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는 보통 자기 영역을 벗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병원에 데려갈 때마다 한바탕 난리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이 녀석은 의사 선생님을 굉장히 무서워한다. 스스로는 부정하는 것 같지만. ***


(선생님) 응? 살이 쪘나요? 동글동글해졌는데? 몸무게 먼저 측정할게요.

...

(선생님) 4kg? 지난번이랑 똑같네?

얘가... 여기만 오면 앞뒤론 이만큼 줄어들고 양옆으론 이만큼 늘어나는 거 같아요. 하도 겁을 먹고 웅크려서.

(선생님) 아~


나 겁 안 먹었다. 내가 우리 집에서 왕이다, 왕! 겁을 먹기는. 그니까... 병원 올 때 아저씨 힘들까 봐 목을 집에다 떼어놓고 와서 그런다! 토끼도 간을 빼놓고 다니잖냐? 고양이도 그 정돈 할 수 있다고. 와우... 귓구멍에 왜 그런 걸 쑤셔 넣고...


(선생님) 이렇게 닦아내니까 시원하지? 아이구, 착해라.


우웅. 우우웅. 선생님아 그만 해라, 나 진짜 화낸다.


(선생님) 알았어, 금방 끝낼게. 한 번만 더 하자.


우웅. 우우웅. 나 진짜 진짜 화낸다. 나 겁대가리 없는 고양이다, 선생님아.


(선생님) 어유, 다 했다. 다 했으니까, 딱 한 번만 더 닦자.


우웅. 우우웅. 이제 금방 화낸다. 화내면 나 진짜 무섭다!


(선생님) 끝났다. 이제 집에 가자.


(후다닥. 이동장에 스스로 뛰어 들어감) 운 좋았다, 선생님아. 한 번만 더 했으면 나 진짜 화냈을 거다. 냥. 쩝.


(집으로 복귀. 이동장 밖으로 뛰쳐나옴. 길이, 부피 정상 회복.)


냐아옹. 간식! 냐아옹. 병원 갔다 왔으니까 먹을 거 내놔라!


"왜? 선생님한테 그렇게 소리를 질러보지 그랬어? 밖에선 꼼짝도 못 하더니만."


내가 목을 집에다 떼어놓고 가서 그런 거잖아! 목만 제대로 붙어 있었으면 다 뒤집어 놨을 거라고!


"아, 눼눼."


뭐냐, 그 요상한 발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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