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여름으로 돌진 중이라 아침 햇살이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도 고양이 녀석은 아침마다 햇볕에 몸을 내맡긴다. 간식 내놓으라고 졸졸 따라다니던 녀석은 사라지고 내가 뭘 하든 열심히 몸단장 중이다. 등도 핥고, 배도 핥고, 꼬리도 핥고. 발 사탕 먹으면서 얄미움도 한 사발 투척하고. 아우, 저거, 저거. 한참을 그러더니 햇볕이 뜨거웠는지 슬금슬금 자리를 옮긴다. 상체는 햇볕에, 하체는 그늘에. (얘네들 상·하체 구분은 어떻게 되지?) 덥기는 한데 볕을 포기하긴 싫어서 내린 애매한 결단.


고양이만 그럴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해서든, 원치 않든 어떤 상황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위치를 잡을 때가 있다. 당장은 괜찮으니, 위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외줄을 타고 삶을 가로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뭐, 그런 게 인생이긴 하지. 열정과 냉정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는 것. 우린 외면하거나 안도하지만, 한 발이라도 담그고 있다면 삶은 그 발을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너무 거대해서 인식조차 못 하지만 삶은 잔인할 정도로 치밀하고 세심한 것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결국 해가 들지 않는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발 하나에 턱을 괴고 온몸을 바닥에 붙인 채 누워있다. 햇볕에 완전히 녹아내려서 흐물흐물해지기 직전에 빠져나온 모양이다. 다시 여름이 오고 있다. 여전히 삶의 한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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