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울다
거수이핑 지음, 김남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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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의 이야기


한 사람이 향촌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간다면, 향촌은 그의 일생을 수많은 이미지로 채워 줄 것이다. 그 어떤 눈물 나는 사연이라도 향촌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조용히 사라진다. - p.7


 한 때는 영화를 보는 것을 너무 좋아 낮이고 밤이고 영화를 보았는데 요즘은 글로 보는 것이 더 좋아 원작 소설을 먼저 찾게 된다. 거수이핑의 <산이 울다>는 중편소설집으로 표제작의 작품을 포함해 모두 4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이 울다>는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 되었는데 래리 양 감독이 만든 영화는 보지 못하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 잠깐 영화의 예고편만 찾아서 보았다.


일본 소설과 달리 중국 소설은 작가만 다른 뿐, 표현 하는 내용들이 비슷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문화 대혁명과 정치적인 사건들과 향촌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 제법 잘 읽혀졌으나 책을 덮으면 이내 기억 속에서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더욱더 중국소설을 찾지 않았는데 거수이핑의 소설 역시 향촌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많은 소설과는 다른 결을 갖고 있다.


풍족하지 않는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가 될 정도로 모든 것이 귀했기에 남녀의 평등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권력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여자의 삶은 결혼하는 동시에 남자의 삶과 같이 하고, 풍랑을 맞으면 여자는 남자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거친 풍파를 맞으며 과부로서의 삶을 살아간다.시간과 공간을 떠나 거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도시의 삭막한 풍경을 뒤로 하고 시골에서 주는 따스함과 다감함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이 함께 인간을 품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생과 사의 날들이 고단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슬프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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