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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살아갈 날에 쉼표가 되어주는 운동 장려 에세이!
운동의 정체기를 맞았다. 계속해서 실력이 쭉쭉쭉 올라갈 것 같았던 가볍고, 날렵했던 몸은 잠깐이고 근육통은 계속해서 따라다녔지만, 잠을 설칠 정도로 아픈 적은 처음이라 계속 해야되나, 말아야되나를 반복하고 있다. 30~40%의 여유를 두고 하면 마음에 차지 않고, 선생님을 따라 몸의 가동성을 넘어 욕심을 내어 운동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근육통이 온다. 강약 중간 약을 맞춰 운동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몸의 리듬에 맞춰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고, 하루 운동을 거르고 나면 나도 모르게 자기 합리화를 시켜 운동을 안 할 것이 분명하기에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아직 중년에 가까운 나이는 아니지만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고, '운동의 맛'을 알게된 소설가 가쿠다 미쓰요의 에세이는 구미가 당길 정도로 친근하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본문 디자인의 아기자기함이 엿보이는 책이다.
그녀가 이 책에서 꾸준히 한 운동은 마라톤이고, 산에서 달리는 운동과 등산, 스포츠센터, 요가, 베어풋러닝이다. 대체적으로 가쿠다 미쓰요는 소설가답게(?) 긴 호흡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도전하는 운동에 달리기가 많았다. 스포츠센터에 가볍게 발걸음으로 걸어갔지만 이내 가벼운 단상만 남겼을 뿐 취미에 없었고, 요가 역시 짧은 호흡으로 마쳤다. 가볍게 산을 산책하거나 산에서 뛰거나, 맨발로 달리기를 하는 운동에 취미를 붙여 운동을 해 나간다. 각각의 마라톤이 주는 매력과 체력에 따른 랩타임과 처음 뛰었을 때의 기록과 두번째 뛰었을 때의 기록이 점차 늘어나기는 했지만 뛰는 시간이 늘었고, 적극적으로 몸을 알아간다.
도쿄 마라톤을 비롯해 나하 마라톤을 네번 참가하고, 로테르담과 미우라 국제 시민 마라톤과 보르도의 메독 마라톤에 참가한다. 가쿠다 미쓰요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귀차니즘을 이기고 우연찮게 일로 참여하게 된 마라톤을 꾸준히 참가한다. 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녀의 이야기가 생경하게 들렸고, 각각의 랩타임과 기록들을 살피며 술을 마시지 않고 달렸을 때 몸이 더 좋아졌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싱긋~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매일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면 좋은데 사람인지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주 느껴진다. 어느 때는 잠이 쏟아지고, 어느 때는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겁다. 그럼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몸을 가꾸는 이들이 대단해 보인다. 나이에 맞는 느긋하고, 당당하고, 씩씩한 어른이 되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나이에 맞게 어른이 된다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책이다.

아직 중년의 나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쿠다 미쓰요의 즐거운 운동을 위한 어른의 여덟 가지 자세에 고개가 끄덕이지 않는다. 다만 늘, 하고자 하는 운동에 대해 몸이 따라와 주지 않는데 욕심껏 했다가 다음날 후회하지 말고 천천히, 몸에 힘을 빼고 하라는 그녀의 조언에는 동의한다. 높은 뜻 보다는 몸의 상태에 따라 강약을 잘 맞춰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남을 의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생각외로 앞과 옆에 붙어 있는 거울에 비추는 상대방의 모습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조금 더 집중하고 천천히 나를 내려놓는 자세여야 오래 운동할 수 있는 비법일까. 정체기에 만난 가쿠다 미쓰요의 짧은 호흡의 글은 그녀의 운동 체험기인 동시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운동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별하지 않지만 튼튼함 몸과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문을 여는 책. 삶의 리듬을 더 활기하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몸이 아프면 정신 조차도 가눌 수 없기에 활기하고, 경쾌하게 만드는 삶의 습관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