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의 폭풍 2 - 얼음과 불의 노래 3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에 분량이 많아서 미뤄두었던 책을 드디어 꺼내들었다.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거의 1,000페이지에 가까운 이책 때문에 또 다시 다른 책들은 눈에도 들어오지 않고, 7왕국 속 인물들에 빠져버렸다.  이럴줄 알았는데, 결국 이럴 줄 알면서도 책에 빠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음을 고백한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왜 읽냐고?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걸 마약이라고 하던가?  이렇게 밤을 세우고 또 하루가 엉망이 될질 알면서도 책에 빠져드는 나는 뭘까?  그렇게 읽고는 이 짜릿함에 몸서리 치고, 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엄청난 작가가 만들어 낸 세상이 궁금하고, 또 다른 작가들이 만들어 낸 세상이 궁금해서 말이다.

 

 

 

『성검의 폭풍 2』의 중반부까지 드라마로 나왔다.  책 읽을 시간은 없고, 내용은 궁금하고 결국 드라마를 봤었는데, 미드속 주인공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정말 말도 안되게 끝내주는게 아닌가?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펼친 책 속 세계는 미드에서 펼쳐진 세상보다 더 짜릿하게 다가온다.  어떻게 이런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지?  골고루 모든 인물들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검의 폭풍』후반부로 가면서 안보이는 인물이 보일것이다.  스타크 가문의 캐틀린.  캘틀린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미드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이 내용이 끝내준다.

 

대너리스 / 아리아 / 자이메 / 캐틀린 / 샘웰 / 아리아 / 존 / 캐틀린 / 아리아 / 캐틀린 / 아리아 / 티리온 / 다보스 / 존 / 브랜 / 대너리스 / 티리온 / 산사 / 티리온 / 산사 / 자이메 / 다보스 / 존 / 아리아 / 티리온 / 자이메 / 산사 / 존 / 티리온 / 대너리스 / 자이메 / 존 / 아리아 / 샘웰 / 존 / 티리온 / 샘웰 / 존 / 산사 / 에필로그

 

"저주받은 이유는 살인을 저지른 때문이 아니었어." 낸 할 멈은 그렇게 말했다.  "안달 왕에게 자기 아들의 살로 만든 파이를 먹게 해서도 아니었지.  복수의 권리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다만 자기 집에 손님으로 온 손님을 죽였기 때문이야.  그 죄만큼은 신들도 용서할 수 없었던 게지." (p.311)

 

  요즘 등장인물을 툭하면 죽이는 드라마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아무런 연관성도 없이 등장인물들을 죽여서 말이 많은데, '왕좌의 게임'시리즈 중 인물들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죽어버리니, 이 이야기의 진행방향을 알 수가 없게 만들어 버린다.  『성검의 폭풍』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피의 결혼식'이다.  왈더의 딸과 결혼하기로 한 롭이 다른 여인과 결혼을 하면서 캐틀린은 그녀의 동생 에드무레를 왈더가와 맺어주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으로 초대되어진 그들에게 닥친 운명은 낸 할멈이 옛날 이야기를 꺼낸것처럼 잔인한 피의 축제가 이어진다.  롭과 캐틀린의 죽음.  한축을 이룬 인물이 이렇게 사라져 버렸다.

 

  철없는 왕 조프리는 얼마나 신이 났는지, 외숙모에게 배신자의 머리에 입을 맞추게 할 계획을 세운다. 열세살 어린왕은 참 지멋데로다. 어린아이임에도 완벽한 악역으로 나오는 조프리. 조프리 덕분에 티리온이 근사해 보이긴 하지만, 임프 티리온과 결혼한 산사는 뭐라고 해야할까?  어린아이들 아닌가?  열세살에 티리온의 아내가 된 산사.  이제 그녀 곁에 누가 남아있일까?  조프리의 결혼식. 『성검의 폭풍』에 나오는 두번의 결혼식은 모두 죽음이 뒤따르는 결혼식이다.  조프리가 죽었다.  야호~를 외쳐야 할까?  그리고 죽음 후에 자이메가 돌아왔다.

 

                               (출처: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 3> 중 '자이메와 브리엔느')

 

"자이메, 왜 그랬어요?" 브리엔느가 불쑥 물었다.  그녀는 비단과 레이스 차림을 하고 있어도 여자답게 보이기보다는 가운을 걸친 사내꼴에 가까워 보였다. "고맙긴 한데... 먼 길을 되돌아온 이유가 뭔가요? 짖궃은 농담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자이메는 단지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짤막하게 한마디 던졌다.  " 당신을 꿈에서 보았거든." (p.87)

 

  이건 또 뭐야?  자이메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그려놓아도 되는걸까?  곰이 훨씬 중요한 바르고 호트에게서 '타스의 처녀'브리엔느를 구한 자이메.  이 남자가 『성검의 폭풍』을 통해서 매력적인 인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브렌을 탑에서 떨어트리고 근친상간으로 조프리와 토멘을 낳은 이 남자가 오른쪽 손을 잃더니 묘하게 변했다.  자이메가 궁금해 지기 시작한다.  이 남자 도대체 뭐야?  그리고 밝혀지기 시작하는 진실들..  "그 빌어먹을 단검 때문에 티리온이 죽을 뻔했어.  이 모든 게 조프리의 소행임을 알았다면, 그런 이유로 자신이..." (p.704) 자이메가 브렌에게 칼을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조프리란다.  그럴수도 있는 녀석이지. 조프리는...

 

  세븐킹덤에 이들만 있는게 아니다.  대너리스의 드레곤들은 점점 커지고, 그녀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들은 예언. '당신은 세 번에 걸쳐 배신당할 거야.  한 번은 피 때문에, 또 한번은 재물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 때문에." (p.683). 여왕이라 이름 불리지만, 대너리스 역시 소녀다. 아이를 낳았었기에 뜨거운 몸을 주체할 수 없어 조라가 눈에 들어오기도 하는 그런 소녀다.  이소녀가 세븐킹덤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사랑보다는 자신의 운명을 믿는 여왕. 그녀가 믿던 조라를 떠나보냈는데, 이게 조라와의 끝인지도 알수가 없다. 워낙에 많은 변수가 숨겨져 있는 곳이 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누구도 쉽게 생각할 수 없지만, 한번 빠진 후에는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 이곳이다. 

 

"창녀가 아니었다.  널 위해서 몸값을 치른 것도 아니고,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거짓말을 했을 뿐이야.  타샤는... 겉보기와 하나도 다른 게 없지.  어느 소작인의 딸이었어.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게 전부다."  (p.810)

 

  자신을 지탱했던 모든것이 무너지는 순간이 이런것일 것이다.  진실이라 믿었던 것이 진실이 아님을 알게되고, 자신의 삶이 빈껍데기처럼 되어버린 티리온.  이 장엄한 이야기는 티리온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게 끝이구나 싶을때 또 다른 패를 꺼내어 놀라게 하는 재주가 너무나 많는 작가는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떠내놓는다.  조프리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 버린 산사, 까마귀의 우두머리가 된 존 스노우경, 누구를 찾아가야할지 방황하는 아리아, 서머를 통해 세상을 보는 브랜과 잊혀져버린 막내동생.  그리고 티리온의 반격. 한번도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티리온이 어떻게 나왔을지는 이야기 할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히든카드.  이 카드를 어떻게 꺼내서 이야기해야할까?  아직 드라마 방영도 하지 않았으니 감추어둬야 겠다.  이 카드가 몰고 올 파장은 어마어마하니 말이다.  예측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꺼내놓는 조지 R.R. 마틴 필력에 존경을 표하기에 마땅한 《왕좌의 게임》시리즈는 역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간은 단 5일. 교사와 학생, 학부모, 형사, 기자 등 모든 관계자가 모인 교내 법정에서 엇갈린 증언으로 사건이 새롭게 재구성된다.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안을 유유히 떠다닌 고독, 반항, 자책, 질투의 감정. 사춘기라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는 아이들이 각자 가슴속에 간직해온 비밀들. 이윽고 사건의 열쇠를 쥔 마지막 증인의 등장에 법정은 크게 술렁인다. 크리스마스이브 밤에 벌어진 목숨을 건 위험한 게임의 종착지. 배심원들의 천칭은 과연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가? (출판사 소개글 중에서)

 

 

  출판사에서 책 소개글로 쓴 이 간략한 글 속에 '솔로몬의 위증'3권에 대한 모든 내용이 들어있다.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뒷모습을 보이고 앉아 있는 표지만으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났다.  책을 읽기 전이라면 뭔가 있구나 했지만, 이 호흡긴 이야기를 가슴 졸이며 읽어오던 책장을 덮어 버린 지금 가장 깔끔하게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저 책 표지구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미미여사의 책들은 확실히 일러스트가 뛰어나다.   예전작인 '모방범'도 일본판보다는 한국판의 일러스트가 딱 '모방범'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솔로몬의 위증'의 일본판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판은 이야기의 주제와 결론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왜 저희가 굳이 '법정'이라는 장을 만들어 본건을 논의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기로 결정했는가." (p.21)

 

  드디어 법정 공방전이 펼쳐진다.  왜 굳이 법정이어야만 했는가?  하지만 아이들이 논의하고자 하는것은 누군가의 잘못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닌, 진실을 밝히려 하는 것이라고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은 이야기를,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은 거라고요!!!' 라는 울림을 펼치고 싶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  12월 24일,그날 밤 얼어붙은 학교 옥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가시와기 다쿠야의 죽음뒤에 숨어있는 진실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학교내에서 부정적인 쪽으로 유명한 오이데 슌지는 공상이든 거짓이든 관계없이 가시와기의 죽음에 관련이 있는것 처럼 보이고, 고발장은 오이데 슌지를 콕 찝어서 범인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오이데와 가시와기의 죽음에 관련된 공방전이 조토3중학교 3학년 아이들을 통해서 불꽃튀기는 접전을 보이기 시작한다.

 

  오이데와 가시와기를 봤다는 증인이 입을 열었다.  그들을 본 아이, 그를 만나지 않았다는 아이. 이 법정에서 누군가 한명은 위증을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위증인진 아무도 알수가 없다.  단 5일간의 법정 싸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사건은 학교안에서 꽁꽁 감추어진채로 벌어진다.  이 아이들이 정말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일까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질문을 하고 그 질문들 속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걱정이 묻어나는 것을 아이들은 느끼면서 어느 한 아이도 존재 가치가 없는 아이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변호인을 맡고있는 간바라 가즈히코와 노다 게이치,  검사쪽을 맡고있는 후지노 료코와 사사키 고로, 하기오 가즈미. 판사의 이노우에 야스오와 법원정리를 맡은 야마자키 신고와 아홉명의 배심원 - 다케다 가즈토시(배심원장, 농구구에이스), 오마야다 오사무(장기부주장), 고사카 유키오 (타쿠야와 같은반), 구라타 마리코 (유키오 절친), 가쓰키 게이코 (오이데 전 여친), 가마타 노리코 (야요이 친구), 미조구치 야요이, 야마노 가나메(음악부, 아사이 마쓰코 친구), 하라다 히토시(입시를 위해 배심원이 됨).

 

"이 재판에서는 아무도 이길 수 없어."... " 모두 상처투성이야. 진흙탕에 빠졌어. 얻을 게 하나도 없어.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둘 순 없으니까.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니까 다들 노력하는 거야. 올바른 일을 하고 싶으니까" (p.404)

 

  아이들은 처음부터 고발장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았고, 오이데가 아무리 불량학생이지만 가시와기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이 아이들에게는 '법정'에서의 재판이 필요했다.  5일간의 재판.  첫째날. 구스야마 교이치, 노다 겐이치, 쓰자키 마사오교장(콩너구리), 도바시 유키코, 가시와기 노리유키(가시와기 타쿠야 부친), 모기 에스오, 가시와기 히로유키(타쿠야의 형) / 둘째날, 사사키 레이코(청소년과 형사), 이구치 미쓰루, 단노 미술선생, 고다마 유리(HBS계약직), 오자키 (양호선생) / 세째날 (비공개재판), 미야케 주리, 하시다 유타로 그리고 가키우치 미나에 / 넷째날, 마스이 노조무(4중학교 학생), 곤노 쓰토무, 오이데 슌지 / 다섯째날 (휴정) / 마지막날, 다키자와 스구루(전 다키자와 학원장), 고바야시 슈조(고바야시 가전제품점) 그리고 마지막 증인.

 

"네 과거, 부모님과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그런데도 여전히 살아 있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 너 같은 일을 겪은 인간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그건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다. 진심이다. 네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로 살아가는 데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p.569)

 

  재판의 마지막 날, 마지막 증인의 증언으로 사건의 진실은 모두 표면위로 흘러나온다.  어느 누구도 승자가 아닌 싸움은 드디어 끝이 났고, 엄청난 사건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게 펑하고 터트려진다. 배심원단은 이 사건을 어떻게 마무리 할것인가?  아무리 이 아이들이 중학교 아이들 답지 않게 조숙하고 똑똑하다 할지라도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중학교 아이들일 뿐이었다.  연약한 어린 철학자의 죽음은 그가 꿈꾸는 유토피아속 세계 속 중심을 친구의 입을 통해서 보여지면서 아이들은 믿기 힘들정도의 고뇌를 동반한 재판으로 끝을 낸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야기 한다. "그 재판이 끝나고, 저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20년 뒤 조토 3중학교의 선생님으로 돌아온 노다 겐이치의 입을 통해서 이야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공상이 버젓이 활개를 친 획일교육이라는 하나의 잣대 아래서 외모나 신체적 능력, 사교성 등으로 배척당하고 공격당하는 곳.  엄연한 '악'이 존재하지만 누구도 '악'이라 지적하지 않고, 누구도 '왜 그런 짓을 하느냐'고 반문하지 않던 금단의 구역. 학교.  그곳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아이들 스스로에게 생각을 하게 만들고 내가 아닌 너를 생각하게 만든다.  모두들 고발장의 발신인이 미야케 쥬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왜'라는 질문은 하지 않았고, '나쁜 아이'라는 인식만 강하게 풍기고 있을때, 간바라는 오이데에게 '왜 미야케가 그럴수 밖에 없었는가'를 이야기 한다.  누군가를 정죄하기 위한 '법정'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이런 친구도 있구나를 깨닫게 하는 곳. 그곳이 미미 여사가 만들어 낸 『솔로몬의 위증』이었다.  너무 길어서 지루한 면이 없진 않지만, 읽는 내내 아이들에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고, 내 기준에는 『모방범』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었다.  꽤나 오랬동안 읽은 후에 느낌은... 읽길 정말 잘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3 - 사라진 섬의 비밀 오랑우탄 클럽 3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이영미 옮김, 정진희 그림 / 비룡소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 입으로 명탐정이라 떠들어대는 상식 빵점의 탐정 유메미즈 기요시로와 독서를 즐기는 이와사키 아이, 스포츠가 특기인 이와사키 마이, 신문 읽기를 좋아하는 이와시키 미이가 펼치는 '괴짜탐정의 사건노트'의 시즌 1, 세번째 이야기는 '사라진 섬의 비밀'이다.  툭하면 먹는것도 잊어 버리기 일쑤이지만 이와사키씨집에서 밥을 먹을때는 염치도 없이 무조건 먹고 보는 유메미즈가 이번엔 영화를 찍으러 소세이지마 섬에 들어가는 세 쌍둥이를 따라서 유람선을 탔다.  그곳에서 자신이 아니면 해결이 불가능한 사건이 벌어질거라는 협박을 반노 그룹 회장인 반노 요시쓰네에게 떼를 써서 말이다.

 

 

  세 쌍둥이가 없으면 밥을 챙겨 줄 사람도, 놀아 줄 사람도 없으니 무조건 따라간다고 떼를 썼겠지만, 반노 요시쓰네는 어째서 이 말도 안되는 명탐정을 자신의 유람선에 태웠을까? 어쨌든, 그가 가는곳에 사건이 있다.  전혀 사건 해결이 불가능할것 같은 명탐정이 펼치는 사건 해결과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사건노트를 쓰긴 할까?  쓴다면 유메미즈 기요시로가 썼을 리는 없을 것이다.  문예반에 독서를 즐기는 이와사키 아이가 유력하긴 한데, 알 수는 없다.  누가 이글을 쓰고 있지?

 

  반노 그룹에서 반노 영화사를 만들었단다.  반노 영화사의 첫작품을 감독하는 이는 반노 모토키. 반노 그룹 사장이다.  이제 함께 영화를 찍는 인물들을 살펴보자. 친구 사이인 조감독 오카무라. 카메라 담당 고토, 음향담당 모리. 남자 주인공에 도리야마 료지, 여자 주인공에 이케무라 하루미, 프랑스 뮤지션 소피와 신원을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촬영팀 도우미 도카이도, 그리고 반노 가의 집사인 바토라씨. 이들이 찍는 영화는 소세이지마 섬의 무월관을 배경으로 한다.

 

  반노 그룹에 섬인 소세이지마 섬에 무월관은 팔십억 엔이란 엄청난 돈이 들어간 곳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유람선과 함께 소세이지마 섬에 들어가자마자 사건이 터지기 시작한다.  눈앞에서 유람선이 폭발하고 전화기의 선이 끊어진채로 발견된다.  무슨일이 벌어지는 걸까?  여자 주인공인 이케무라 하루미가 사라지면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다음날 나타난 하루미. 저택과 다른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주장을 하고, 이 모든것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히기 시작한다.

 

외딴 섬에서 사람이 사라진다.  산이 사라진다. 그리고 저택이 사라지고, 섬이 사라진다....  소세이지마의 전설 속 귀신이 되살아난다. (p.59)

 

  외딴 섬에 전해지는 쌍둥이 형제의 귀신전설. 집사인 바토라씨가 들려주는 뿔딸린 형과 쌍둥이 동생의 죽음과 연관된 섬은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역시 우리의 명탐정님은 먹기에 바쁘다. 바토라씨를 졸라서 하루 종일 먹고 책읽고,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벌써 해결했다고 하니 믿어도 되는 걸까?  그리고 이곳에 있는 또 하나의 전설.  '죽어야 할 때 죽은 사람은 부처가 된다.  죽지 못한 사람은 귀신이 된다.  살아 있는 귀신이 된다.  귀신, 이곳에서 탄생한다.' (p.207)

 

  뒤죽박죽 엉망이 될것 같은 사건 해결은 명탐정에게 맡기면 된다. 쌍둥이 형제가 죽은 후 섬이 되었다면 쌍둥이 섬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명탐정. 그렇지..?  그렇담 섬이 두개?  뿔달린 형은 산이 있는 섬이 되었을 거고, 동생은 산이 없는 산이 되었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 무월관이 움직일수 있는 건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소세이시마섬에서 발생한 비밀은 영화의 예고편으로 돌풍을 일으킨다. 역시, 명탐정! 하지만, 이렇게 끝난다면 지금까지 읽은 '괴짜탐정의 사건노트'와 다르다. 분명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숨겨진 진실은 그냥 그대로 숨기고 싶어하는 명탐정이 반노 요시쓰 회장에게 보내는 연화장으로 숨겨진 진실은 비밀이 된다.  

 

'산을 사라지게 한 것은 영화로 겨우 몇 억 엔 정도 이익을 내기 위한 게 아닙니다.  반노 그룹은 무월관을 짓기 위해 무려 팔십억 엔이란 엄청난 돈을 썼으니까요.  '귀신의 뿔을 손에 넣은 사람은 행복해진다.' 산에는 레어 메탈이 매장되어 있었습니다.  '영화 촬영'이라는 스카프를 둘러 주었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항해서 벌인 전쟁이었다는 것을.  당신은 국가를 신용할 수 없었던 겁니다.' (p.267)

 

  죽은자와 살아 있는 귀신이 된 사람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얻은 것을 빼앗긴 사람들. 그 살아있는 귀신들이 만들어 낸 화려한 스카프.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화를 낼만도 한데, 그럴 수 없는 이유를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그들이 탈세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리 부유하다고 해도 귀신이 되어 버린 사람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으니 말이다.  명탐정이 믿고 있는 반노 회장의 선택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사장대로 와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하고 의심을 하는 걸 보니 난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뱀주인자리는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야.  그 별자리의 주인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뛰어난 의술의 소유자였다고 해.' (p.20)

 

  정말 뱀주인자리가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자리가 있나하고 찾아봤더니, 황도 제13 자리 별자리로 주목받기 시작한 별자리란다.  3,000년 만에 '뱀주인자리'를 발견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별자리가 바꼈다니 예전에 별점 봤던 사람들은 어쩔까나.  13성좌로는 11월 30일~12월 17일라고 하니 겨울 별자리지만, 별자리는 반대로 보이기때문에 여름에만 볼수 있다고 하니 여름에 겨울 별자리를 만나는 것이 꼭 견우와 직녀같다.  이 자리의 가장 아래 부근은 뱀자리와 공유한다고 하고, 그다지 밝은 별은 없지만,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뱀주인자리』덕분에 별자리 공부를 하게 되니 책 읽는 재미가 이런 것 같다.  

 

 

  얼마전에 발견되었다고 하지만, 100여년 전 뱀주인자리를 타고난 주인공 하신우는 무오년에 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에 걸려 뱀파이어가 되어 차갑게 굳은 심장을 안고 살아왔단다.  우리나라에 뱀파이어라니, 무서워해야할까?  요즘은 워낙 뱀파이어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인지, 두려움보다는 매력적인 남주가 먼저 생각났다.  '트와일라잇'시리즈속 뱀파이어 처럼 잘생기고, 사람이 갖지 못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뱀주인자리』의 하신우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사람들 보다 훨씬 높고 멀리 뛸 수 있고, 볼 수 있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하신우.  물론 이 남자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면 외로울 것이다. 무오년에 하신우에게 덮쳤던 스페인 독감은 그의 가족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4형제 중 신우, 진우, 승윤이 뱀파이어가 되었고 막내 동생 준우만 피해갔지만, 준우의 딸 유민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서 준우는 인위적으로 어린 유민을 신우의 피로 뱀파이어로 만든다. 하지만, 인위적인 뱀파이어는 하반신 마비라는 후유증을 유민에게 안기게 된다.

 

  심장과 영혼으로 이어져 평생 영원히 함께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반려를 『뱀주인자리』는 이야기를 한다.  '트와일라잇'속 '각성'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신우는 반려자의 피를 흡혈함으로써 그녀를 뱀파이어로 살려낼 수 있다는 고서의 내용을 읽고, 과거 그녀의 연인이었던 운하의 피를 흡혈한다. 하지만 처음 맛보는 피의 맛에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결국 운하를 죽이고 만다. 그 죄책감에 신우는 다시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기로 다짐하면서 죽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매혹적인 피가 죽은 고목을 살려내는 것을 보고,  그 피의 주인공을 '천사'라고 명명하고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신우의 쌍둥이 동생 진우는 이엘이라는 이름으로 얼굴없는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엘은 신우에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뱀파이어 형제들과 자신의 딸을 위해 준수는 뱀파이어들의 본능을 조절하기 위해 만든 특수한 알약 '이브', 후각을 조절해 인간의 체취에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아담',  혈액 팩에 들어있는 인간의 피 '애플'을  만들어 내고, 오직 자신의 딸을 다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100년이 넘는 삶을 살아간다.  쌍둥이는 사랑도 같은지, 이엘은 신우의 사랑인 운하를 사랑했었고, 그녀의 죽음으로 신우와의 관계는 점점 엇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엘이 20년간 돌봐주던 수안.  얼굴을 감춘 이엘을 '산타'라 부르던 수안.  이엘은 수안의 '산타'였기에 숨어서 그녀를 돌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신우가 '천사'라는 이름으로 수안을 찾기 전까지.

 

  사랑은 왜 이렇게 엇나가기만 하는 걸까? '산타'를 찾던 수안의 눈에 자신이 근무하는 향수회사 '헤라'에 신우는 '산타'였다.  그녀가 어린시절 맡았던 향기. 죽음의 향기가 나던 향기, '뱀주인자리'향.  그 향을 만든 신우는 '산타'여야만 했다.  자신이 '산타'라고 20년을 견뎌 온 이엘은 어떻게 해야 할까?  수안은 자신을 바라봐야만 할텐데, 어째서 형만 바라볼까?  자신의 사랑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한걸까?  엇갈린 사랑. 아니, '산타'였던 남자와 '산타'일수 밖에 없는 남자의 이야기는 죽음을 이야기할 수 조차 없는 불멸의 뱀파이어가 아닌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였다.  엄마의 태속부터 형보다 못했다고 생각하는 남자,  자신의 사랑이 동생을 향하는 것을 알고 참을 수 없었던 남자.   그리고 그들을 보고 있는 또 다른 동생들.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여도 이들이 사는 삶은 다르다.  사랑에 목메는 이들이 있고, 딸만 바라보는 아버지가 있고, 그 시절을 꿈꾸며 사는 청춘이 있었다.  어떤 삶이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자신의 딸을 위해서 위험을 형에게 넘기는 준수.  자신의 첫사랑이 자신을 향했던 것을 알아버린 이엘.  애증은 깊이를 모르게 나락으로 빠져들기 시작하고, 네 형제의 삶은 파국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표지는 동화 이야기의 하나처럼 곱고 사랑스럽지만,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주는 인간과 닮았지만 다른 몽환적인 느낌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뱀파이어와 사랑으로 파국을 이야기한다.  한 형제의 사랑을 받은 사람은 행복할 수가 없다.  그녀의 심장이 두개가 아니 듯, 사랑을 둘로 나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유민이가 그러더라.  하신우 그 자식... 운하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제 감정 누르며 사는 불쌍한 놈이라고... 정말인지 보려는 것뿐이야. '아담'의 힘 없이도 제 본능을 누를 수 있는지 없는지." (p.300)

 

  천사이기에 그녀의 피가 필요했을 뿐이었는데, 이제 그녀의 희생을 볼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분명 죽음이라는 면죄부를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차가운 심장 속으로 파고들어와 온기를 전해주는 그녀는 피를 얻기 위한 '천사'가 아닌, 신우가 지켜주고 싶은 '천사'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밀어내려 해도 밀어낼 수가 없는 사랑. 그 사랑을 용인할 수가 없는 또 다른 사랑.  그리고 사랑을 찾기 시작하고 가슴 설레기 시작하는 사랑.  혼한 동화의 해피엔딩을 신아인 작가는 간과하지 않는다. 이 작품을 새드엔딩이라고도 해피엔딩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함께 한 세월이 100년이 넘었고, 이들을 따로 떼어서 말할 수 없기 때문일것이다.  사람들은 불멸을 원하지만, 불멸함으로 죽음을 원하는 신우. 어쩌면 운명이란 자신이 가지지 못한것을 동경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들의 이야기에 아버지이기를 거부한 사람에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아버지와 내 아이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러기에 선명우에게 등돌릴 수 밖에 없었다. 내 사랑보다 내 삶보다 아이들이 우선시 되는 나는 엄마 1, 2, 3 이 아니라 내 아이의 엄마이고 부모이길 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