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반호 현대지성 클래식 12
월터 스콧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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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면서도 놓을 수 없는 고전 소설


 말을 할 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은 말을 할 때는 직설적인 표현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쁜 말을 할 경우에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될 수 있으면 좋은 말이든, 좋지 않는 말이든 완곡하게 표현하곤 하는데, 이따금씩 고전소설을 읽을 때면 표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직설적으로 표현 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나도 모르게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이쪽 저쪽 옮겨지지 않는 날것의 언어들이 월터 스콧의 언어로 표현되고, 하나의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등장하는 인용되는 글귀가 좋았다.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는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 중에 하나로 속해 있는 책이며, 펭귄클래식, 옥스퍼드 클래식 선정도서이기도 하다. 책을 손길가는 대로 중구난방으로 읽긴 하지만 고전소설을 읽을 때면 오랜시간을 거쳐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던 책을 찾아 읽기도 한다.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도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가 나와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는 역사 소설의 시작이자 작가의 대표작인 작품이기도 하다. 책이 출간되었을 때부터 최고의 부수를 자랑할 만큼 사랑을 받았던 이 소설은 시공간을 떠나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손길을 받는 작품이다.


<아이반호>는 잉글랜드를 점령한 노르만 족들에 대한 앵글로색슨 족의 저항과 그들을 무찌르고자 하는 마음을 그린 책이다. 잉글랜드 왕인 리처드 1세가 십자군 원정을 나서는 사이 그의 동생인 존 왕자가 노르만 족과 합세해 왕위를 노리게 된다. 그런 그의 위협 속에서 리처드 1세는 궁지에 몰리지만 기사 아이반호의 도움으로 존 왕자와 노르만 족 귀족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그 중심에 기사 아이반호가 있고, 로웨나 공주와, 레베카와의 양다리 로맨스를 나누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만화나 책, 드라마에서 보았던 왕과 기사의 이야기는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에 등장하는 이야기처럼 막장드라마와 순수, 용맹스러우면서도 충성심이 가득한 기사의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색깔이 강렬하고, 다층적으로 잉글로색슨 족의 사연을 담고 있다. 잉글랜드 사회의 문제와 그들이 겪는 고난과 상황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인물들의 대화는 그야말로 유쾌하게 느껴진다.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시공간을 떠나 언제 읽어도 현재와 같은 느낌을 주는 동시에 역사 속에서 잊혀졌던 시대와 사회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12세기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한 그의 이야기는 왕과 기사, 기사의 무용담과 사랑이야기를 포함해 그 시대를 살아가는 광대와 여러 지도자들의 삶과 행동을 느낄 수 있는 교훈적인 메세지도 함께 있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아이반호>가 국내 유일 완역본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많은 소설과 더불어 많은 독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 어떤 소설보다 이야기의 원형적인 요소가 많고, 있는 그대로의 사회상을 그린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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