있는 근육들이 사르르 풀어지는 것 같았다. 쉽지 않지만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며 반복하며 몸의 힘을 천천히 빼낸다.

 

 

이제부터 이름을 부르는 신체 부위에 아름다운 빛이 켜지듯 의식을 부드럽게 집중합니다. 그 부분이 밝게 빛나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고 내면으로부터 편안한 감각이 꽃피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고, 또는 마음속으로 '늘 고마워'라고 외쳐도 좋습니다.


자, 그러면 몸의 오른쪽부터 시작해보죠. 오른손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중지손가락, 약지손가락, 새까손가락, 오른쪽 손바닥 전체, 손목, 팔꿈치, 오른쪽 어깨, 겨드랑이, 가슴 오른쪽,  오른쪽 옆구리, 배 오른쪽, 오른쪽 허벅지, 오른쪽 무릎, 정강이, 발목, 오른쪽 발등, 발바닥, 발끝으로 가서 오른발 엄지발가락, 집게발가락, 중지발가락, 약지발가락, 새끼발가락.


몸의 왼쪽으로 왼손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중지손가락, 약지손가락, 새까손가락, 왼쪽 손바닥 전체, 손목, 팔꿈치, 왼쪽 어깨, 겨드랑이, 가슴 왼쪽,  왼쪽 옆구리, 배 왼쪽, 왼쪽 허벅지, 왼쪽 무릎, 정강이, 발목, 왼쪽 발등, 발바닥, 발끝으로 가서 왼발 엄지발가락, 집게발가락, 중지발가락, 약지발가락, 새끼발가락.


다음으로 코로 숨을 크게 들리마신 뒤 코나 입으로 날숨을 끝까지 뱉어내고서 몸의 뒤쪽으로 좌우 발뒤꿈치, 좌우 장딴지, 허벅지 뒤쪽, 엉덩이 주변, 허리, 등, 좌우 어깨부터 팔에 걸쳐, 머리 뒤쪽.


얼굴에 의식을 집중해서 이마 오른쪽, 왼쪽, 이마 한가운데, 눈 주변 근유그 좌우 뺨, 코 오른쪽, 왼쪼그 코끝, 입 주변 근육, 턱의 상하 교합, 뺨 안쪽, 혓바닥과 혀 아래, 혀뿌리부터 혀끝까지.


침을 살짝 삼키고서 목 안쪽, 목 안쪽부터 가슴 한가운데로, 가슴 한가운데부터 명치에 걸쳐 명치부터 배꼽 주위, 배꼽 주위로부터 꼬리뼈 방향으로. 머리 꼭대기부터 양쪽 발끌까지 몸 전체 구석구석 의식을 펼친 채 지금, 조용히 휴식합니다. - P.109~112 (바디 스캔)


좋아하는 자세 중 하나인 사바사나 자세, 일명 송장자세라 부른다. 모든 동작을 다 하고 매트에 누워 손과 발을 살포시 풀어둔다. 손바닥을 하늘을 올려다보게 한다. 숨가쁘게 동작을 이어 나가다 보면 사나사나 자세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등이 아프거나 목이 아플 경우에는 이 편한 자세도 힘든 자세가 되기도 하지만. 자연친화적이면서 몸을 해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습관들을 작가는 세밀하게 풀어 놓는다. 뾰족한 마음을 내려놓고, 피곤했더 몸을 풀어주는 시간들이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과하지도 덜어내지 않는 적절한 요가동작들과 각가지 좋은 생활습관들이 들어있어 편한 쉼터에 앉아 차를 음미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책을 읽었다.


요즘에는 우리를 칭할 때 '빨리빨리'라는 속도를 내는 말 보다는 '슬로우~슬로우'하며 천천히 걸어가는 시간들을 기록하는 책이 많은 것 같다. 피로하고 복작한 시간 속에서 풀어내는 밤의 시간을 이렇게 고적하게도 보낼 수 있다니. 굿모닝 명상과 점심 식사 후 티타임으로 휴식 후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발에 오일마사지로 피곤을 풀어주는 습관을 길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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