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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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면서도 확고한 것.


 취향: [명사]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생략)

안개 속에 잠들어 있다가

때가 되면 일어나서

우리를 도와주러 오는 단어가 있다_밀란 쿤데라《커튼》 중  (p.7)


 저자의 이름만 보고 남자인줄 알았다. 책을 펼치고 나서야 그녀가 여자인줄 알았다. 책은 작고 가볍지만, 리듬감있게 읽힌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자연스럽게 맛깔나며, 그녀가 콕콕 찍어 인용해 놓은 소설 속 문구나 영화 이야기는 다시금 보고 싶게 만든다. 이전에 본 영화라면 다시 돌려보고 싶고, 읽었던 책이라면 그 문장이 그려진 페이지를 펴서 보고 싶다. 카피라이터인 그녀는 소소한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취향이라는 것이 사소하면서도 확고한 것이어서 그 누구도 그 사람의 색깔을 낼 수 없다.


살면서 묻어나오는 색채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 사람을 나타내는 색깔인 동시에 가장 나다운 모습이기에 취향을 존중해주고, 가꿔나가는 것 같다. 같은 취향의 사람을 만나면 더없이 행복하고, 다른 취향의 친구를 만나면 호기심이 드는 것처럼. 책은 시종일관 각각의 주제로 말을 풀어가는 동시에 수 많은 마음의 방향을 읽어나가고, 그 방향 속에 나를 찾아 나간다.


상우의, 루의 사랑 취향을 가진 나는 어떤 남자와 결혼 했냐고? 언젠가 남편이 내게 말했다.

"사랑은 한 사람을 평생 알아가는 과정이야."

여기, 이 사람의 사랑에 관한 가치관이 모두 들어 있다.' 한 사람을', '평생','알아가는', '과정'. 이 단어들의 의미 하나 하나는 설명하지 않도록 하겠다. 어쨌거나 나는 그 말을 한 사람과 결혼했다. 자랑은 여기까지. - p.87


많은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였던 부분은 한 가게의 사장님들 두분에 관한 이야기였다. 육전을 맛있게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뜨거울 때' 가장 맛있는 음식이기에 정성을 다한 사장님이 있는가 하면, 한 가게의 사장님은 설거지 거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쓰던 그릇을 다시 쓰게 만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라도 후자의 사장님이 계시는 가게는 가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같은 가격의 음식을 만들어도 누군가는 디테일 하나 마저도 신경을 쓰는 이가 있고, 누군가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며 안일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가게의 얼굴인 것을.


그녀의 쉴 새 없는 이야기에 책을 덮고 나서 가볍게 친구와 함께 즐겁게 수다를 떤 느낌이다. 그녀의 전작들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모든 요일의 기록>과 <모든 요일의 여행>을 읽어봐야겠다. 사소하지만 확고한 취향에 대해 가벼우면서도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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