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레 요코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무레 요코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김현화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11월

무레 요코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

 어렸을 때 강아지를 몇 번 키웠지만, 크고 나서는 그들을 오롯하게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데려오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어 오랫동안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지나가는 길고양이는 좋아서 한켠에 고양이가 볕을 쬘 수 있도록 놓아주기도 하고, 물그릇을 가져다 놓는다. 공원을 산책 할 때마다 저마다 강아지 한 마리씩을 데려오곤 하는데, 어느 때는 강아지가 원하는 곳과 주인이 가는 곳이 달라 강아지의 목줄을 사정 없이 당기는 이들을 볼 때가 있다.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너무 심하다싶어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다.

고양이는 개인주의적인 자신의 입장을 위협받으면 무척이나 싫어한다. 고양이를 통해 새로운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고양이 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주인 말고는 없는 것 같다. 개는 성격이 어지간히 나쁘지 않은 한 산책을 하면 할수록 친구가 늘어가는 성향의 생물인듯하다. - p.112

 무레 요코의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는 무레 요코가 키우는 고양이 시이와 길고양이 '시마'짱과 만난 이야기를 그들의 생각과 심리를 묘사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낸 에세이다.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생활은 같으면서도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그녀 앞에 당당히 다가선 '시마짱'은 어딘가 모르게 넉살좋은 아저씨 고양이다. 길고양이는 자유롭지만 대신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즐거운 한 때였던 그들의 일상이 시간이 갈수록 '시마짱'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아무거나 주면 먹지 않고, 맛있는 것에만 덥석 입을 대던 시마짱은 다소 밉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천연덕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재밌게 읽히기도 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고양이들도 무서워 각종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하고, 이웃집 아주머니를 걱정하며 보내던 시간의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고양이의 심리를 사람의 생각으로 파악하고 느끼는 것. 무레 요코만의 생각과 교감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이야기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동물을 사랑하고 함께 생활해 가는 소소한 시간들과 그들의 특징적인 모습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통해 다시 한 번 반려묘와 반려견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 수 있었던 에세이였다.

무레 요코의 에세이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왔는데 주변의 동물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만큼 주변의 길고양이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은 듯하다. 그외에 많은 동물들이 그녀의 곁은 잠깐 스쳐가기도 하고 머물렀다 날아가기도 한다. 그렇게 소소하게 때로는 위로와 온기를 받으며 일상의 이야기를 꺼내는 작가의 마음이 책 속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