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한테 물려받았던 내 방 천장은 묘하게 뒤틀린 상태였다. 물이 샌 적은 없었지만 아마도 습함과 건조함이 반복되면서 형태에 변형이 생겼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벽면과 맞닿아 있어야 할 부분이 들뜨면서 천장 내부가 살짝 들여다보였다. 그런데 그 틈새가 하필 침대가 놓인 윗부분. 아무 일 없이 잘 지냈다. 그러려니 하면서. 시간이 흘러 20대가 되었다. 잠결에 무언가 내 목덜미를 타고 넘어가는 걸 느꼈다. 얼른 일어나 불을 켜고 살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잠결에 잘못된 감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자기 전에 항상 그 틈새를 뚫어져라 바라보곤 했다. 그렇게 잠들면 꿈에선 바퀴벌레가 틈새를 통해서 쏟아져 나왔다.


지금 우리 집엔 패브릭 소파가 있다. 얼마 전에 알았지만, 실오라기 하나가 툭 튀어나온 게 거슬린다. 아마 고양이 발톱에 걸려서 삐져나온 모양이다. 저 정도로 끝일까? 더 풀려서 구멍까지 나려나? 캣타워에 걸터앉아 앞발을 핥고 있는 고양이를 힐끔거리며 가늠해 본다. 가위로 자르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뒤로 미루기만 한다. 예전 천장 틈새에 비하면 일도 아닌데.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른다. 다시 안으로 밀려들어 가길 바라는 것처럼. 해결이 안 된다는 걸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또 한 번 꾹 누르고 손을 뗀다. 실오라기는 다시 고개를 든다. 고양이가 움직이는 실오라기를 쳐다본다.


우리 집엔 패브릭 소파가 있다. 내 안엔 잠재된 불안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