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면서 깨달았던 건, 가장 큰 적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출몰한다는 점. 사실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과 직원 사이에 일을 향한 인식의 차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 사장은 생계나 다름없는 일에 모든 것이 얽매이지만, 직원은 아니다 싶으면 떠나면 되니까. 그런데 여기서부터 파생되는 책임감이나 열정의 차이가 업주 처지에선 참으로 치명적일 때가 있다. 조금만 조심했으면, 조금만 사려 깊었으면, 조금만 참았으면 거기서 멈출 상황이었는데, 그러지 않음으로써 일이 크게 번진다. 물론 대부분은 업주 관점에서다. 직원은 그만두고 나가서 다시 안 보면 그만이다.


장사를 하던 십수 년 동안 내가 봤던 사달은... 쳐다봤다고 분을 못 이겨 손님과 진심으로 물건 집어 던지기 놀이를 하거나, 출근 첫날 교육 중에 아무 말없이 출입구 앞에 유니폼 벗어 던져놓고 사라지거나, 선임자의 교육을 고까워해 바로 그만두고 가 버리거나, 자신은 얼마나 잘났는지 모르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대놓고 무시하거나, 친구들을 불러 모아 매장 카운터 앞 공간에 모여 앉아 친목을 다지거나. 신규로 채용했지만 연락도 없이 안 나오는 건 일상다반사였고, 퇴근 후 메시지로 내일부터 못 나간다고 통보받은 경우도 수두룩하다. 처음엔 기가 차서 연락도 해 보고 설득도 해 봤지만, 어느 순간부턴 그러려니 했다. 그 이후 내게 돌아오는 건 업무량의 폭주. 하루 3시간씩 자면서 두 달 가까이 일해보기도 했고, 명절 연휴엔 48시간을 매장에서 보낸 적도 있다. 잠이 부족해 지하철에서 서서 졸다가 무릎이 꺾여 바닥에 넘어져 보기도 했다. 창피? 일어서서 손잡이 붙들고 다시 조느라 그런 거 느낄 새도 없었다.


당연히 선물 같았던 좋은 근무자들도 많았다. 반대로 쓰레기 같은 업주들도 많다는 것 역시 안다. 하지만 모든 경험을 압도하는 기억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빌어먹을 기억들. 지금은 장사를 때려치우고 남의 밑에서 일하지만, 바로 그 ‘남’이 겪는 최근 상황들이 남 일 같지 않아 예전 일들을 떠올리고 말았다. 자영업자들 대부분은 미래의 건강을 현재로 끌어와서 쓴다. 그만큼 육체와 정신을 혹사하기 마련이다. 부디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잘 맞추었으면 한다. 빌어먹게 날씨도 다시 한여름으로 회귀했다. 더위와 기억이 서로 뒤엉켜 만든 진흙탕에 발이 빠진 채 머리만 긁적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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