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빅뱅부터 2030년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으로 만나는 인류의 역사
김민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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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을 통해 만나보는 다양한 관점의 세계사


 역사와 세계사를 좋아한다. 처음 배웠던 순간들이 좋아 아직도 고등학교 때 배웠던 교과서를 가지고 있다. 국사책은 모르지만 세계사는 선택과목 중 하나였고, 빨간펜으로 깨알같이 필기했던 것이 아까워 책장 한켠에 넣어 두었다. 언젠가 다시 보겠지하며. 지금보면 내가 배웠던 교과서는 평면적이다. 입체적으로 바라보기에는 교과서에 너무나 색이 없었고, 사진이나 도표 역시 섬세하지 못했다. 다시 보겠지, 라고 생각해서 갖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교과서 보다 더 사진이 풍부하고, 지난시간 배웠던 역사적 이야기는 점점 다양한 관점의 해석으로 이야기는 바뀌어갔다. 우리나라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적 진실이나 인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물의 뛰어난 업적이나 과소평가되었거나 혹은 과대평가된 인물들을 가리면서 역사의 시간들을 되짚어 보고 있다.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이전에 보지 못했던 빅뱅부터 2030년까지의 이야기를 보다 트렌디하고,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 그림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다채로운 색채감을 통해 보다 지도와 도표, 그림이 어우러져 있어서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준다. 책은 총 8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선사시대 기원전 3000년 이전을 다루고 있으며 역사시대에서는 기원전 3000~기원전 500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대시대에서는 기원전 500~서기 800년을 다루고 있으며 중세시대에서는 800~1430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근세시대에서는 1430년~1750년을, 근대시대에서는 1750~1910년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대시대에서는 1910~1990년의 이야기를 마지막 동시대에서는 1990~2030년의 미래를 그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기존의 세계사 책과 달리 이 책은 책의 장정이 가볍고,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한참 풀다가 모르는 문제 때문에 참고서를 보다 쉬어가는 페이지로 들어있는 역사의 한 순간을 짤막하게 그려놓은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재밌다는 이야기다. 시종일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것처럼 저자는 서문에 우디 앨런이 감동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예로 들며 설명한다. 교과서 같은 형식의 세계사가 아닌 다양한 관점의 세계사를 보는 방식으로 빅뱅부터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역사를 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요즘 유행하는 빅데이터 접근방식과 비슷하게, 인간이 오랜 기간 축적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우주 초기의 빅뱅부터 현재까지를 분석하는 빅히스토리 방식이 있다. 이제 역사학자는 서양사, 동양사, 한국사만 공부해서는 안된다.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기후학, 환경학, 공학, 건축학, 해양학, 고고학, 인류학, 문화학, 도시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을 포함하여 폭넓게 공부해야 한다. 폴리매스Polymath, 즉 심도 있으면서 박식한 존재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역사학자가 될 수 없다. -p.12


세계사 책을 읽는다고 펼쳐들었는데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는 서문에 쓰여진 것처럼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와 접목한터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선사시대에 이르러 빅뱅이론을 이야기 할 때 추리소설가 에드거 엘런 포의 책이 등장하는가 하면, 생명체가 가능한 영역을 따지는 우주 이야기에서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 이야기가 소개 되기도 한다. 유럽 전역에 퍼지 동굴벽화를 소개하는가 하면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박해하다가 국교로 공인한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기독교 전파에 관해 입체적으로 지도로 표시해 놓아 얼마나 전파가 되었는지 확실하게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유럽 왕들에게 붙은 별명이나 이슬람 여성들의 복작인 부르카, 니캅, 차도르, 히잡에 설명과 각 나라의 국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우리가 명화라고 칭했던 많은 서양 미술작품 중에서 창조성 점수를 매기는데 그 중에 어떤 작품이 가장 창조성이 높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쉽게도 엘가멀과 살레의 미술작품 창조성 평가에서 동양화와 한국화는 평가 대상에서 포함되지 않았지만 의외로 세잔의 작품은 창조성 점수에서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세계사에 대해 국한되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와 그림, 사진, 도표, 지도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여 세계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것에 대해 짧게 짧게 설명하는 대신에 이야기의 말미에  THINK로 표기해 하나의 질문을 하나씩 던져준다. 이 이야기에서 더 깊이 생각해보시오, 라며 발제문을 하나씩 던져주다 보니 읽고 보고 느끼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갖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더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이처럼 역사는 지금도 흐르는 것이고,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보여지는 것, 진실인 것인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무겁고 딱딱했던 세계사를 넘어 가볍고, 이야기가 풍부한 세계사의 이야기를 말랑말랑하게 느끼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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