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 인문학 - 인문학은 어떻게 자본의 포로가 되었는가?
박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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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문학

 


 

먹고 살기가 팍팍하게 나라 사정이 변화면서인문학이 삶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경영학과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전자공학과 같은 학과가 대학에서 선호되기 시작하면서 인문학을 전공해야하는 국어국문과 같은 과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취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과를 선호하게 되면서 문제는 인성을 중시하던 시대가 퇴색되어가는 듯사회 곳곳에선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살기는 좋아졌지만 인성은 바닥이라고 해야 하나인문학을 경시한데서 오는 역기능들이 사회전반에 퍼져있는 대한민국을 보면서사회 전반에 걸친 범죄들사기행각들이 대형으로 터져 사람들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회에서는 인문학이 유행이라는데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이런 현상에 발맞추듯 출판시장에서도 인문사회과학서 시장은 참담하단다사회에서 인문학이 붐을 일으켰다는데 왜 사회는 점점 더 보수화되어가는 걸까반성회의비판은 없고지식은 죽었다는 말이 횡행한다기업인문학이 시대는 경제경영서자기개발서기업입문서들이 베스트셀러로 팔린다이렇게 돈이 되는 책들을 만들려면 인문학도 상업성을 융합한 기업 인문학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한다현대를 사는 민중들의 생활은 역사적으로 경제 불평등을 겪는 극한 상황에 다다랐으나 이런 베스트셀러들은 이런 불평등에 대한 비판을 외면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우리들의 의식 통제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청년학생문예운동의 대부 격인 K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사회변혁에 대한 신심정세를 분석하는 시각문학적 역량인간적 면모 등을 존경할만한 사람이었는데나 역시 따랐다그가 1990년대 말 조금씩 일탈하기 시작했다조선일보 고위간부가 자기계발 코드가 강한 몽골 관련 책을 낸 사람이 있었다. K가 그 사람이 쓴 책을 칭찬해서 읽어보니 몽골 노마디즘을 경제 경영적 마인드와 결합시킨 책이었다.”라 저자는 말한다조선일보에서 K의 글을 볼 수 있었고 그가 조선일보를 옹호하는 말도 몇 번 들었단다그들이 신자유주의 안착에 복무했기 때문에 저자는 분노했단다저자보다도 더 투철했던 운동가들이었기 때문이란다그러한 배경이 깔려있는지도 모르고몽골의 노마디즘 책 <천개의 고원>을 읽으려 애를 썼던 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이 책의 목록은 정통 인문학 죽이기기업 인문학 탄생기업 인문학 소실 매개자기업 인문학의 경제 담론기업 인문학 정치 담론기업 인문학의 과학 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자유주의가 몰려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통 인문학을 죽이고 기업인문학을 의도적으로 열풍을 불어오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했다기업의 입맛에 맞게 인문학을 활용한 노동자들 길들이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유행하는 책은 힐링과 자기계발 책이 날개 돋치듯이 팔리고 있는 현실이다대학조차도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대학이 기업에 맞는 학위장사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통적인 인문학은 대학 내에서 점점 사라져가고사회에서도 인문학이 수많은 사람들 입술에 오르내리는데사실은 기업에 복무하는 기업 인문학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인문학 열풍이 일어나면서 평생교육이란 이름하에 도서관평생교육센터문화센터..같은 곳에서 인문학적 교육들이 유행을 하는데 이것도 국가-자본에 복무하는 시스템이란 사실에 사실 깜짝 놀랐다평생공부라는 케치프레이즈가 유행인 요즘그것 뒤에 숨어 있는 의도는 기업에 복무하기 위해서 평생공부 하게 만드는 정책이며분배불평등에 대한 개선은 되지 않고 취약계층에게 취업과 창업을 위해 교육하는 것이 사회투자복지라는 외연 장식효과를 정부의 성과 위상으로 드러내면서 두 가지 토끼를 노리는 대국민사기극이구나란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그렇게 무료로 교육하는 비용을 위해 복지혜택을 받아야할 사람들에게 가야할 돈들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또한 알게 되었다취약계층에게 교육에 대한 투자해서 다시 일터로 보내 세수를 받는 식으로또 하나는 사회복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형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은 아주 교묘한 신자유주의에서 펼치는 커다란 사기극이란 저자의 말에 난 설득이 됐다.

 

사회투자론이 사회를 민간인이 관리하게 하는 전략으로서 저자는 이야기한다이 말을 공감하는 이유가정부지원 사업을 따려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은 지원 사업은 내가 따는데일할 사람들을 채용해서 내가 받은 정부지원금으로 그들에게 월급을 정부 대신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깨달았다결과적으로 정부지원금은 나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취업자들에게 월급을 주고 관리하라는 대리인 역할이었다사실 나에게는 사업을 해서 내 노력한 만큼의 임금이나 보상은커녕 죽도록 고생을 하고도 회사가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손익계산서가 내 앞에 어른 거렸다그때부터 창업이라는 것사업이라는 것 재고하기 시작했다내가 망했을 때 아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내가 그 구렁텅이로 머리를 들이민다는 그 사실이 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사회투자국가론에서 주장하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것은 고작 불안정한 일자리직업훈련평생교육 등 일뿐이다라는 말이 맞다사회투자정책은 기껏해야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만 제공한다이 때문에 실업률이 떨어져도 빈곤 율은 오히려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복지는 사회안전망이다사람은 누구나 살다가 예기치 않게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실업빈곤재해질병장애등에 시달릴 수 있다복지는 이러한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한다사회 안전망이라는 말에서 보듯 그것은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지 일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업의 자선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씩 까먹는다. 1980년 신자유주의가 발흥한 이후자본가들은 자선사업이 자본의 축적과 자신들의 사회적 권력 증대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이때부터 자선은 수동적방어적인 것에서 능동적공격적으로 변한다지금의 박애 자본주의는 자선 행위에도 효율성과 성과 측정이라는 비즈니스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래의 자선과 뚜렷이 구별된다참내 별것을 다 성과주의로 측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정부 정책들이 특히 모든 것들을 다 성과주의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이 말이 가슴에 확 와 닿았다지원 사업이든 뭐든 정부관공서에서 하는 일들은 뭐든지 다 성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그 자체를 보면서 허와 실 간의 괴리를 느꼈는데아주 큰 공감대가 형성된다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피부로 느꼈던 모순이 아이래서 그런 괴리가 있었구나 탄식이 저저로 나왔다.

 

기부와 자선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선의와 양심 차원에서 행해진다고 알고 있다그러나 자본가는 기부나 자선은 냉정한 경영 마인드 차원에서 행해진다자선이란 이름으로 자본가는 자신의 기업을 홍보하는 차원으로 철저하게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인다자선활동은 기업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기업의 좋은 이미지는 직원 채용시장 평판장기적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회사의 이미지가 좋고그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 유능한 인재를 낮은 임금으로도 채용할 수 있고소비자도 좋은 이미지를 가진 회사의 제품을 소비하려한다기업의 이미지가 좋으면 외국 시장 진출이나 새로운 분야의 시장 진출도 용이할 것이다기업의 좋은 평판은 언제나 이익을 뜻한다.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는 2012년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취임25주년 기념행사에서 의료사업에 대해 자본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자본을 투입해 박애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을 헬스케어의료기기 사업을 포함해 의료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을 삼고 있는데 이건희는 이것을 박애 자본주의의 요람이라고 칭한 것이다이런 아전인수는 빌 게이츠에게도 발견된다. 2008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문맹자나 반문맹자가 최소한 훈련이나 도움만으로 즉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비문자 방식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농어촌 지역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방해가 되는 높은 접속 비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아프리카에 소프트웨어를 기부하고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칠 강사를 보내는 것 등 자선활동이라 칭했다그러나 이것은 자선이라기보다 투자이다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들은 계속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세계 IT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는 독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빌게이츠가 이에 대해 윈윈하는 일이라며 컴퓨터에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컴퓨터를 구입할 가능성도 늘어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인정한 바가 있다결국 기업도 이윤소비자도 이윤이 있는 자선이기도 하면서 비즈니스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자본가들은 자신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이전해놓고사회에 재산을 환원했노라 외친다그러나 공익재단에 이사회를 가진 자신의 측근이나 일가로 구성해놓고 그 돈에 대한 통제권은 여전히 자신에게 있는 거나 다름없다일반적으로 현금보다 주식부동산 등 현물로 출연한다그 현물을 유지한 채 주식 배당금이나 부동산 임대수입에서 나오는 재원을 목적 사업에 쓴다원금은 그대로 두고 거기서 나오는 이자로만 기부자선하는 꼴이다명분으로 원금이 줄면 자선활동을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 명분하에 자본가들은 출연한 원금을 굳건히 지킨다문제는 그 투자수익조차 전부 기부자선에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공익재단을 만들면 당연히 운영비가 든다그런데 이 운영비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클 경우 구린데가 많다그럴 경우 기부할 돈이 적어진다공익재단은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도 기부를 받는다설립자의 측근이 운영하게 되는데 이들은 공익재단에서 월급도 받고 차량도 지원받으며 출장 명목으로 해외도 간다이때 공익재단은 얼마든지 설립자의 측근의 복지를 위한 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최순실박근해 게이트의 중심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라는 공익재단이 있었다이를 통해 최순실은 천문학적인 불법 정치자금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대기업들에게 특혜를 주었다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떠올랐다박근혜가 박정희에게 물려받은 유무형의 자산의 관리하고그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고 오랫동안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정수장학회한국 문화재단영남학원육영재단 같은 공익재단이 있었기 때문이다전두환도 천문학적 재산을 조성하기 위해 일해재단을 만들었다이명박도 청계재단을 만들었다절세와 세탁의혹을 받고 있다.

 

공익재단은 상속증여세를 물지 않고 경영권을 편법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4.68퍼센트 2.18퍼센트씩 총 6.86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삼성생명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다이재용은 공익재단을 통해 상속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5조 4,402억 원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손아귀에 쥘 수 있었다이런 일은 다른 재벌가에서도 흔히 발견된다이쯤 되면 공익재단은 범죄의 온상이라 불러야 좋을 듯하다무엇보다 공인재단을 통해 대규모 절세가 이뤄지면 서민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어차피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은 누군가 내야 하기 때문이다그것은 부의 불평등이다자본가는 세금을 내는 것보다 공익재단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그 돈에 대한 통제권을 자신이 갖게 되기 때문이다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지는 설립자의 마음에 달렸다공익재단에도 감사가 있으나 유명무실한 거수기이거나 협력자인 경우가 많다공익재단만큼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곳은 없다.

 

정부는 세금을 걷어서 서민을 위한 정책과 복지를 실현함으로써 부의 재분배 기능을 하는데자본가가 국고로 환수될 돈을 자선을 하는 것은 정부가 갖는 부의 재분배 기능을 재단이 일부 이양 받는 것과 같다이것은 정부가 이중 배임행위를 하는 셈이다걷어야할 세금을 걷지 않은 것부의 재분배 권한을 자본가에게 넘긴 것이다기업이 세금을 내면 그것을 칭찬하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기업이 기부나 자선을 하면 명예와 권한이 쏟아진다진정한 사회 환원은 자선이 아니라 세금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맞다.

 

자본가들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용도로 공익재단을 만든다이명박이 청계재단을 만든 이유는 BBK 주가 조작 사건 때문이다. 2007년 광운대 강의 동영상이 폭로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이때 이명박은 전 재산 기부 공약을 내걸었다그 결과가 청계재단 설립이다이건희의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에버랜드전환사채CB 때문에 2006년 이 사건을 재판받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8000억 원 상당의 재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결과 삼성 이건희장학재단이 설립된 것이다빌 게이츠도 마이크로소프트가 1991년 독점금지법 위반세금 체납탈세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는데 빌 게이츠는 그때 최고경영자를 사임한 후 재단을 만들어 활동했다범죄를 저지른 자본가가 면죄부의 대가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는 것은 사회와 거래라고 봐야 한다그것도 사기성 거래다사임해도 얼마든지 공익재단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실은 소수의 재벌기업이나 초국적 기업이 국가 경제나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게 된 그 거대한 규모 때문에 사람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의하게 되었다재벌기업이나 초국적 기업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엄혹한 현실이다그것은 자본이 가진 위력이자 권리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그런데 권리만 있고 그에 걸맞은 책임이 없다면당혹스럽고 난감한 일이다.

 

자본권력이기업권력이 정부를 지배하는국가를 지배하는국민을 지배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는 시대에 사는현 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지구인들그들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다사람이 중심인인간이 중심인 정치와 국가가 되지 못한다면 인류는 경제라는 미명 아래 암울한 현재와 미래를 겪어야 한다이 책을 읽는 내내그동안의 독서를 오랜 시간 곰곰이 침잠해서 생각했다즐겁다는 유희만으로 독서를 한다는 것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독서를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그동안 생각해왔던 마음들에어떤 기류 한 줄기가 내 마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왔다마음이 영 불편했다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독서를 할 수 있을지반문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생각했다.

 

그 생각한 결과는 참혹하다늘 나를 격려하고 일으켜 세웠던 내용들이 허상이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내가 무너지는 날들이었다풀썩 주저앉아 일어날 힘도 없었다그래 한 밤중에 까미(고양이)를 데리고 오랫동안 산책하고 또 산책을 했다어떻게든 나를 추슬러야했다이 책을 지식인에게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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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격증 -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초보 엄마를 위한 28가지 조언
진이주 지음 / 라온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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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격증

 

 

 

엄마의 자격증제목을 읽는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늘 초보엄마로 헤매고 있는 내게 엄마의 자격증}이란 단어는 나를 위축시키고 뭔지 모르는 미안함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이다. 아이를 야단치며 공부를 강요하고, 스마트폰을 하지 말라고 야단치고, 컴퓨터로 게임하고 있으면 잔소리를 하고야마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냥 야단치지 말고 그냥 아이가 하는 대로 놔두고 싶어도, 그러다가 아이를 게임의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과 조바심을 하다가 결국 야단을 치는 엄마, 그런 엄마가 마냥 아이에겐 좋을 수 없겠지. 내심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마음 상하지 않으면서 잘 타이를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평범한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산다. 어떻게 해야 쌈박하게 아이의 기를 살려주면서, 올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목차는 “1장 엄마와 아이 모두 길을 잃은 대한민국, 2장 요즘 아이들,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다, 3장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로 자란다, 4장 부족한 엄마의 반성문, 5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 1:나 자신 돌아보기, 6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2:아이의 자존감 높이기로 구성되어 있다. 과연 나는 내 아이와 어떻게 하면 마음의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 생각을 머릿속에 붙들어 매면서 아이와 마음으로 대화하는 법이란 소제목에 마음이 확 끌렸다.

 

학과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려고 아이와 마주 앉으면, 어느새 속에서 부글부글 주먹만한 것이 올라오고, 아이와 울근불근하다가 결국 학원으로 아이를 보냈다. 엄마가 직접 가르친다는 것이 유치원 때의 일이지, 머리가 굵어져가면서 엄마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천지굿을 하다보면, 아이와의 관계가 고민스러워지고 마는 시간들, 고민스러웠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려고 애를 써보지만, 대화가 너무 힘들고 숨이 팍팍 막혀 포기하고 말게 된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서, 우리 아이는 천재일거라는 착각 속에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들, 이젠 그런 것들 다 포기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와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과연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는 할까? 늘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 책을 만나니, 물 만난 고기가 되어 책장을 술술 넘겼다.

 

저자는 우선 아이와 대화를 나누려면 공부를 하라고 한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엄마 스스로를 알아야 하는 것이 참 엄마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이라고 말한다. 엄마의 묵음 감정, 엄마의 심리적 안정이 되어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흔들리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굳건하게 아이를 지켜낼 수 있더라 말한다. 두 번째는 아이와 엄마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세 번째는 낮은 마음 자세를 가져야하고, 네 번째는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지 말고, 다섯 번째는 아이에게 신뢰감을 줘야하고, 여섯 번째는 아이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구별하게 하란다.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진다는 것 명심하라. 그러기 위해선 부부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 해주고, 좋아하고 존중하는 마음 확인하라, 갈등 속에선 서로의 바람 읽어내기, 부부의 공동 꿈 만들어라이렇게 항상 노력해야한단다. 발달 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는 낯선 상황 실험을 통해 아이의 양육자에 대한, 애착의 안정성을 알아냈다. 엄마와 아이에게 낯선 장소를 제시한 다음 엄마가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받을 때,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받을 때 아이가 보이는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여 애착 유형을 안정 애착, 회피 애착, 불안정 저항 애착, 혼란된 미해결 애착 등 4가지 애착 유형을 이야기를 한다.

 

안정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이런 아이는 엄마가 평소 아이의 필요에 민감하고 효과적으로 반응을 보여 낯선 상황에서도 곧 엄마가 자신을 안아주고 도와줄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엄마와 떨어졌을 때 처음에는 잠시 불안해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아 주변을 활발히 탐색하는 모습을 보인다. 탐험과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아이에게 안정감을 엄마는 반드시 주어야 한다.

 

회피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분리되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엄마가 떠난 낯선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자신이 하던 놀이를 계속한다. 엄마가 돌아와 안아주려 해도 엄마를 피하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아이는 자라면 타인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기 어렵고, 타인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생각한다. 주변 환경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거짓말을 하거나 말썽을 일으키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도 보인다.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한 사람이 되어 홀로 딴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회피형 엄마는 과거 부모에게 거절당하고 관심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상실감과 좌절감을 아이에게도 신체 접촉 욕구나 감정 표현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불안정한 저항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분리될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단다. 엄마가 보이지 않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해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괴로워하며 엄마를 찾는단다. 엄마가 돌아와 막상 안아주면 원망하면서 심하게 저항한단다. 이런 아이는 엄마가 일관성 없이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경향이 있다.

 

혼란된 미해결 애착, 이유형의 아이는 낯선 상황을 가장 싫어하고 일관되지 못한 모순 행동을 보이는 유형으로 회피 애착과 불안정 저항 애착을 모두 보여준다. 아이가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엄마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도망치는 행동을 한다. 보통 부모로부터 무시나 학대를 받은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엄마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았거나, 사별, 폭력 등의 심리적 외상 경험을 한 경우가 많다.

 

이런 내용들을 죽 보다가, 문득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바쁘게 들로 산으로 일하러 다니시는 부모님들 밑에서 5남매가 자라면서, 언제 따뜻하게 케어를 받을 수 있을까마는, 밖에서 얻어터지고 집에 울며 들어가면 엄마가 꼭 그 애를 찾아가 타이르시곤 하셨다. 물론 집에서는 내편을 들어주고 싸울 때 말을 잘 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잘 따져서 내가 옳으면 그것을

당당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내가 그르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덕분이었을까? 나는 늘 부모님 말씀처럼 밖에 나가서 당당하게 싸우고, 당당하게 사과하며 자랐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 되셔서 듬직하게 항상 곁에 있으셨다. 그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 같다. 어머니는 내 자존감을 늘 높여주셨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딸은 치아가 하얘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예쁘네,” 이 칭찬 한마디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양치질을 참 잘 했다. 그때는 양치질을 하는 것이 내겐 커다란 기쁨 자체였다. 말끔하게 닦은 이빨을 드러내며 엄마 앞에서 환하게 4 살배기 내가 웃으면 엄마는 늘 환한 미소로 화답을 하셨던 것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기 자신의 독특한 성격에 대해 안정된 느낌을 갖는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사회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통합해나가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것은 확신과 신념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일관성 있게 지속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자기 존재에 대해 인정하면서부터 엄마는 물론, 가족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을 이해해야 타인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리라. 작은 사회인 가족부터 넓은 의미의 사회인들까지 어디를 가든 함께 어울려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기 믿음이 생긴다는 것, 그래서 행복한 아이로 살아가게 도와주는 엄마, 그 엄마 스스로 자신을 들어다보는 계기, 고마움 그 자체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과 나, 그리고 아이를 함께 통합해서 바라보는 눈이 생겼다. 과거의 어린 나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아이에게는 내리 물려주는 상처가 되지 않기 위해 엄마가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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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 할까? - 하는 일보다 더 인정받는 사람의 스마트한 스피치
진성희 지음 / 라온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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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못 할까?

 

 

평소에는 말을 잘 하는데앞에서 발표할 때는 왜 잘 하지 못하는 것일까그것은 무대 공포증 때문일까아니면 준비가 부족해서 자신감이 떨어져서일까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둘 다 해당하는 것 같다왜 앞에만 나가면 어지럽고 머리가 하얘질까스티브 잡스가 무대 뒤에서 끊임없이 노력한 연습 벌레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나의 무대에서 스피치가 실패한 이유를 알겠더라그러면서 자신을 믿는 힘즉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어서 발표라도 하는 날이면 왜 그런지 강단 앞에만 서면눈앞이 캄캄해진다그래서 될 수 있으면 팀원들에게 맡기는데그렇게 맡기다보니 정작지원사업을 제안하거나 사업계획서를 PT할 때는 왜 그리 두서가 없는 내가 되는지남에게 미루지 말고 내가 능력이 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할 것을 잘못했다는 후회를 한두 번 한 것이 아니다.

 

책을 받아들자마자 술술 책장을 넘기며 읽어 내려갔다오늘날처럼 다양한 문화 속에 쾌활한 의사소통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스스로 자기를 홍보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세상이 되었기에 나 역시 어떻게 하면 나를 잘 PR하고내 회사의 사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까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스피치를 오늘도 고민하면서 이 책장을 넘긴다.

 

목차를 보니 “1장 태도:일 잘하는 사람을 이기는 말 잘하는 사람의 비밀, 2장 보고: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3장 PT: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는 마음 챙김법, 4장 PT:클라이언트의 오케이를 부르는 필수 훈련법, 5장 협상:원하는 것을 얻는 불변의 법칙, 6장 소통:말이 통하면 일이 통한다.로 구성되어 있다그 중에 가장 눈에 먼저 띄는 것은 일 잘하는 사람을 이기는 말 잘하는 사람의 비밀이 눈에 확 들어온다어쩌면 말 잘하는 동료를 부러워했던 기억이 문득 가슴 저리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무대에 섰을 때언어와 함께 비언어적 요소(바디랭귀지)들을 언급하는 저자의 문장들을 따라가면서무대공포를 이기고 PT를 잘 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발표를 하면서 청중에게 신뢰감과 호감을 높이는 바디랭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발표를 잘 하는 사람들도무대에 서면 공포를 느끼고 가슴이 떨린단다안정적으로 언어목소리바디랭귀지 총체적으로 자연스럽게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위해선 끝없는 반복 연습으로 육화해내면서 자신을 들여다보아야 발전한단다.

 

스피치 마인드로, ‘하는 방식으로 움직이려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라절대로 자신 혹은 자기 업무그 외 모든 것에 대해 미리 낙담하거나 실패 가능성을 의미하는 말을 하지 마라당신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주목하라가만히 앉아서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행동하라실패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과 행동을 합치는 데 실패한 것이다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라생각해야 원하는 것이 온다원하는 것이 다가올 때 행동해야 받을 수 있다.’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말 못 하는 자로 영원히 남고 싶다면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숨고 피하면 된다그러나 잘 하고 싶다면 사람들 앞에서 더 이상 떨고 싶지 않다면 생각부터 바꾸라태도가 바뀌고말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다.’라 강경하게 말한다뭐니 뭐니 해도 진실과 정성으로 삶을 살아낼 때 앞에 나가서 스피치를 할 때 사람들도 그 진정성을 알아채는 것이 아닐까내가 일하는 영역에 관해서 전문적으로 발표하고 발표할 기회가 있을 때 미리 갈고닦은 스피치 실력이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란다.

 

저자가 스피치를 잘하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것 중에서 영상효과반복해서 연습하는 셀프 피드백 효과청중중심의 스피치...등이 있다그 가운데 프레젠테이션에선 가장 오래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 감성을 일으키는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에 남는 감소의 정도를 일컫는 망각 곡선을 제시했다.

 


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정보를 제공하면 우리 뇌리에 오래 저장될까스토리텔링은 일방적인 정보 제공이 아니라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기 때문이다스토리텔링은 드라마영화광고뿐 아니라 대중 연설프레젠테이션 등 전달하려는 정보와 그 대상이 달라도 효과가 좋은매우 유용한 툴이다하지만 모든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을 설득하고 기억에 각인되는 것이 아니라기억에 남는 스토리가 따로 있고기억에 남는 스토리를 전하는 좋은 스토리텔러 특징이 있다좋은 스토리텔러가 되는 방법으로는 좋은 스토리가 담긴 영상을 관찰하라사진 찍고녹음하고정리하라나마의 공간에서 이야기꾼이 되어라등등 공부를 하라탁월한 언어 감각을 발휘하여 크리에이티브한 용어들을 무기로 광고들은 정말 관찰할 만한 자료이다공연장이나 전시회장에 가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녹음하고동영상으로도 저장하는 습관이 있다사지니녹음영상들을 직접 만들고 정리하다 보면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이런 자료들을 정리해두고 보면 근사한 스토리가 생각나지 않을까?


주위를 관찰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료를 모으고 나만의 공간에서 수시로 이야기꾼이 되어보면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아이컨텍은 청중의 눈을 맞출 때 2~3초간 머물러 청중이 눈을 맞춘 것을 느끼게 하라, ...이런 스피치 이야기를 읽다가내가 부족했던 PT 발표에 자료 준비와 반복 연습들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또 스피치를 잘 하려면 스피치 하는 방법을 공부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내성적인 내게 발표는 큰 콤플렉스로 다가왔다하지만 저자의 책을 읽으며 발표의 이면에 수많은 노력들이 동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만큼 노력을 통해 발표의 고수로 거듭나기 위해선피나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스피치 하는 방법을 공부하면 들리게 되고알고 들으면 다르게 들린다는 말을 저자는 우리들에게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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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 강의 - 리더십, 천 년의 지혜를 읽다
타구치 요시후미 지음, 송은애 옮김 / 미래의창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정관정요 강의

 

 

 

 

정관정요 강의를 받아들었다. “1장 힘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리더십, 2장 내 안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워라, 3장 인재 등용방법, 4장 듣는 귀와 울리는 말, 5장 사욕을 버리고 신뢰를 쌓아라, 6장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맨을 대상으로 한 도쿄 마루노우치 시티캠퍼스의 인기 강좌를 바탕으로 탄생한 정관정요 강의는 고전 의 내용을 현대 비즈니스맨을 위해 새롭게 해석해 눈길을 끈다. 시대를 초월하여 변함없는 조직론리더십의 진수를 전하는 정관정요는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이 4명의 충신들과 나눈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이다. 어질고 현명한 군주가 되기 위한 태종의 학문적 노력과 철학을 담고 있다. 태종이 사망한 후 50년이 지나서 역사가 오긍이 태종의 언행록을 정리한 정관정요를 중종에게 바쳤다고 한다. 이 책은 전 1040편으로 구성, 정관은 태종의 재위한 연호(627~649), 정요는 정치의 요체란 뜻이다.

 

유가에서는 천재지변도 황제의 책임이라고 여겼단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자신의 몸을 잘 닦고 가정을 잘 다스려야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렷다. 옛 황제들과 왕은 천재지변도 자신들 책임이라 여길 만큼 모든 언행을 조심했던 것을 엿보면서, 어제그제 TV토론 경남도지사들이 떠올랐다. 이들이 정관정요를 한 번만이라도 읽었다면, TV에 나와서 상대방을 네거티브로 모함하며 말들을 함부로 주어섬겼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법을 관대하게 하고 반대로 마음이 느슨해졌을 때는 법으로 엄격하게 단속해야한다. 시대나 사회 정세는 계속 변하는 법이니 법률 운영 방식이 역시 바뀌어야 한다. 이 대목에선 지난 9503706년 때의 법운영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게 문대통령 때는 운영되어야 하는구나 깨닫는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느슨함과 팽팽함을 구분하여 사용하란다. 전 양승태 대법원장이 박근해 청와대와 상의를 해서 재판을 하였다는 소식들이 인터넷뉴스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오늘(5.31)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참 천인공로할 일이었다. 사법부가 청와대 입맛에 따라 재판을 했다는 사실, 있을 수 없는 경천동지할 일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 법률을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였다 제멋대로 구가했다는 이야기,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

 

九德을 리더의 내면을 단련하는 방법으로 소개하는데, 음과 양이 조화를 맞춰 리더의 마음을 수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는 한 달에 1덕을 실천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9개월이 지난 후에서 9덕을 갖춘 인간이 될 수 있단다.

 

창업시기에는 용감하게 싸우는 힘이 넘치는 구성원이지만, 수성기에는 충분하게 역량을 주어진 자리에서 발휘할 수 있는 구성원이 필요하다. 영토를 확장하고 적을 쓰러뜨리는 능력보다 조직을 재정비해서 세상과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집단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요직에는 실무에 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것이 기업을 계속 이윤 창출하는 능률을 올리려면 필요하단다. 수성시기에 경계해야할 일 중 하나는 어떤 잘못을 엄격하게 지적하는 대신 눈을 감아준다. 오랜 관계에 금이 가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목표를 달성해낸 구성원들에게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이런 두 문제점이 수성기에 가장 경계할 일이란다. 리더에게 경영도 중요하지만, 인재등용도 어려운 것 같다. MB가 부하직원들이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유 중에 하나가 수십 년을 집사로 일했던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부하들을 일회용 소모품으로 여겼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때문에 부하들은 하나둘씩 신발을 거꾸로 신었다. 본인은 천문학적 숫자의 돈을 빼돌렸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하는 부하가 감옥에 가 있을 때 면회 한번 하지 않고, 부하 아내가 죽었다는데도 조문은커녕 부조 한 푼 안했다는 일화를 듣고, ,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MB는 지도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사로움을 버리고 신뢰를 지도자는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천문학적 돈을 빼돌린 MB를 추적했지만 어떻게 조사해볼 도리가 없던 검찰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준 사람이 MB의 오랜 집사 김희중였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태종에게 권만기가 상소를 했다. 선주와 요주에는 은이 수십만 톤이 되니 채굴해서 돈을 벌자고 제안을 했다. 그때 태종은 권만기를 꾸짖었다. 국가의 재정을 생각하면 기쁜 일이지만 권만기의 직책이 치서시어사로서 법을 관장하고 국가의 권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가 경제, 더 나아가서 돈 버는 일에 관여하는 것은 직무에 벗어난 행동이었던 것이다. “은혜롭게도 나는 천자라는 자리에 있소. 수십만 톤에 달하는 은을 채굴하여 막대한 수입을 얻는다 해도, 덕망 있는 인재 한 사람을 얻는 일과 비교할 수 없소. 그대는 법을 관장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뛰어난 인재를 추천하고 선을 추구해야지, 어찌하여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마시오. 법망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권세가의 위협을 막지 못하오. 그러면서 은을 채굴하다니요? 본문에 맞지 않는 계책을 좇아 이익을 쫒기만 하는 것이요?” 정권을 운영한지 10년이 지나자, 정부 내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한다는 시스템이 점점 붕괴하고 있는 찰라, 를 누구보다 중시해야할 공직자가 군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 버는 이야기를 입에 담으니, 이에 태종이 분노하여 한마디로 거절한 것이다. 리더는 부하가 직분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태종은 말하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이 책이 이렇게 가슴에 와닿다니, 시대를 초월해서 리더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것임은 틀림없다는 생각하게 됐다. 태종 시대에는 국학을 유학으로 장려했다고 한다. 부하들과 지도자층의 넓고 깊은 교양 있는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 간에 호흡을 맞추던 측근들처럼, 현대에도 이런 교양 있는 의사소통이 하기 위해 정치를 하든 기업을 경영하던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상하좌우 교양 기반을 넓혀가야 하는 것이 본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김정은이 여당의 지역선거위원장 같다라는 말을 하던 야당의 모 여성 정치인을 보면서, 참담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으로 남북평화협정을 추진해가는 과정, 온 국민이 가슴 조리며 두손 모아 기도하는 마음인데, 이 정치인은 타국인처럼 무성의하게, 무책임한 말로 어떻게 한 번 튀어볼까하는 마음으로 한 마디 내지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구태의연함에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저 XX은 누가 뽑은 거야?”라는 국민들 댓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군주에 대해, 제왕 교육에 대해 말하면서도 자녀교육에 대해 태종도 어쩔 수 없었는가 보다. 맏이를 후계자로 삼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아홉 째 아들을 태자로 책봉하는데, 훗날 태종의 부인 측천무후가 아들의 부인이 되어, 약한 이치 대신 나라를 빼앗아 결국 측천무후가 당의 왕조를 빼앗는다. 태종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렇게 나라가 뒤흔들렸지만, 태종이 나라의 근간을 단단하게 다져놨던 터라 당은 부활할 수 있었다.

 

리더의 길은 교만하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으며 유흥에 빠지지 않고 야망을 지니지 않는 것 이것이 오늘날 지도자가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행간에 오랫동안 발길이 머물다 책장을 덮는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는 함께 하는 사람보다 한 발 앞서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서 기다려주는 아량이 있어야 하고, 또 커다란 품으로 세상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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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민주주의를 찾아라 - 대의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가린 민주주의의 진짜 얼굴 비행청소년 17
장성익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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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민주주의를 찾아라

 

 

 

민주주의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라서 사라진 민주주의를 찾아라를 받아들고 민주주의에 대해 좀 더 다가가보고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들은 민주주의 국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모두들 자유와 평등, 행복할 수 있는 기회 보장, 생명에 대한 안전보장을 누리고 있을까? 얼마 전 강원랜드 입사 비리로 권성동 국회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 이는 정정당당하게 입사채용 시험을 보는 청년들의 앞길을 막고, 입사채용 압력을 넣어 권성동 자신의 사람을 강원랜드에 채용하도록 강요했다는 사실, 정말 천인공로할 일이었다. 강원랜드 입사시험에 지원한 모든 사람들이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분배와 평등, 자유, 기회균등, ...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태였다. 이처럼 민주주의는 잘못 작동되어 정치나 권력에 종종 이용된다. 우리들은 민주주의를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

 

“1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2부 민주주의는 안녕인가?, 3부 민주주의가 갈 길은?” 3부로 목차가 나뉘어져 있다.

 

마우스랜드라는 나라가 있었다. 생쥐들의 나라인데 이 나라에선 대통령을 몇 년에 한 번씩 뽑았는데, 그들이 뽑은 대통령은 생쥐가 아니라 고양이었다.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어 삶이 매번 고달파져도 여전히 생쥐들은 고양이만 뽑았다. 달라진 것은 고양이털 색깔뿐이었다. 색깔이 바뀌면 법도 바뀌었는데, 검은 고양이 정부는 쥐구멍을 고양이 발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게 커야한다는 법을 만들었다. 생쥐들은 고통에 시달리다가 흰 고양이를 새 통치자로 뽑았더니 흰 고양이는 쥐구멍을 네모지게 만드는 법을 만들었다. 네모진 쥐구멍은 둥근 쥐구멍보다 두 배 더 크게 뚫어졌다. 생쥐들은 삶이 더 위험해지고 더 고달파졌다.

 

그때 한 쥐가 홀연히 깨달았다. 고양이 대통령은 고양이만 돌볼 분 생쥐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생쥐가 통치하는 나라를 만들자고 외쳤다. 그러나 환영할 줄 알았던 다른 생쥐는 그 생쥐를 빨갱이라고 모라 감옥에 처넣었다

 

캐나다 의원 토미 더글러스가 1962년 캐나다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소개한 우화란다. 이 우화를 대하는 순간, 대한민국의 현실이 떠올랐다. 재벌 1%만을 위한 정치를 하던 MB와 박근해 정부를 생각하면서, 눈물 한 방울 뚝 떨어뜨렸다. IMF에 대해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고 감당하려할 때,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 사회적으로 생겼다. 비정규직들은 월급이 반으로 깎이면서까지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데, 그들의 월급 반을 챙긴 기업들은 그 돈을 노동자들을 위해 재투자하거나 분배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사로운 주머니를 불려주는 현상으로 근 20여년을 비정규직들은 서러움 속에 살게 되었다. MB는 경제실리주의란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고, 1% 재벌만을 위한 세금 감면법을 만들어 재벌기업들 세금을 감면해주었으나, 결코 서민들을 위한 세금 감면이나 비정규직을 정규화 하는 정책은 일체 하지 않았고, 오히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안 사사로운 주머니를 채우며 국민들은 탄압하고 억압했다. 생쥐와 고양이 이야기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고양이를 떠올리면 치가 떨린다.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는 제도를 뜻한다. 좁게는 정치체제나 통치 형태, 권력 구조 등을 가리키지요. 좀 더 넓게는 경제나 사회 시스템 같은 것들 또한 제도로서의 민주주의 개념에 포함됩니다.

2. 민주주의는 사상, 철학, 정치 원리, 사회 운영 규범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3. 민주주의는 생활양식과 문화까지도 포괄합니다. 한 사회의 집단의식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이와 관련된 삶의 윤리와 논리 같은 것들도 민주주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제도와 시스템으로서 민주주의, 사상과 정치 원리로서 민주주의, 삶과 문화로서 민주주의 ... . 민주주의는 이 모든 차원을 두루 아우른다.

 

16대 미국 대통령 링컨은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에 의한 통치를 말했다. 즉 민주주의란 인민, 곧 시민이 자신을 위해 정부(통치권력)를 세워 스스로 다스린다는 말이다. 민주주의는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서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꿈과 지혜와 의지가 아로새겨진 정치적 이상이자 공동체적 규범이며 삶의 논리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수단과 절차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 문제를 해결하고 목적을 이루는 데 더 효율적이고 간편한 방법이 있다면 민주주의는 쓸모없는 것을 여겨지지 않을까? 이것은 괜한 우려도 아니고 근거 없는 추측도 아니다. 수많은 독재자가 민주주의를 억압하면서 가장 즐겨 내세우는 구실이 경제성장과 안보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을 추진하는데 거추장스럽고 비효율적이다. 경제성장을 이룰 때까지는 잠시 민주주의는 미뤄도 된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사회 안정과 질서가 필수적이다.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 안 된다. 민주주의는 좀 제약해도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독재를 합리화한다. 민주주의를 이런 식으로 취급한다면 그 순간부터 민주주이라고 할 수 없다.

 

국민을 억압하고 탄압하면서 사당화 하여 권력을 차지하고, 사사로이 주머니를 채우는 데만 급급했던 MB와 박근해, 그들은 사사로운 탐욕을 채우기 위해 민주주의를 저버리고 국민들을 경제성장과 안보라는 이름으로 억압과 탄압의 족쇄를 채웠다. 댓글알바를 대거 동원하고, 매크로를 돌려서 정부와 각 부처가 직접 나서서 댓글조작과 여론조작에 앞장섰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위배되는 행위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억압한 행위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첫 번째 대통령 이승만은 독재와 부패를 일삼고 장기 집권을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1960년에 분노한 시민이 들고 일어난 것이 4.19혁명이다. 이승만은 망명을 외국으로 떠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혼란스러웠다. 1961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후 박정희는 18년 동안 민주주의를 짓밟았다. 1972년 유신헙법을 선포한 것은 특히 악명 높은 악행이었다.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를 없애는 것을 비롯해 민주주의를 무덤으로 몰아넣는 악법 중 악법이었다. 이에 시민 저항과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불타올랐고, 그러던 와중이던 19791026일 박정희는 부하의 총에 맞아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살아났을까? 아니다. 1980년 또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광주항쟁이 이를 상징한다. 무차별 양민 학살이라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권력을 움켜쥔 전두환 군사독재 세력은 또다시 이 나라를 캄캄한 압제의 밤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극심한 탄압 속에서도 시민 저항의 불길은 또 다시 타올랐다. 그 결정이 19876월 항쟁이다. 결국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때부터 대통령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았다. 6월 항쟁의 결과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로 노태우가 당선되고 말았다. 이때 민주화운동을 벌이던 김대중과 김영삼이 동시에 노태우와 함께 출마하는 바람에 두 사람을 따르던 정치세력들이 분열되면서, 시민의 표가 갈라졌다. 이에 어부지리로 노태우가 당선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그 바람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또 다시 비틀거렸다. 1998~2008년까지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부 시절을 겪었다. 그 뒤 503716의 보수정부가 들어섰다. 그런 다음 촛불 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새 정부가 들어섰다.

 

권력자들과 재벌기업이 결탁해서 사익을 추구에 몰두했던 716503 두 정부로 사회전반에 걸쳐 민주주의, 경제적 발전이 크게 퇴보했다. 일부 재벌기업가 권력자들만 배를 불렸을 뿐, 국민들 생활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 자한당과 바미당은 문대통령에게 경제적 낙후의 책임을 떠밀고 있다. 503716의 실책을 서민들의 허리가 휘어지는 사실을 감추고 지금 문대통령 정부에게 그 모든 것을 다 덮어씌우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을 비롯한 민중을 무자비하게 착취했다. 민중은 경제성장의 도구이자 희생양이었다. 비록 독재 정권이 경제적 성장을 했을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이었다. 가난과 불평등은 경제 안에 문제가 아니라 경제 바깥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가난과 불평등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문제이고 권력 문제이다. 경제성장으로 만들어진 부를 어떻게 분배하고 관리하고 운용할지를 경정하는 것은 정치의 몫이다. 자본의 탐욕, 기업의 횡포, 시장의 왜곡 등을 규제하고 바로잡는 것 또한 정치의 몫이다.

 

그런데 이명박과 박근해 정부는 앞장서서 자본의 탐욕에 눈이 빨갰고, 기업의 횡포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기업별 손을 들어주었고, 시장의 공정성을 왜곡하는데 규제하고 바로 잡기는커녕 장단을 맞췄다. 1%의 경제가 아니라 모두가 고루 잘사는 “99퍼센트의 경제이지, 모두가 고루 잘사는 99퍼센트의 경제이다. 정치가, 정치의 주체인 시민이 경제와 관련한 경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까닭이지요. 이것이 경제민주주의이다. 나아가서 이것이 참된 민주주의를 이루는 길이다. 가난과 불평등 문제는 경제만 잘 꾸려 나간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다. 정치를 바꾸고 권력을 바꾸어야 한다. 돈이 아닌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 되려면 좋은 국가와 좋은 권력과 좋은 정부를 만들어 내고, 좋은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경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경제민주주의가 이루고자 하는 일이다.

 

경제민주주의 크게 두 가지 측면, 하나는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경제적으로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부의 공정한 분배, 사회복지 강화, 대기업의 소유와 경영 구조 개혁, 이들 기업으로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해소, 정경유착과 특권·특혜 시스템에 철폐, 부정부패와 비리 근절 등이 과제로 꼽히는데, 경제민주주의는 이 차원을 넘어선다. 다른 하나는 노동문제가 그것이다. 노동에서 주체성과 자율성과 창조성을 되찾아야, 즉 좋은 노동을 실현해야 삶의 존엄과 인생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삶의 성숙을 이루고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하는 노동, 자기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노동,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더불어 행복해지는 노동 같은 것 아닐까?

 

 

민주주의는 까마득한 옛날에도 펼쳐진 적이 있습니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입니다. 그때 아테네 민주주의는 오래도록 민주주의에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왔습니다. 아테네 민주주의에서 배울 것들 중 핵심, 추첨(제비뽑기)민주주의 즉 직접민주주의의의 실천이다. 당시 아테네 정치의 주체는 시민이었다. 물론 여성, 노예, 외국인 등은 시민에서 배제되었다. 이런 한계를 전제로 하고 보았을 때, 아테네 민주주의에서 높게 평가할 것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공공선을 실현하는 정치적 의사 결정에 자율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아테네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공적인 정치 참여는 일상적인 행위였단다. 아테네에서 어떤 정치적 합의나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다수결의 힘이 아니었다. 재산도 아니었고, 특정 개인의 위세나 영향력도 아니었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토론이 그 절차였고, 어떤 주장과 놀 리가 공공선을 이루는데 더 걸맞은지가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공적인 정치 참여를하면서 살아야 자유를 누리고 자기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긴 아테네 시민들이었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뼈대를 이루는 핵심기관으로는 민회, 평의회, 민중법정, 행정관 등이 있다. 아테네는 만회는 약 6000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1년에 40번도 넘게 자발적으로 모여 나라의 중요한 일들을 심의하고 결정했던 아테네 민주주의의 심장이었고, 평의회에서 일할 사람 500

명을 뽑는 방식은 추첨제였는데, 법안 작성, 민회 모임 준비, 공공사업과 행정 관리 등과 같은 업무를 처리했다. 민중법정은 법령에따른 판결, 공직에 오를 시민의 자격 심사, 공직 업무와 회계에 대한 감사 등과 같은 일을 하는 곳이었다. 여기서 배심원도 구실을 하는 사람들도 추첨으로 뽑았다. 여러 가지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정책이나 법을 집행하는 행정관도 다르지 않다. 700개의 관직 가운데 대다수인 900명 정도를 추첨으로 뽑았다. 군사나 재정분야 등과 같은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100명 정도만 민회에서 선거로 뽑았다. 이렇게 추첨되어 뽑힌 공직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도 생계 걱정에서 벗어나 부담 없이 공적인 일에 참여할 수 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비롯해 나라를 이끄는 중추기관의 핵심 종사자들, 지금 우리로 치면 국회의원, 행정관료, 법관 등을 모두 제비뽑기로 정한 게 아테네 민주주의였다. 덕분에 아테네의 모든 시민은 어떤 공직이든 자기가 원하기만 하면 어렵잖게 참여해 일할 수 있었다. 추첨에서 뽑히기만 하면 되니까요.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시민 가운데 50~70퍼센트가 적어도 한 번 넘게 평의회에서 일한 것을 추정된다.

 

아테네 사람들은 왜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선거로 공직자를 뽑으면 재산이 많거나 신분이 높은 특성 계층이 권력을 독차지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정치란 특별한 능력과 자격을 갖춘 소수 전문가나 엘리트가 다른 사람들을 통치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권리이자 의무였다. 무엇보다 삶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아테나 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며 세금을 내는 생활인, 자기들의 공동체를 지키는 군인, 행정과 입법과 재판에 참여하는 공직자 등과 같은 여러 역할을 서로서로 돌아가며 말았다.

 

 

아테네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를 다스린다고 생각했다. 시민이 곧 정부라 여겼기에 시민이 정책과 법을 만들었다. 아리스토텔레서는 통치와 복종을 번갈아 하는 것을 시민의 덕으로 높이 평가했다 훌륭한 시민은 자유민답게 지배할 줄도 알고, 자유민답게 복종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덕이다.”라 그는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추첨민주주의 한 형태가 실행되고 있다. 바로 20081월부터 시행하는 국민참여 재판제도이다. 배심원들은 형사재판에 직접 참여하여 피고인에게 죄가 있는지, 죄가 있다면 어떤 법을 얼마나 내릴지를 정해야한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이런 결정을 참고해 판결을 내린다.

 

추첨민주주의가 민주주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추첨민주주의가 민주주의 이상과 본질에 잘 들어맞기 때문이다.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를 함께 융합해서 국가를 운영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무엇보다 민주주의에 대해 좀더 접근적으로 개념의 이론과 실천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잘 운영되고 있다는 대한민국, 과연 그럴까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피를 흘린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오늘날이 있게 한 선배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까지 탄핵시키기고 들어선 문정부 시대를 기대와 응원으로 나는 건너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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