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가 - 달라이 라마와 유전자의 생명토론
아리 아이젠.융드룽 콘촉 지음, 김아림 옮김 / 영림카디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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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가

 

 

 

 

삶과 죽음은 우리 인간들에게 언제나 숙제이다. 우리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가책을 받아들고 목차를 살펴보면서 책의 내용을 미리 점쳐보지만, 아직은 목차만으로는 다 알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목차증에 가장 먼저 잡아끄는 제목을 먼저 펼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내 독서는 가슴에 와 닿는 순서부터 읽는 습관이 생겼다. “1장 세균도 의식을 지닌 존재인가, 2장 생명, 죽음, 그리고 희생, 3장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4장 히말라야와 티베트 사람들, 5장 생태학과 카르마, 6장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한가, 7장 명상과 새로운 질병들, 8장 과학과 종교를 넘어서로 구성된 제목들을 죽 살펴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에게서 육체가 죽음에 이르면 정말 영혼이 존재할까? 이런 물음을 정면으로 대결해서 나에게 물어보지 않고 나는 늘 회피했다. 그냥 대충 육체가 죽으면 영혼도 끝이지 뭐가 있어? 이런 답을 나는 해답으로 나에게 들려주지 않았나 싶다. 아니 솔직히 해답에 대해서는 확실한 확증이 없다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이 책은 종교인과 과학자가 융합해서 내용을 썼다고 말한다. 종교인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면서, 세균은 의식이 있을까? 세균은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면서 그들은 과학을 처음에는 믿지 않다고 과학실험하고 난 뒤에 믿게 되었다고 말한다. 살생은 안 된다고 종교는 말하지만, 생쥐 10마리로 수천 명의 목숨을 살린다면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승려들에게 생물학을 가르치는데, 수업하는 동안 통역사들은 영어로 된 단어와 개념을 티베트어로 승려들에게 전달한다. 이때 학생들을 잘 파악해야 효과적으로 통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생들은 2년에 걸쳐 티베트 불교문화를 공부했고 티베트 승려를 비롯해 승려들과 일했던 교육자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들이 이 책에 녹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죽음에 대해서, 과학적이면서 정신분석학적 두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붓다는 윤회를 말했다.

 

내세가 있다는 것은 종교에선 말하는데, 생물학적으로는 육신이 숨을 거두면 그것으로 끝일까?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고 싶다. 승려들이 세포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면서 선생들의 도움으로, 세포들이 서로 센서로 연결되어 있어 연락을 주고받는 다는 것을 이해 해갈 때, 처음 생물시간에 세포에 대해서 공부하던 것이 생각났다. 신경세포 뉴런,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뇌신경과 척수신경, 축색, 수상돌기 ... 등등 우리 몸속에 네트워크인 신경은 무수한 뉴런들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배우면서도, 그저 신기하고도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 그런 것들을 승려들이 공부를 했다니 어린 시절을 신비로움 가득하던 생물을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그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듯 하다. 얼마나 신비로운 세상이었을까?

 

티베트 고원에서 사는 유목민들과 높은 고도의 초원은 아주 밀접하게 융합되어 오랜 역사 속에 독특한 목축문화를 이뤄왔다. 바위산맥과 커다란 호수, 깊숙이 파인 계곡을 흐르는 강에 가로 막힌 채, 다채로운 환경 덕분에 무척이나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간다. 그들은 티베트 고원의 생태계의 일부로서 모든 행동과 삶, 죽음이 날씨와 바람, , 계절의 순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7세기 무렵 유목민 조상들이 불교와 그 핵심 가치를 받아들였단다. 서구에서야 환경과 인간을 분리된 존재라는 관점들이 퍼져있지만, 티베트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 생각한단다. 많은 과학자들이 티베트인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려고 노력한단다. 본인들의 분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미처 보지 못했던 과학의 가능성과 한계, 모순을 탐구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발생생물학레서 불교의 관점을 도입하면서 수정에서 죽음까지의 과정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단다. 생태학도 마찬가지란다. 과학적으로 기술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체계를 티베트 불교는 전통적 과학의 방법으로는 이해와 예측이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개념적인 공간을 터주었단다.

 

불교에서는 업보라는 개념을 통해 모든 것이 시공간을 따라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순환된다고 여긴다.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이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과학은 원인과 결과를 밝혀내는 작업에 기초를 둔다. 이것은 과학은 보통 다수의, 비선형적이고 비위계적인 원인과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과학과 불교는 관점과 공간으로 확장되지 않고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체계를 예측하거나 다루지 못한단다.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서술한 저자의 필력을 따라가다가, 문득 책장을 덮고 생각한다. 새가 한 마리 죽어 나무 아래 묻히면, 그 나무가 걸음으로 새의 영양분들을 다 빨아올려서 잎과 꽃을 피울 것이다. 잎사귀는 벌레가 먹고, 열매난 새와 다람쥐와 사람이 먹을 것이다. 그들이 싼 똥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 다시 풀과 나무로 자라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 윤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 육체는 사후 분해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내 육신으로 만들어진 내 분신은 세상에 살아남아 그의 자녀를 생산하여 그의 피를 나눠주는, 내리 사랑으로 내 후손은 계속해서 태어날 것이다. 나는 죽었지만 나의 피는 영원히 살아있게 된다. 그래서 올바르고 성실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 생각이 없다면 100여년도 안되는 유한한 인간의 삶, 너무 아까워서 어쩔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덮는다. 오랫동안 삶과 죽음에 대한 진한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오늘 커피 한 잔은 아주 진하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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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 꼭 배워야 할 인성 수업 - 현직 교사가 들려주는 가르치지 않고 깨닫게 하는 인성 교육법 27
박찬수 지음 / 라온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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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 꼭 배워야 할 인성수업

 

 

 

 

 

“1장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 2장 어른이 되기 전 꼭 배워야할 인성, 3장 사람이 먼저인 아이로 키우기, 4장 가르치지 않고 깨닫게 하는 인성 교육, 5장 함께 공감하고 경험하며 사람됨을 배우는 교실이 책의 목차를 읽다가 문득 코딩교육에 대해 이렇게 열풍이 일어나고 있나? 깜짝 놀랐다. 사실은 작년에 코딩교육을 문화센터에서 한 3개월 이상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깜짝 놀랐다. ‘그 딱딱하고 재미없는 코딩을 유치원 때부터 한다고? 아이들은 많이 놀아야 두뇌야 유연하고 창조적여지는데 ...’라 혼잣말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우리나라는 IT산업을 커다란 물줄기로 정책을 삼았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으로서, 미리 선경지명을 갖고 예견하셨던 시대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아니 이명박근혜 9년 동안 IT산업은 10년 세계 추세에 뒤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코딩교육이 열풍이라는 말이 탄식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10년 계속 IT산업을 발전시켰더라면 지금 한국은 어떠한 위치에 있을까? 아마 세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한국에 다 존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드론,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만화라고만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면서, 우리들 머릿속은 점점 더 바빠져가는데,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간의 한계 극복을 위한 이러한 것들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대해서, 과연 소모품이던 것들이 인간을 소모품화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나만 그럴까? 코딩교육 열풍이 분다는데, 왜 나는 아이들이 점점 더 바빠지고 숨 가빠지는 것이 걱정되는지 모르겠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 이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공부하고 청년 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방법은 없는 걸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인재상과 미래 사회에 갖추어야할 역량을 제시한다고 교육에 바로 반영할 수는 없다.

 

시대가 변하고 공간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성이란다.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가족은 무엇인가? 친구는 누구인가? 이웃은? 공동체란? 지역 사회와 나는 어떤 연관이 있나? 나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런 물음으로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닐까? 라고 우리에게 묻는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간에 대한 물음은 나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성적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보니 마음 나눌 선생님들이 사라지고, 아이들이 꿈을 꾸지 못하고, 여럿이 어울리기보다는 공부 속에 파묻혀 외톨이가 되어가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더더구나 없는 처지가 되어간다.

 

스마트한 시대에 살면서 우리들은 기다린다는 것이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교사나 부모들은 아이들을 좀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상처를 주고 아프게 한다.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으로는 마라톤경기 참가, 서로 의지하는 도보 여행, 함께 밥 먹으며 나누는 진심, 메모로 마음 전하기, 한복 입고 교단에 선 선생님, 군에 제자 면회 가기 등 서로 교류하면서 진심을 주고받는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리산을 오르고, 정치 현장에서 역사를 배우고,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며 체력을 단련하는 운동을 하면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삶으로 공감하며 나누는 것이 어쩌며 우리네 살아있는 것에 대한 공감이 아닐까?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들을 하나둘 실천하다보면 그것들이 내 몸 안에서 체화될 때, 사각 교실 안에서 영어 알파벳 코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생각한다.

 

건강하고 근육질 단단한 삶을 위하여, 규칙적으로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삶에 근간이 되는 건강을 잃고서 아무리 전교1등의 삶을 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인성도 그렇다. 든든하게 근육질 있는 건강한 인성을 닦았을 때 삶도 건강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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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숨 쉴 틈 - 인생의 길을 잃은 여자, 인생의 끝에 선 노인을 만나다
박소연(하늘샘) 지음, 양수리 할아버지 그림 / 베프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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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숨 쉴 틈

 

 

 

 

 

 

여자의 숨 쉴 틈이란 제목을 읽으면서, 여자가 숨을 쉴 수 없었구나, 여자, 여자라 중얼거리면서 정면으로 여자라는 이름표를 단 나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반가움으로 책장을 넘긴다. 엄마로, 아내로, 사업가로, 며느리로, 딸로 살아오면서 한 겹, 두 겹 껴입었던 갑옷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이 땅의 여자, 아니 이 지구의 여자로 태어나면 누구나 겪을 일이지만, 마음이 약해져 있는 여인에게는 버겁고 서러운 무겔 느꼈을 텐데, 그래 누가 위로 해주나? 같은 여자가 공감하고 위로의 말로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주어야지, 이런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아 책장을 단숨에 넘겨간다.

 

이 책은 구성은 “1장 나, = 돌보지 않은 날들, 나조차도 돌보지 않는 날들, 2장 여자, 사랑 여자의 숨 쉴 틈, 3장 엄마, 가족 꽃병에는 꽃무늬가 없다으로 되어 있다.

 

아이들이 먹다 남은 밥, 반찬들을 양푼에 쏟아붓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여자, 식구들이 다 나간 후 집안 청소, 빨래등 식구들 치다꺼리 하다가 지쳐 한잠 자고나면 저녁 준비를 해야하고, 저녁 먹고나면 각자 방으로 들어가면 혼자 덩그마니 TV 좀 보다가 잠자리에 들어 하루를 마치는 여자의 하루, 참 쓸쓸하기 그지 없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사소해서 존재감이 없는 여자의 하루, 그런 삶이 이 책에는 수두룩하게 나온다.

 

오래간만에 횟집으로 외식을 식구들끼리 가도, 자식들 챙기느라 부모는 제대로 회 한첨 먹기가 바쁘다. 그저 회접시 옆에 주점부리 반찬에만 입질을 할뿐, 그런 부모의 마음을 자식을 키워봐야 내 부모가 이랬구나 깨닫는다.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 할아버지 먼저 드시고 그 다음 엄마 아빠 드시고 그 다음 너희들 먹어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었을 때는 박장대소했다. 나도 앞으로 우리 딸에게 그래야겠구나.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리다 집에 오면 설거지부터 빨래, 방청소까지 하고 나면 그냥 저녁도 먹기 싫을 정도로 피곤해져서 방에 들어가 쓰러져 자는 내 모습 같아서 이 책에 나오는 여인의 마음이 공감이 되어서 끝까지 술술 읽어버렸다.

 

일과 가사일의 무게를 슬슬 조절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은 잔 꾀를 내기 시작했다. 설거지가 밀리면서 큰 들통을 사다가 물을 가득 채우고 그릇을 담그고 뚜겅을 닫아놓으라 아이와 남편에게 시키고, 이틀에 한 번씩 몰아서 설걷이를 하고, 빨래통을 큰 것을 두어서너개 놓고 빨래를 불리해서 담아 금한 것은 니들이 알아서 돌리라고 하고, 집안이 어질러져도 조금 태연하게 날잡아 청소하는 걸로 하면서부터 조금씩 내가 쉴수 있는 시간들이 생겼다. 책도 보고, 독후감도 쓰고, 조슴씩 내 시간이 생기면서 나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숨 쉴 틈을 찾았다.

 

당연하게 엄마가 해줘야 한다는 것에서, 이젠 니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니들이 해, 남편에게도 내가 없고 밥이 없으면 밥 정도는 좀 하고, 당신 빨래는 당신이 좀 세탁기에 돌려요.”라 속에 있는 말을 하던 날은 정말 속이 시원했다. 그 후 나는 빨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가 내 숨통을 터놔줘야지 남편이나 아이가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로서 내가 느끼던 어려움, 숨막힘, 외로움들이 다 묻어나서 솔직히 눈물을 흘리던 날도 있었다. 같은 여성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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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맑스 - 엥겔스가 그린 칼 맑스의 수염 없는 초상
손석춘 지음 / 시대의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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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맑스

 

 

 

 

디어 맑스를 받아들면서 학창 시절에 칼 맑스의 자본론라는 책을 빌려다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가 주장했던 것들이 그렇게 감명 깊게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이 있었나 싶다. 왜냐하면 당시 그 책을 읽는다, 쉬운 듯 하면서도 너무나 딱딱하고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고나 해야할까?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나니 새삼 반가웠다.

 

책의 구성은 “”1부 악마가 된 랍비, 2부 알려지지 않은 걸작2부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맑스의 자본론은 자본의 속성과 축적의 비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했던 기억과 함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정치를 하는 사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 직장을 다니는 사람, 대학생들, ...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을 읽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시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대학 때 교수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맑스가 말하던 공산주의가 이 세상에 정말 실현된다면, 그것은 정말 지상의 낙원 그 이상일 것이다. 그러나 소련에 레닌이 천명했던 공산주의는 맑스가 이야기하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레닌과 그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공산주의는 맑스의 공산주의가 아닌, 변질되어버린 사상이라던 말씀이 아주 오랫동안 남아있다. 이 책은 맑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덥수룩한 그의 수염으로 뒤덮인 얼굴을 모니터로 들여다보면서 참 우아한 남자다란 생각을 한다. 수염을 그렇게 멋스럽게 길러 자신의 풍모를 당당하게 세상에 드러내며 사는 그, 자본론을 읽어보면 참 많은 생각들로 가득 찬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 까마득해지는 것은 나만일까? 그는 정말 자본주의를 너무도 잘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등하지 못한 분배, 부익부, 빈익빈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 이명박에 의해 불평등 분배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현실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는 생각에 놀랄 놀자이다.

 

거기다, 금수저, 은수저, 흑수저란 자본주의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분류하는 유행어가 확산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그가 나누던 계급의식, 그것 또한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서 소름이 끼칠 정도란 생각을 한다.

 

길고긴 글을 엥겔스가 친구 맑스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맑스의 사상을, 자본론을 다 이야기하는 듯해서, 술술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겔스가 내가 만일 달라이 라마라면, 자네는 붓다일거야라는 한마디에 기절초풍이었다. 사실 진짜 맑스의 자본주의는 노동자를, 가난한 자의 고민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밑바닥에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으면 그런 책을 그는 정말 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맑스는 붓다이다란 엘겔스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엥겔스와 칼 맑스는 <공산당선언>을 공동 집필했단다. 엥겔스는 맑스의 뒤에서 경제적 지원을 했고, 맑스가 죽은 뒤 자본론에 대한 해설을 통해 이 책에 관심을 쏟게 하고 이 책이 그들의 성서라는 생각을 불어넣은 사람이 바로 엥겔스란다. 두 친구는 공동의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의존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사이였다. <오이겐 뒤링 씨의 과학변혁>(1978) 책으로 맑스의 사상을 선전하는데 기여했는데, 엥겔스 혼자 이 책을 썼단다. 이 책은 독일의 사회민주주의자들 사이에서 맑스가 차지하고 지위를 빼앗으려고 위협한 베를린대학교 교수 카를 오이겐 뒤랑의 영향력을 분쇄했다. 맑스가 죽은 뒤 맑스의 사상에 관해 제 1의 권위자로 활동했단다. 어떤 학자들은 엥겔스가 맑스의 사상을 왜곡했다 말하지만, 정작 맑스 본인은 엥겔스 때문에 자신의 관념과 견해가 중요하게 왜곡되었다 느낀 적이 없었단다.

 

맑스가 엥겔스 부인 메리가 죽었는데도 무심했던 것을 서운해 이들의 우정에 위기가 찾아왔었으나 맑스가 엥겔스가 나중에 리지와 살 때, 알뜰살뜰 리지에게 인사말을 붙이면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단다. 엥겔스와 맑스는 맑스가 죽을 때까지 서로 사상을 공유하는 친구로서맑스에게 엥겔스는 경제적 지원을 해줬고, 맑스의 사상을 대중화하는데 힘썼다. 맑스가 죽은 후에도 그의 사상에 대한 제 1 권위자가 되었다.

 

두 사람의 우정으로 태어난 맑스의 자본론은 어쩌면 성서만큼이나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이란 생명들에게는 축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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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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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 생각

 

 

 

놀았습니다. 생각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생각의 꼬리를 물며 놀았더니 생각도 나랑 놀아주기 시작했습니다.”라는 문구에 멈춰서, 미리 뭔가 틀을 만들어놓고 생각을 하면 한계가 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생각들이 자유롭게 놀게 할 때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조적인 생각이 떠올랐던 경험하였더랬다.

 

말꼬리를 잡아 생각하는 생각놀이를 생각하다가 목차를 본다. “꼬리1 늦가을 풍경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봅시다, 꼬리2 인간이 발명한 위대한 혹은 위험한 녀석들, 꼬리3 자신을 백설 공주로 착각한 토끼가 있었다는데, 꼬리4 그때 그랬다지만 지금도 꼭 그럴까, 꼬리5 ‘이라는 글자 하나를 붙들고 늘어지는 방법, 꼬리6 한 사람에겐 몇 가지 이야기가 살고 있을까, 꼬리7

 

도시의 오후를 풍경화 및 장으로 그린다면, 꼬리8 참새 이야기도 듣고 매미 이야기도 듣고, 꼬리9 커피에게 마이크를, 가위에게도 마이크를, 꼬리10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글자는, , 꼬리11 연필 내려놓고 뚜벅뚜벅 거리로 나가면, 꼬리12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풍경을 말꼬리로 잡아서 사색을 이어가는 동안 전후좌우를 시선을 옮겨가며 어떤 것들이 꿈틀대는지 살펴가며 그 모든 것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인간이 발명한 사물에 대해 시선을 비틀어 처음 보이는 사물의 능력과 모순된 다른 능력을 본다. 하나에만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 하나의 깊은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고구마 줄기 당기듯 줄줄이 당겨본다. 격언, 명언, 속담을

닥치는 대로 훔쳐와 비틀고 흔들고 뒤집어본다. 국어사전은 꼬리 물기 교과서이다. 단어 하나를 찍어 그 위에 단어, 그 아래 단어를 읽어본다. 살짝 단어들을 연결해 뱀처럼 긴 문장을 만들어본다. 문장들을 여러 토막으로 잘라 열을 만들어본다. 그때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면 그것이 열 가지 이야기를 가져온단다. 글로 그림을 그려보라. 귀에 대하 말하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서 그림을 그려 생생하게 보여줘라.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오게 하라. 동물도 말을 한다. 무조건 들어라. 나중에 그 말뜻을 이해하면 된다. 커피에게 마이크를, 가위에게도 마이크를 갖다 대줘라. 그들은 말을 한다. 설탕이 말을 하고, 컴퓨터가 말을 한단다. 질문을 하라. ? 엉뚱한 질문, 괴팍한 질문,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질문, 질문 같지 않는 질문을 하라는 저자,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을 재미있게 읽어 내려간다.

 

글쓰기란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쉬울 수도 있고,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꼬리에 꼬리는 무는 생각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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